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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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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 공순이


BY 호박덩굴 2000-08-28


사실 제목을 [뻥튀기 공순이]라고 했지만, 우리끼리 있을 땐, 여

자는 '뻥수니'남자는 '뻥도리'라고 부르져. 뻥~을 잘쳐서 뻥수

니, 뻥도리라고 부르는 것은...

절대절대!!! 결코!!! 아님다.

우리가 하는 일이 뻥~~~하고 튀기는 일과 관계가 있기 때문인 것을,

(-.-+ 뻥='거짓말'은 김태연이 전공이자녀? )



제 3화 뻥튀기 공순이=뻥수니


주유소에서 짤리고(?) 또 몇 주를 빈둥빈둥, 이리저리 뒹굴뒹굴...

앞뒤,양옆 방바닥 X-ray찍다가, 오락실가서 겜 좀하고, DDR로 왕

따살, 은따살(?) 좀 빼고, 심심해지면 pc방 가서 쭉쭉빵빵이라

고 뻥(?)쳐서 쳇팅으로 백조의 남는 시간들을 죽이다가,

모처럼 노래를 한 곡 부를까 하여 오락실을 찾았져. 노래를 하는

데 왜 노래방을 가지 않고 오락실을 가느냐구여?

노래방가면 비싸잖아여? 글구, 혼자서 무신 노래방을 가여?

오락실에 가면 공중전화 부스 같은 곳에 들어가 노래 한 곡 부르

는데 단돈 200원!

1000원이면 5곡임다. 물런 써비쓰...이렁거는 없지만....난 써비

쓰...이렁 거...좋던디...쩝...-.-


[잼나 오락실]

오락실 문을 끼이익~ 열고 들어가는 순간!

'으잉? DDR을 열쒸미 밟고 있는 쟈가? 누군겨? '

눈을 비비고 다시 봤슴다. (사실은 세수도 안하고 나왔길래 눈꼽

떼느라...-.-+)

'아아니? 쟈가 왜 이 시간에 여기서?'

중학교 때 같은 학교, 같은 반을 3년간 계속했던 울 동네 칭

구, '범새이'가 아님까?

별명이 '날라리'였던 나는 늘 뒷자리서 저린 팔 뚜드려가며, 좌

우측 정면으로 얼굴 도장 찍을 때,

앞자리에 앉아서 조용 + 얌전 + 열쒸미 수업들어 샘들에게 칭찬

만 듣던?

학교 다닐 땐 무지 어울리지 않는 취향이라 서로 '닭 개 쳐다보

듯' 지냈지만, 오랫만에 만나니 얼마나 반갑든지...

"니...범새이 아이가? 범새이 맞재?"

"으응?...근데...니는? 날라리 아이가?"

땀이 송골송골 맺힌 범생이도 한 눈에 날 알아보는 듯 했슴다.

"근데, 이시간에 와 여기 있노?"

"으응...사실...나 야간고등 다녀"

아버지가 실직하는 바람에 성적이 우수한데도 일반 고등학교을

포기하고, 실업계 야간을 갔다는 검다. 낮에는 알바하고...

'흐~~~매~~~ 무선 뇬!' -.-+

둘은 자판기 커피 한잔 들고, 범새이가 어디서 무슨 알바를 하는

지와 내가 요즘 백조 신세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그 범새이의 알

바를 같이 하기로 했슴다.

***

담날, 약속한 시간과 장소에서 범새이를 만나 간 곳은...바로...

[한과공장]이었슴다. 가래떡과 강정과 유과 약과 종류들을 대량

으로 맹글어서 백화점이나 도매시장으로 납품한다더군여.

설날과 추석이 다가오면 무지 바빠서 일손이 달리구여.

여름에는 미숫가루...등등등...

설날을 한 달 앞둔 때가 때인지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더라구여.

(눈 안뜨고 어캐 일하냐? -.-+)

여기서 뻥~~~ 저기서 뻥~~~

빙빙 돌면서 쌀을 튀겨내는 기계에선 나으 속살처럼(?) 뽀오얀

쌀알이 엄청시리 튀겨져서는 그 큰 주둥이에서 우르르~ 쏟아내더

군여.

앞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짙은 안개같은 김을 무럭무럭 쏟아

내면서...

춘 겨울이지만 공장 안은 후끈했슴다.

얼마 있지도 않았는데, 땀이 주르르~흐름다.

'으~~~~ 이...넘치는 육수! -.-;;;'

전 처음이고, 첫날이라 여기저기서 부르면 가서 일하고, 잔심부

름만 했져.

튀겨진 쌀자루를 여기서 저기로, 물엿나르기, 다 된 강정 창고

에 쌓기...

나중에 집에 와서 자려고 누우니, 온 몸이 쑤심다.

어깨, 팔, 다리, 허리, 뼈마디(?)가 쑤시지 않은 곳이 없슴다.

(그 나이에 무신 뼈마디꺼정? 심하다!... 워뗘...그만큼 파김치

가 되었단 야그징~ -.-+)

배달 자루도 많이 들고, 여기저기 부르는 곳 마다 가서 일하다

보니, 해놓은 일은 버젓하게 없어도 우찌그리 힘듬까? T_T 어무이~

일주일 정도 일하다간 관둘까 했슴다.

그런 갈등 때리던 어느 날!

지친 몸 흐느적흐느적 질질 끌며 칼퇴근을 서두르고 있었는데,

숯댕이 눈썹에 백옥같이 뽀얀 피부, 어깨 떡~ 벌어지고 다부진

체격에 눈이 부리부리 장동건 닮은 업빠야와 문에서 마주쳤슴다.

