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장은 전화를 분주하게 해댔다. 무언가 진정이 잇는듯이 보였다. 기사와 나는 별장 뒷산을 둘러보기로 했다. 가을겆이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기저기 보이고 산토끼가 금새라도 나올것 같은 산에는 꿩들의 달음질이 가끔 보였다. 쇠양골 뒤로 보이는 산이 있는데 바구니 봉이라고 했다. 정적관계에 있었던 수양대군의 딸과 김종서장군의 아들이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양가의 처지가 결혼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으므로 야반도주하여 바구니봉에 살았다는 전설이 있고 그 전설을 뒷받침 해주듯 그 산 정상 부근에 천연 동굴이 있는데 약 70여평정도 되는 동굴로 천영작이지만 사람이 기거하기에 적합한 장소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6.25사변 피난을 했다는 사람도 있고 가끔 동네의 불륜장으로 아랫집 아저씨와 윗집 유부녀의 유희장으로 이용된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사장님, 저 산에 동굴이 있다는데..?"
"네, 가봤어요. 옛날에 어떤분하고요"
"정말, 전설대로이던가요?"
"네,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엔 시월하고 우물도 있었거든요"
"세상 잃어버리고 거기서 살았으면 좋겠네요"
"집에가서 물어 보세요 사모님한테.."
"아이고 그사람 하고라면 관두겠습니다"
"왜요? 그럼 누구 숨겨논.."
"만들어야지요"
속리산의 구름은 싱그럽다. 쇠양골의 바람은 청정하다.
다만, 사람들만 신선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한바퀴 돌아서 내려오는데 아랫쪽에서 박사장네 기사가 급히 올라 오는 모습이 보인다. 손을 흔드는 모습이 빨리 오라는 제스처다. 왔구나 회장이 온거여....
나는 옷 매무새를 무의식중에 고치며 나의 팔을 움추려 본다.
팔에 자꾸 신경이 간다. 정말 잘 돼야 할텐데... 무슨 수모를 당해도 괜찮아. 내가 우리 회사 종업원들의 먹이가 돼 주는거야
정말 좋은차가 한대 보였다. 회장의 차리라.
별장으로 되들어 오자 박사장이 나온다. 머리를 박박깍은 경호원이 버티고 섰고 그 사이로 나를 안내해 들어간다.
"회장님, 그 분이십니다."
의자에 앉은 사람, 불혹의 나이로 보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앉으세요"
상당히 점잖아 보이고 인격이 고품격인 인상을 주었다. 이외로 난 움추려 들었다.
"무언가 해결하려면 흥정이 되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