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싫었다.
상호와 만나면 하루가 멀다고 다투기가 일쑤였다.
도대체 이런 모습이 사랑한다는 연인사이가 맞을까
너무나도 의심스러웠다.
그렇게 2년을 다투면서...
상호에게는 사랑이라기보다는 정-미운 정-이 들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다른 연인들 헤어질때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졌노라, 눈물로써 등을 돌린다고 했거늘...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2년여의 긴 시간이 너무나도 짧은 그 순간, 한 순간에
미움이라는 두 글자로...
그 긴 세월을 덮어두어야만 했다.
서로에게 더 이상 무의미한 존재.
서로의 시선, 말 한마디 조차 무의미했던 그 짧은 순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슴에 깊이 새겼던 그 수많은
다짐들....
미움이라는 이름으로, 증오라는 이름으로
가슴에 비수가 되어 눈물을 흘리게 하게...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 와서야
첫 사랑이라는 그리움으로
그 그리움을 향한 눈물을 흘리게 했다.
띠리띠리리리리~~~
"여보세요?"
"어. 여보세요. 상호씨 핸드폰 맞죠?"
"네. 그런데요? 누구세요?"
"아. 안녕하세요. 저 수정이 친구 진화라고 해요"
"네. 그런데 제 번호는 어떻게 아시고?"
"수정이가 알려줬어요. 저기 오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이따가 좀 만났으면 하는데요?"
"절요? 왜 그러시죠?"
"이따가 만나서 말씀드릴께요."
"네. 그러시죠"
"7시에 시간 괜찮으시죠?"
"네"
"그럼 터미널 앞 운보찻집에서 기다릴께요.
제가 상호씨 번호를 알고 있으니까 약속 시간 쯤되서 다시
전화 드릴께요."
"네."
띠리띠릴~~~
"여보세요"
"야. 너 니 친구한테 뭐라고 했냐?"
"무슨 말이야?"
"오늘 나 니 친구 만났다. 진화라고 했나?"
"응. 근데 왜?"
"나 정말 미치겠다. 화를 내야 되는 건지 아니면 이해해야 하는지..."
"둘이 무슨 말을 했는데?"
"네가 힘들다는 건 다 안다. 하지만 우리 둘 사이 얘기를
꼭 그렇게 사람들한테 왜 얘기하냐?"
"무슨 얘기야?!!!"
"니 친구가 다 알고 있던데 그런 일들."
"응 그래서."
"야. 힘들면 힘들다고 나 한테 얘기하지 왜 그런 걸
친구한테 얘기해서 나 한심한 놈 만들어 놓냐구"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야!"
"뭐?"
"너랑 싸울려고 전화한게 아니라 화가 나서 그랬다.
왜 그런걸 얘기해서 사람 망신 시키냐."
"모르지 그런 얘기조차 너한테 할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르지.
너 보다는 내 친구한테 더 마음이 편했는지도 모르고."
"무슨 말을 또 그렇게 서운하게 하냐. 나 지금 가뜩이나
기분도 별로 좋지 않은데"
상호는 많이 참고 있는듯 했다. 나와 마찬가지로....
진화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후회를 했다.
'이건 우리 둘의 문제였는데. 진화가 나설 필요가 없었는데..."
"진화야. 나 수정이"
"응 그래 야 상호한테 전화왔냐?"
"어. 너 뭐라고 했냐?"
"좀 언성을 높였지"
"뭐라고 했는데..."
"야 다른 말 다 필요없고. 너 상호랑 빨리 헤어져라."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