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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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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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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BY 흥행작가 2001-01-08

"임신입니다."

"얼마나 되었나요?"
하고 내가 묻자 산부인과 여의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

"생리 한 번 걸렀다고 하셨죠? 그렇다면 6주입니다. 낳을거죠? 2주뒤에 다시 오시구요.."

의사의 말이 끝나자 나는 조용히 꾸벅 고개를 숙이고 진찰실 문을 나섰다. 의사가 나의 뒷통수에 대고...
"아 참, 임신 축하합니다."
하고 말했다....

병원 오너가 손님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그런 말을 하도록 의사들에게 지시를 내린 것마냥 대수롭지 않고 성의없는 말투였다... IMF다 뭐다 요즘같이 먹고살기 어려운 마당에 임신이라는 호사에 뭐 별달리 반가울것도 없다는 말투였다...

윤호는 요즘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부쩍 늦었다.. 그리고 공부에 지친 그는 피곤하다며 관계를 갖는 것을 피하고 있었다... 나 역시 별다른 재미를 못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윤호의 행동이 오히려 반가웠던 터였다. 그래서 금비를 낳고나서 열심히 먹던 경구용 피임제의 복용을 등한시한게 화근이었을까?

둘째라....
착잡한 생각에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혼란스워졌다...

나에게 애시당초 둘째 계획같은 건 없었다. 하지만 둘째를 간절히 원하던 윤호에게 나는 언젠가 이런말을 해 준적이 있었다...

"돈을 좀 낫게 벌게되면..그래서 애 내복 한 벌 살 때마다 열 번도 더 망설이는 그런 불쌍한 처지를 면할 수 있을때, 그 때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자."
라고...

그런데....둘째라니...
세식구 살림살이를 빠듯하게 꾸려갈 정도의 희미한 월급을 받아오는 수련의인 남편의 처지가 생각났고...
임신의 악몽과 하나 키우기도 벅찬 육아의 괴로움도 새삼 살아났다.

하지만...

그보다 더 승우가 생각났다...

나는 이미 승우와의 관계에 선을 긋고 있다고 나 나름대로 정의하였으나 내심 내 가정을 파기하고 그를 향해 나아갈 생각을 한시도 떨친 적이 없다는 생각이 그 무서운 싹을 들이밀고 있었다.

만약..
을 위해서...

나는 이번 임신을 조속히, 그리고 깔끔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

무서운 생각
무서운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