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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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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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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인디언 2000-10-25

"서지영 맞니?" "응? 응......"
그리고는 아무말이 없없다. 그저 딴 곳만 보면서 내 옆에 서 있기만 했다. 난 그저 나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게 신기하고 너무 즐거워서 나도 모르게 살며시 웃고 있는데 지연이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석호랑 같이 오고 있었다.
"늦었지? 미안해. 내가 꾸물대는 바람에 좀 늦었다. 민석이도 일찍 왔구나. 근데 지영이 너 무슨 좋은 일 있니? 혼자 웃고 있던데" "응? 아니야. 그냥......"
갑자기 물어보는 지연이의 말에 얼굴이 화끈거려서 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가자. 어디 갈까?"
우리는 가까운 제과점에 가서 빵과 음료수를 먹으며 내일일을 얘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내일 9시에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하고는 헤어졌다. 그런데 지연이가 민석이와 내가 같은 방향이라는걸 알고는 민석이에게 나를 바래다 주라는 것이었다. 혹시 지연이가 알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일부러 나와 민석이를 보내는 것일까?
어쩔수 없이 민석이를 따라나서며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도 긴장이 되었는지 자꾸만 침이 꼴각꼴각 넘어가는 것이었다. 혹시 민석이가 듣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침 넘기는것조차도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민석이는 가는 동안 아무말도 없었다. 나 또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조용하게 횡단보도까지 가게 되었다. 횡단보도의 불은 금방 파란불로 바뀌었고, 우리는 계속 걷고 있었다.
"난 이쪽으로 가야해. 잘가라. 내일보자"
"응 알았어. 잘가"
민석이의 말은 정말 짧았다. 물론 나의 대답도 짧았지만!
또 다시 민석이의 넓은 어깨가 내 앞을 걸어가고 있는걸 보이지 않을때까지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