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내가 다시 기억해 낸것은....
그로부터 아주 먼 훗날이었다...
남편과 나는 이미 결혼 일년을 넘기고 있었다...
남편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잘 하고 있었다..
그리고 결혼이라는 것은 여러면에서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안정과 풍요를 가져다 주었다...
우리에게는 벌써 딸아이가 태어났다..
보는 사람들마다 나의 쌍커풀 진 탐스런 두 눈을 쏙 빼닮은 딸아이를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해댔다...
딸아이를 보고 있으면....
나의 인생은 희망과 사랑이 넘쳐나는 진노랑빛을 띠었다...
어젯밤, 남편이 쓰고 모니터가 안 꺼진 컴퓨터는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남편은 이미 출근한 후였다..
컴퓨터의 옆에... 서둘러 어디선가 찢어낸 듯한 종이 나부랭이에 무슨 글씨가 쓰여 있었다...
이 메일 주소였다...
그리고 그 메일주소 밑에는 낯익은 이름이 쓰여있었다..
김 승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