우린 서로 어색한 인사를 나눴는데, 그 업빠야가 씨익~ 웃는 검다.

'이잉? 저 웃음의 의미는?'

"일...할 만 해요? 힘들지 않아요?"

설에서 대학 공불했단 어빠는 설 말씨를 썼슴다.

'오~~~매~~~ 목소리 쥑이고... ^^;'

"아...예...쪼끔...^^;"

"집이 어디예요? 배달나가야 하는데, 방향이 같으면 같이 가져."

"아?... 예? .....감사함다"

'호옷! 이런 일이? 좋구로... *^^*'

그 업빠는 사장의 아들이었는데, 군대가려고 휴학을 한 상태이

며, 일손이 달려 아버지를 도와 주문받은 물건을 배달한다는 거

예여.

무뚝뚝하게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을 느

낄 수 있었고, 내가 이 곳에서 일하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듯 했져.

'역쉬 쭉쭉빵빵 퀸카는 어딜 가도 척~ 알아준다니께...*^^*'

차를 타고 가는 30분동안 이것저것 우린 대화를 나누었고,

여러차례 이 일이 있은 후,

난 그 업빠에게 호감 이상의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슴다.

늘 자명종이 고막을 찢을 듯이 울어대야 겨우겨우 눈을 반쯤뜨

곤 달팽이 기듯이 기어나와 자명종을 잠재우던 저 아님까? -.-+

근데...

새벽(6시)같이 일어나서 샤워를 한다, 머릴 감는다, 드라이를 한

다, 화장을 거의 작품 수준꺼정 업그레이드 시킨다, 옷을 이것저

것 코디해서 리허설꺼정 마치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완벽하게

코디한 담에 출근시간보다 일찍 출근을 했져.

(음...윤종신의 [환생]이 생각나는군...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온 세상이 달라 보여요~♬

-.-;;; 가사 맞나?)

그 전에 다른 알바는 어땠냐? 늘 지각이져. 뭘...물어보시남? *^^*

식사, 퇴근시간은... 칼! ++++-.-+++++'

돈.키.호.테.=돈많고, 키크고, 호남형이고, 테크닉(?)좋은 킹카

를 만나려고 손에 쥐나도록 기다리던 나의 이상형이 잠시(?)바꿨

져. (너무 기다려 기린목에 왕방울 눈! -.-;;)

힘든 하루 일과를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그 어빠야를 볼 수 있다

는 희망! ^^; 으자자자자!!!

(요번엔 좀 오래 견디려나? -.-+)

자주 어빠와 같이 퇴근을 했고, 시간이 쌓일수록 우리의 우정이

사랑으로...

사랑이 먼지처럼 쌓이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면서... 핑크

빛 드림을 꿈꿨져! *^^*

'난...여기서 계속 일하다가 어빠야와의 사랑을 완성하는 고

야! 신귀공녀? 힛~ *^^*

음...어빠야는 아이보리색 턱시도입고, 난...음...핑크빛에 깔끔

한 디자인의 웨딩드레스가 잘 어울릴꼬야~ 아아~~~ 생각만 해도

넘넘 행복해! *^^*

사랑이 이런 건가바! 웨딩씨즌은 언제가 좋을까? 음...겨울은 드

레스입기 넘 춥구...여름은 넘 덥구...

글치! 봄이나 가을이 좋겠는데...봄은 황사땜에 실터라. 꽃피고

새 우는 건 좋아도...

그래! 가을이 좋겠다. 아아~~~ 내년 가을에...난...어빠야랑...

같이...한 이불 속에서...아잉~ 몰러몰러~~~

생각만 해도 넘 부끄러...*^^*

음...또...신혼여행은 어디로? 제주도? 아니아니...넘 흔해! 동

남아? 에잉~ 넘 더워!

그럼...음...그래! 괌,사이판이 좋겠다. 야~~~ 생각만 해도 넘

머쮜당~ *^^*'

*****

그 핑크빛 드림이 찌지직~ 찢어지고,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갈라지는 소리를 들어야 했는데...

나의 첫사랑 뻥차어빠!

(그 어빠가 강정이나 유과를 싣고 배달을 했으므로 글케 놀렸져.^^)

설날이 다가오자 자정까지 밤늦게 배달을 하다가...글쎄...

교통사고가...

그 날따라 장대비가 쏟아져서 지척을 분간할 수 없었다는...

그...그...어빠야가...흐흐흐흑.....

흐흐흐흐흑...어빠! 흐흐흐흑..... 나...나...이제...우짜노?

이...이...춘 날에...울 어빠 추워서 우야지?

하느님, 부처님, 예수님, 성모마리아님, 알라신, 힌두신...이 세

상에 존재하는 모든 신이시여!

여지껏 신을 찾은 적...저...함도 없음다. 그러나...지금은...

어빠를 살릴 수만 있다면...내가 대신...

아니...어빠에게 갈수만 있다면...

왜...왜? 울...어빠를 글케나 빨리 데려가신 검니꺼?

으흐흐흐흑.....

나는 우짜라꼬...크흐흐흐흑...

캑캑~ 콜록~~~콜록~~~훌쩍~~~패앵~~~



한과 공장에서 약 한달을 일한 댓가를 받곤 도저히, 더 이상, 결코...

그 곳에 갈 수가 없었슴다.

매일같이 범새이와 공장 아줌마들이 전화통에 불이 나도록 울 집

에 전활 해 댔지만,

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와서 숯댕이 움찔움찔하며

빙긋이 웃을 것만 같은 업빠야 때문에...T_T 업빠~~~

*******************

어쩔 수 없이 또 백조가 되었네여! T_T

저...이제 우짜지여? T_T



제 4화 가위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