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 부 너를 위해서..
집에까지 데려다 준 우석씨에게 짧은 인사를 하곤 집으로 들어왔다.
어디서 부터 정리를 해야 할지..
나의 맘 깊은 곳에서 작은 회오리가 일고 있다.
나를 삼킬듯이 다가오는데..
민이에게 연락할 용기가 나지도 않는다..이젠,,
휴,, 우석씨를 보기도 이제 난감하다.
이게 선택이라는 것일까..
민이와 우석씨..
내가 사랑하는사람과 나를 사랑하는사람,,
어딘가에 잣대가 있다면 견주고 싶다..
아니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속물 같이 느껴져,,역겹다.
그날밤..
난 무척이나 두려웠고,,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내게 힘이 되주던 우석씨에게 늘 그랬던것 처럼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의 품에서 다 잊고 싶었다.
민이와의 힘겨움도,,나의 두려움도,,
슬비는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늘 내게 적당한 거리를 두면 지냈다.
그 거리감이 난 그녀가 날 받아들일 준비이길 바랬다.
조금은 멀리서 날 바라보길 원했다.
하지만 그 시간은 나에게 길게만 느껴지고,,
난 점점 두려워지기도 했다.
슬비는 이사를 했다.
그녀가 굳이 오지말라고 했지만..
난 가서 그녀의 곁을 지켰다.
언제까지 내가 서 있을수 있는 자리인지는 몰라도,,
그때까지는 지키고 싶었다.
"우석씨..이제 됐어요,,뭐,거의 끝났잔아요..이제 쉬세요,,"
"음..하긴 그러네,,그럼 좀 쉬지.."
그녀가 커피를 준비하는 동안..
난 야릇한 상상에 빠져 들고 있었다.
"우석씨..뭐해요? 왜 웃고 그래요?"
"응? 아냐..별거.."
"슬비..나 언제까지나 기다릴수 있어. 네가 온다는 약속이 없어도,,"
"우석씨..그런말 하지마요, 전,,"
"제주에서의 하루밤에 우리가 어떻게 되리라는 상상을 한건 아냐..
다만 내 맘을,,아니..너의 맘을 알고 싶을뿐이야.."
우석씨는 나의 침묵이 무거웠는 듯이 간다고 했다.
그는 배웅하는 나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곤 이렇게 말했다.
늘 너의 배웅을 받고 나가고 네가 기다리는곳으로 돌아오고 싶다..라고,,
그가 남긴 말은 그가 떠난 한참후까지 내 머리를 맴돌고 있었다.
민이에겐 연락도 없고,,
집으로 해도 전화는 결번이라고만 나온다.
그를 기다리는것이 또..시작인가?
나의 기다림 만큼 우석씨의 기다림도 힘겨우리라..
"에구,,민이 이제 보는구나,,미국있을 동안 너한테 못가서 미안하구나.."
"아녀요,,큰아버지..저야 뭐,,이젠 괜찬아요.."
"그래..우리 호텔 공사도 이제 잘 끝냈고,,너한테 고맙다.
그 슬비라는 아가씨가 일은 잘하더구나.."
"슬비요? 누구인지.."
"어허,,네가 소개해준 아가씨말이야..그 아가씨 다니는 회사에 이번 공사..
이런,,아직 기억이 없는게구나,,"
슬비..슬비...
가슴에서 작은 셀레임이 느껴진다.
뭔가 늘 기다렸던 느낌..
아직은 안개에 쌓인 내 기억의 파편은 날 어디론가 이끌었다.
"우석씨..이제 끝이네요.휴,,그동안 이리저리 힘들었죠?"
"아냐..슬비가 더 바빴지..수고 많았어,,"
"치..나한테 너무 잘하지 마요,나 버릇없어 져요,,"
"에구 그럼 안돼지..평생 내가 고생하는데..하하하.."
"예에,,저희 씨엔 컨설팅임니다,사장님이랑 약속이 됐죠?"
비서가 안내로 들어선 사장실에서 난,,
낯익은 향기를 느꼈다.
이건..
"여어,,슬비씨..왔네..좀 일찍 왔음 좋았을껄,,"
"네에..무슨 말씀이신지,,약속 시간에 늦었나요? 저희가..?"
얼버무리는 사장님과의 짧은 애기 중에도 난 그향기에 신경이 쓰였다.
이건,,민이 향기같은데..
휴,,아직 민이를 잊지 못했네,,
이젠 우석씨를 바라봐야 하잔아..이젠,,
그의 기다림이 길었지만 ,,그는 늘 내곁을 지켜주고 있었다.
한마디 투정도 없이..
가끔 내손을 보는게 다였던 그를..이젠 받아들여야 한다.
내 기억의 파편을 따라 온곳은 작은 가로등이 비치는 주택가였다.
여기가 어디지..
왜 여기 까지 기억만 나는걸까..
1년이다,,,그 정도면 이제 날 찾을수도 있을쭐 알았다.
대부분의 기억이 돌아왔지만,,
누구도 나에게 얘기 해줄수없는..
뭔가를 잃은 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있을텐데..
그걸 찾기 위해 이자리에까지 왔다.
---------------------kiss me (16)의 마지막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