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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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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owl5304 2000-11-14

언제부터 였든가
내가 수민의 일상이 궁금해지기 시작 했든건...
아,아마도 그녀의 발가락을 무심코 쳐다보다가
한말 때문이었으리라.

"발가락 사이가 넓어서 무좀은 안걸리겠네요..

제리녀석의 발목치료차 몇일째 방문중이던
수민에게 재호는스스럼없는 농을 던졌다.
하얀 샌들안으로 그녀의 발가락이 움추러들었다.
그녀는 자주 맨발이었다.

"아저씨! 우리엄마 발가락만 보지말고
"제리 발목좀 빨리 낫게해주세요."
"제리랑 달리기 하고 싶단말이여요.

수민옆에 잔뜩 얼굴을 찡그리고 앉아있던
유진이 재호에게 쏘아 붙이듯 말했다.

"너,네임이 유진 박? 이라고 했던가?
"제리는 유진이닮아 씩씩해서 금방 뛸수있을것같은데?..
"이것봐라 벌써 날고 싶댄다.

재호는 제리의 귀를잡아 펄럭이는 시늉을 하며
유진을 골렸다.

"아저씨 오늘 저 두번이나 골린거 아시죠?
"나두 두번 ..각오나 단단히 하고 있으세요...

유진의 별명을 불러버린 재호는
"앗~ 하고 입을 막는 시늉을 했지만...
유진은 이미 가재미 눈이 되어 있었다.

재호는 수의사 였다.
가족모두가 시나우져 제리를 입양하던 날부터
그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수민의 아이들과의 친분이 수민에게로 옮겨지기
시작한건 그 즈음 이었다.
제리가 생후 세달이 되던날
쇼파위에서 공놀이를하다가 바닥으로 떨어진
공을 쫓아 점프하다가 그만 발목을 다쳤다.

아이들은 울고불고..
수민은 제리의 다리를 붕대로감아서
그날도 맨발로 재호의 동물클리닉을 방문했다.

"왼쪽 앞다리 인대가 늘어 났군요?..
"근데 응급처치하신솜씨를 보니 개를 많이 키우셨나봐요?..

눈가에 장난기가 가득한재호의 모습..
수민은 잠깐이지만 그런 그의모습이 제리를 많이 닮았네?..
하고는 피식~웃음을 흘렸다.

유진은 씩씩거리며 집으로 돌아와
"유성아,거기 그 수의사아저씨 되게웃긴다?.
"글쎄 제리귀를 담보처럼 잡아당기더니
"난다 날아 하고 제리를 괴롭히더라니까
"무슨 수의사아저씨가 그러냐?..

"그래. 동물을 사랑해야지
"제리야 너 그 아저씨 밉지?..

여섯살 박이인 유성이도 유진의 편을들며 중얼거렸다
그날밤 수민은
수민의 발가락에 관심을 가져준
언뜻 제리녀석의 눈을닮은
한 청년을 떠올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