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이 미국에서 이름을 날리며 무더기로 돈을 번다는 보도가 온통 맷질을 한다. 모 선수의 아버지가 주먹이었다나 그리고 자기딸을 위해서 골프를 가르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고 피나는 노력 끝에 오늘의 골프여왕이 되었다는 기사 기사들....
나는 골프를 치고 싶다. 돌아가신 아버지 초상을 본다. 나를 내려다 보시는 아버지의 사진시선이 내 팔에 머문다.
"미안해,네 팔을 지켜주지 못해서..."
옷을 입는다. 서산댁이 나를 도와 준다.
"오늘은 어디 가세요?"
"응, 속리산요"
"거긴 왜요?"
"응, 볼일이 있어서요.."
"오늘 오시는 거죠?"
"네, 될 수 있으면 그렇게 할께요"
청주에서 속리산 까지는 50키로 정도 된다. 말티고개의 꼬부랑길을 넘기전에 조그만 저수지인지 호수가 하나 있다. 예전에 아버지와 함께 가던길이다. 나는 늘 이 호수 근처에서 쉬었다 가곤 했는데 그 아래 왕궁가든이라는 음식점에서 음식을 사 주시던 아버지의 근엄하면서 사랑스러워 못견디겠다는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쉬었다 가실까요?"
"네"
박기사님도 눈에 익은 호수가를 쳐다본다. 잔잔한 호수. 잉어가 짚단만한 것들이 노니는 호수. 호수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여유로와 진다. 초등학생 둘이 손을 잡고 탈래거리고 걸어온다. 그리고 우리를 보고는 의아한 눈으로 바라본다가 이내 사라져 가는데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명호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