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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북적이 미~쳐


BY self 2000-09-20


북적이 일기장



원래 일기장이란 비밀스러운것이고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않는 법이나 내가 보니 북적북적 시장통에 채소 아줌마도 글을 쓰는데,나 북적이도 21세기 개방시대에 한발 끼어들기 위해 몸소 내 일기장을 공개 하기로 했다.
그러니 보고 싶은 사람은 아무나 봐도 된다.
먼저 내 소개 부터 하자
나는 북적북적시장통에 식육점 하는 딸이다
결혼해서 2살난 아들 새끼 하나있고 지금 임신8개월이라 뱃속에 대기한 새끼 하나 있다.
내이름은 북적이 인데 ..
어릴때 부터 우리 엄마가 파마를 시켜,시장통에 장사하는 여자들이
"북적이..라고 불러 내이름이 북적이가 되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식육점 딸래미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나도 하도 들어본 북적이 이름에 친근감이 들어 내이름이
어떤때는 북적이인줄 착각할때도 있다.


***
2000년 9월 19일 북적이 일기--


밤 12시..

"이 웬수는 아적도 안 오고 뭐하지?...."

빽빽이와 한숨 자고 일어나도 빽빽이 아부지는 아직 오지 않았다
빽빽이는 두살난 내 아들놈인데,어찌 그리도 빽빽거리며 울어 샀던지 동네 예팬네 들이 붙인 이름이다.
마음을 달랜다고 냉장고에 든 물한컵 벌컥거리며 마시고 있는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빽빽이 아부지구나 생각해 수화기를 들고 아무말을 하지 않았다.
그 행동은 내가 지금 무지 화가 났다는 증거다.

"거기 **씨 집이죠?"

순간 놀랜 가슴 쓸어안고

"누...누구세요?"

"여기 김해 경찰서 입니다."

"예?..무슨 사고..."

"남편께서 여기 계시는데요, 데려 가십시요"

순경이 하는 말소리도 다 듣기 전에, 벌떡거리는 가슴 진정시키려 애쓰며 지갑챙기고,
일어나지 않으려고 징징짜는 새끼 들쳐없고 달려 나갔다.

겨우 하나 지나가는 택시 잡아타니,
그 운전사 아저씨 나를 아래위로 한번 ?어보며

"그곳까지 4만원 입니다."

북적거리는 파마 머리에 앞산만큼 튀어나온 배와 등뒤에 달라붙은 애를 보며 혹시 집나온 여자 아닌가 싶어 내 손을 봤다.
짐가방 있는지 살피는지...

"아자씨, 돈이 문제가 아니구마..김해 경찰서 가요 빨리.."

경찰서 내려 쌕쌕거리며 들어가니
경찰서 순경이 내 불룩나온 배 한번 보고 등에 엎힌 빽빽이를 한번 봤다.

"저..우리 애기 아빠는요?"

"술이 취해 길거리에 있는걸 데려왔는데..
조금전에 어디론가 가버렸어요.."

"아주머니 집에 가 계세요.."

"집으로 갔나봐요.."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서
택시 아저씨와 흥정해 3만원 으로 낙찰을 보았다
사람이 갈때 마음, 올때 마음 틀린다더니.. 경찰서 올땐 얼마라도 줄테니 제발 빨리만 달려다오..생각했는데..

집으로 돌아와 들쳐 업은 빽빽이 내려놓자 마자,
경찰서에서 또 전화가 왔다

"아저씨 찾아 가세요"

"이 넘의 남자,임신 8개월 마누라 하고 2살난 새끼 두고 어디 이시간 까지 술을 마셔..."

내가 당장 가서 오늘 이웬수 죽여 버리고 나죽자 생각하며
뒤뚱거리며 또 나갔다.

언젠가 친정 엄마왈..

"야야..얼굴 뺀드리한 남자 여자 속 썩인다"

그땐
"속 썩을때 썩더라도 잘생긴게 좋으니께..."

엄마말이 생각나
(내가 미쳤제..그때...남자는 지지리 폭탄이라도 성실하고 맘 좋은게 제일이지...)

그 와중에 아까 탄 가격이 있으니 택시비 3만원에 흥정해서...

그런데 이게 우얀일?
세상에 내 신랑은 없고 얼굴이 떡판이 되어 피투성이 얼굴을 한 남자가 나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는게 아닌가?

"빽빽이 아부지 이게 우예덴 일인교..."

"아줌마..아까 가고난후 길거리에서 아저씨가 이렇게 되어 누워 있어서 데리고 왔습니다."

두번째 올때는 당장가서 죽여버릴거라고 씩씩거리며 달려왔는데
그 잘생긴 얼굴 떡이 되어 있는걸 보니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그 넘의 정이 무엇인지...
사람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병원도 안 데리고 가는 경찰이 미웠다.

"보이소..빽빽이 아부지 빨리 병원부터 갑시다"

"나 병원 안간다.."

"왜.."

"병원가면 돈 들잖아"

내가 아무래도 미치지~
왔다갔다 택시비만 해도 의료보험 한달 병원 누워있어도 되겠다.
순경과 내가 아무리 가자고 해도
그넘의 똥고집하며...
약국에 서 약을 사다 발라줬다
등뒤에서 두 순경왈...

"쯧쯧 젊은 여자가 안됐다...평생 골병이다.."

내가 죽인다 살린다 욕해도 남이 하는건 못보는법..
휙 돌아보니 경찰들은 말을 멈추고 울리지도 안는 전화기를 들었다.

내일 북적북적시장통에 있는 우리 친정집 식육점에 들러
소 꼬랑지라도 가져와 먹여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부부가 뭔지~`
아이고 나 북적이 미~`쳐

오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