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165

[제10회]


BY 철부지 모모 2000-12-21

귀 신 바 위 10
[제10회]



 
  



사공은 급히 부엌으로 갔다 아궁이에서는 이미 뻘건 숯불이 사그러 들고 있었고 밥 솥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오르고 있었다 '누구 있어요?" 그는 마당으로 나와 뒷 곁을 돌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는 마을에는 해 지는 줄 모르고 놀이에 빠져 있는 아이들을 불러들이는 어머니들의 목소리만 멀리서 아득하게 들려왔다 누구일까? 혹시 이장님댁 아주머니께서?. 그는 갸우뚱했다 이 바쁜 시간에..... 사공은 늦도록 궁금증이 풀리지 않아 잠을 설쳤다 다음날 아침 사공은 장 길 에 나섰다 늘 아주머니들에게 부탁을 했었지만 혼자만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손수 아내의 치마를 사고 싶었다 오일장에 가느라 이고 진 아낙네들의 모습과 남정네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져려왔다 단 한번도 장길에 나서보지도 못한 아내생각에... 사공은 장바닥을 두리번 거리다가 보라색 꽃무늬 가 놓인 빛갈 고운 치마를 샀다 그는 기분이 좋아 질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 였다 좌판에 놓여 있는 예쁜 버선이며 양말. 동네 아낙네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곳에 가보면 여자들이 쓰는 알록달록 하고 자질 구래 한 물건들이 넘쳐 났다 그는 색다른 물건들이 눈에 들어 올 때마다 .. 아내 생각에 울컥 울컥 설음이 치밀어 고무신을 사들고는 발길을 돌리는데.... 대포 집 문이 드르륵 열렸다 "어이 사공 장에 왔는가? 이리와 한 잔 하게" "아닙니다 어서 드세요" "이 사람 사양 하는거 아닐세 어서 앉게"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어서 할수 없이 앉은 사공은 기분이 울적한 터라 이사람 저 사람이 주는 술을 받아 마셨다 "이봐 사공 혼자서 어찌 살겠는가 재가를 해야지"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 이 사람아 이번엔 옹근 사람 만나서 한번 제대로 살아봐야지" "암 그렇구 말구 " "사공 내가 줄을 이어 줌세" 그는 순간 벌컥 화가 치밀었다 "다 필요 없습니다 옹근이든 아니든... "참 못난 사람하고는." " 여보게 사공! 사공!"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막을 빠져 나왔다. 콜록콜록 몇일전부터 심해게 앓아온 감기 기침에 콧물까지 흐르자 사공은 가슴속에 흐르는 눈물까지 닦아내며 자신을 원망했다 이 넓은 세상에 태어나서 좁은 장바닥 구경한번 못해본 아내가 가엾어.... 그는 마지막 주막집에 들려 또 술을 마셨다 그러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멀쩡한 사람을 바보 취급한것도 그렇고..... 취한 몸으로 친구를 보내고 노를 잡은 그는 아무 말 없이 젖는 대로 따라오는 배가 참 고마웠다 아내 만큼이나 착한 나룻배가..... 사공의 마음을 진심으로 달래주는 유일한 벗 이였던것이다 "아 한 잔 했남?" "예" "많이 취했네 어서 들어가게" " 예 " "자정이 넘었어" "그리고 이젠 강 건너 올 사람도 없구만" "예 먼저 올라가세요" "어서 쉬게" 집에 간들 그누가 반겨 줄것인가 사공은 품속에 있던 아내에게 줄 선물을 꺼내들었다. "이봐 이 사람아 이렇게 예쁜치마를 사왔잖아... "이렇게 예뿐 고무신도......." 그는 치마와 고무신을 가슴에 안고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않고 밤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를 달래줄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휘영청 높이 뜬 둥근달만이 말없이 사공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뿐 눈물 콧물이 흘러 팔뚝으로 훔치는데 강 건너에서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이 손짓을 했다 그는 취기에 젖어 흥얼거리며 노를 저었다 " 네 ~ 건너 드리지요 지금 갑니다요" 그러나 강 건너에는 아무도 없었다 "내가 헛것을 보았나?" 사공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이상하다 분명히 보았는데" 사공은 되돌아오다가 강 가운데 쯤 와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 여인이 또 손을 흔드는게 아닌가 사공은 갑자기 섬뜩해졌다 안개가 자욱한 밤에는 목소리를 듣고 건너가면 아무도 없곤 해서 골탕을 먹거나 겁에 질리기도 했었고 비가 칠칠 맞게 오는 날이면 여인에 울음 소리같기도 하고 짐승소리 같기도 해서 영 기분이 으시시 했지만 이상하다 달밤에 이런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그는 눈을 비비고 다시 쳐다보았다 " 아니야 분명히 사람이야" 사공은 잔뜩 겁이 났지만 사람을 두고 갈 수가 없어 다시 배를 돌렸다 삐걱 삐걱 나룻배는 달 그림자를 이끌며 미끄러져 갔다 갈대 숲이 달빛에 젖어 일렁 일뿐 아무도 없었다 사공은 머리카락이 쭈빗 쭈빗 서는 것 같았다 언젠가 꿈속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아씨가 생각나자 귀신바위에 시선이 꼿치면서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귀신바위 10회 였습니다 마지막회에서 만나요 감사합니다 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