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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상(?)을 논하는가?


BY 호박덩굴 2000-09-21


제 2화 누가 상(?)을 논하는가?

-나-

또 밥차릴 시간이다.

안먹고 살 순 없나?

밥먹고 돌아서면 또 밥상을 차려야 한다.

설거지한 손... 마르기도 전에...

배는 왜 이리 자주 고픈거야?

뱃 속에 거렁뱅이가 열은 들어앉은 것 같다.

아~~~울 엄마가 차려주는 밥 먹던 시절이 그립다...

엄마아~~~

시장이나 수퍼에 가도 살 것이 없다.

채소값이 금값이다.

농부들이 울상이다. 태풍이 다 쓸어갔다고...

상인들도 울상이다. 갖다놓아도 비싸서 안산다고...

결국 찬거리 사러 가서는 또 빈 손으로 온다.

저녁 반찬은 냉장고에 있는 재고 처리!

어제 술마신 인간 때문에 시어터진 김치로 김칫국 끓였다.

니가 이뻐서 술국 끓여주는줄 알지? 힝~

낼이면 이 손에 떨어질 봉투! 봉투!

저녁반찬은 참치김치찌개, 물김치, 총각김치, 깻잎김치!

오늘따라 이 인간 조기퇴근이다.

저녁 징크스가 있다.

밥상차려놓고 기다리면 연락도 없이 늦고,

늦겠거니 하고 무심하게 손놓고 있으면 벌컥 들어오고...

또 모처럼 시간, 노력 투자하여 -전-부친 날은 늦다.

찌짐 징크스!

김치전 지지려다 참았다. 입에 군침도는거...

아마 그 액체가 찌개에 흘렀을지도...

2시간이나 허둥지둥 차린 밥상...

남편이란 인간! 휙~ 보더니,

떫은 감 씹은 얼굴이다.

구겨진 얼굴 자꾸 구기지말어.

그렇잖아도 '번데기'여~

아님...왕창 벌어주던가.

그럼 상다리가 뿌사지도록 차려줄테니...

이런 상 차리는 나는 뭐..... 기분좋은 줄 알어?

찌개에 숟가락 한 번 가곤 끝.

맛없다는 거다.

찌개 국물이 말라 비틀어질 때 까지 상에 올릴테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잣!

두 세 숟갈 퍼는가 싶더니 수저를 놓는다.

물김치만 들이키곤...

배고프면 지만 손해지.

배고파봐! 반찬타령하나?

배불러서 저러지...

남은 반찬은 또 내 차지군!

흐~매~ 아까운거...

암거나 잘 먹으면 어때?

맛있는 거...누가 못먹냐?

맛없는거 잘 먹는게 진짜 잘 먹는거지.

애비가 그렇게 먹으니 아쉐이도 고대로 보고 배우지.

남잔 군대를 갔다와야 한다니께...

암거나 주는대로 먹게...

시엄마 음식솜씨 좋은 것...

전혀 도움이 안돼!

남편 입만 잔뜩 돋워갖고...

그럼...

우리의 2세는 아무 음식이나 잘 먹겠네?




-남편-

아~~~ 배고파!

생존 전쟁에서 처자식 먹여 살린다고 방울 소리나게 뛰었더니,

등가죽과 뱃가죽이 붙었다. 철썩~

마눌은 퇴근을 해도 밥 줄 생각도 않는다.

미리 상차려서 기다리면 어디가 덧나?

내가 오면 그때부터 시작이다.

최소한 2시간 후에 차려오겠군.

2시간이면 먹은 것 소화되어 화장실 변기에 부조할 시간이다.

건 그렇고...뭘로 시끄러운 창자를 달래지?

윽~~~속 쓰려!

어젯밤 맥주한잔에 소주한잔 휘휘~ 돌린 회오리주를 쏟아 부었

더니...

냉장고를 열어도 먹을 거라곤, 눈깔사탕 하나 없다.

이 여편 딴주머니 차는거 아녀?

텔레비나 봐야겄다.

먹는 광고 뿐이다. **치킨, ***버거...

그것 보고 있자니 속이 더 쓰리다!

배를 움키며 한숨자고 나니 깨운다.

2시간 동안이나 주방에서 떨그럭거리더니 차린 밥상?

흐이그~~~~~~

이것도 밥상이냐?

울 엄마가 퇴근시간 맞춰 차려놓고 기다리던 밥상이 눈앞에서

왔다갔다한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뚝배기, 손수 밀어 끓인 콩국수, 호박전,

해물파전...

흐읍......군침돈닷!

김칫국, 김치찌개, 김치전, 물김치, 총각김치, 깻잎김치...

김치 못 먹어서 죽은 귀신있나?

눈씻고 봐도 다른 건 없고, 김치로 도배를 했다.

할 줄 아는게 이것 밖에 없나?

장모님! 우리 장모님!

딸 시집보내기 전에 음식하는 거 좀 가르쳐서 시집 보내시지...

절 골로 보내려 하심까요?

일케 사소한 거꺼정 염장지르는 마눌을 어캐 델고 살라하심까요?

떨떠름한 표정짓다가 혹시나 싶어 찌개를 한 술 떴더니...

이게 찌개냐? 소태지...

간도 그렇게 못 마추냐?

배에서는 꼬르륵...쪼르륵...합창을 하지만,

밥맛도, 입맛도 없다.

두세 숟가락 끼적거리다가 수저를 놓았다.

마눌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놀라긴...

이것먹고 힘쓰란 말이여?

이래서 내 별명이 '번데기'! 달리 번데기냐?

집에 와서, 먹는 음식까지도 신경을 써야는겨?

속이 타서 물김치만 들이켰다.

물배라도 채우려고...

마눌은 지가 한 음식이라 맛있는지 '쩝쩝~짭짭~' 아구아구 먹는다.

팔이 안보인다.

저 볼 좀 봐라. 터질라...

먹는 만큼 일을 해라, 일을...

식당가서 점심 사먹으면 비싸기는 디따 비싸고,

양은 새모이만 하지...

회사에선 명퇴니, 인원감축이니 해서 툭하면

서슬퍼렇게 해갖고 갈구지.

나...참...

아니꼽고, 치사하고, 더럽어서

큰소리 한번 꽝~치고, 사표 휙~ 떤지고, 문을 박차고 나오면?

저 물통같은 마눌과 퇴끼같은 자식들은?

남의 마눌은 나가서 잘도 벌어오더만,

물통마눌은 나갈 생각도 않는다.

누가 집을 떠이고 가냐?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애 교육을 위해서 자기는 나가서 벌고 싶어도 참는대나?

흐이그~~~ 앓느니 죽지.

맞벌이 여자랑 결혼 안한게 후회 막급이다.

옆에 결혼할 총각있음.....

음식솜씨 없는 여자!

전업 솥뚜껑 운전사!

도시락 싸들고 다님서 말린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