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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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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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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BY 이슬비 2000-08-31


제 7 부 흔들리는 시간..

사랑은 마법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주문을 외우면 이루어 지는..

내가 민이를 사랑한다고,,믿으며..그가 날 사랑하기를 바랬다.

그의 사랑이 작더라도,,난 힘들어 하지 않겠다고,,

난 그렇게 바랬다.

하지만..지금 그의 작은 사랑에 마음이 아프다..


슬비는 뭔가에 생각이 빠진 모양이다.

그녀를 알면 알수록 그녀의 깊이를 모르겠다.

그녀를 언제나 바라볼수 만 있어도 좋다는 생각뿐인,,

내가 한심할뿐이지...

"좀 어때? 오늘 오후 스케쥴의 무리는없겠어?"

"그럼요,,가능하죠,,이제 괜찬아요.."


오후의 리셉션은 우석씨의 진면목을 보이는 장소였다.

그의 탁월한 명확성과 화려한 언변이 회사의 아니..그의..

신임으로 성공적으로 끝냈다.

우석씨가 일하는 모습은 평소와는 다르다.

늘 부드러운 남자가 저렇게 자리가 주어지면 달라지는데..

가끔 놀래기도 한다.


일을 한다고 온 제주지만..

제대로 둘러볼 여유가 없이 오늘이 마지막 밤이다.

하긴,,민이 걱정에 별 흥미도 없었다.

가끔 우석씨랑 차를 마신것을 제외하곤,,

인테리어팀의 합류로 오늘은 왠지 분잡한것 같다..

그래도,,이 공사가 잘 끝나면..

축하 파티를 하자고 난리인 인테리어팀에 의해 온 자리..

다들 신이 났다..흥겨워 한다..

민이 땜에 속도 상하고,,머리가 복잡하고,,

"슬비..술 그만하지.."

"우석씨..나요,,술 쎄잔아요..후후"

"자 나가서 춤이나 춰요..뭐해요..우리의 영웅들.."

"그럴까요..우석씨..나가죠,,후후"

음악에 몸을 맡긴다..

리듬이 내 심장과 같이 울리면서,,난 빠져 든다..

그녀의 춤은..뭔가를 얘기하는듯 하다..

뭘까..?

사람들의 성화에 우린 블루스를 추고 있다..

"슬비..나 .."

"왜요..우석씨..나 좀 어지럽네요,,좀 기댈께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내게 기댔다.

그녀의 향기가 날 감싼다.

그녀는 작은 어깨가 들썩인다..

우는..건가?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그냥 그녀가 울게끔 내버려 두고 싶다.

그녀가 하는 사랑이 힘든 만큼..

내 사랑도 힘들다는걸 알아 주길 바라면서,,

"우석씨..고마워요,,"

슬비가 내게 속삭인다..낮은 흐느낌으로,,,

남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슬비를 방으로 데려다 주었다.

슬비가 혼자 있고 싶어 하리라는 내 생각에..

하지만,,솔직히 그녀와 둘이 있고 싶었다.

그녀의 슬픔을 감싸주고 싶고,,

그녀를 가까이 느끼고 싶기에..

"슬비..울고 싶음 울어..내가 옆에 있어 줄께.."


천년을 하루같이 기다린 사람 처럼..

그는 늘 그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난 그의 어깨를 빌린다.


슬비는 울고 있다..

가슴속 깊은 그곳에서의 아픔이 나에게로 전해 온다.

얼굴에 흐르는 눈물이 보석 처럼 빛나는 그녀..

어린애들의 잠투정처럼 그녀는 울다가 잠이 들었다..

침대에 그녀를 눕혔다.

그리곤 살며시 그녀의 눈에 키스했다.

"좋은 꿈꿔,,슬비..내가 있잔아..힘들면 나한테 기대..

나 이제 너 없인 안돼겠어..널 포기 못하겠어,,널 사랑해.."


먼 안개끝에서 날 부른다..

누구세요..? 누구세요..?

--가,,돌아가..

--누구세요..? 얼굴을 보여 주세요,,여긴 어디죠?

--네 기억의 끝이지..난 너야..날 보고 싶어?

악~~

"슬비..왜그래? 정신 차려.."

"내모습 이라던 얼굴에 눈이 없었어..눈이.."

슬비를 흔들었다..그녀가 멍하니 날 바라보았다..

"우..우석씨..나 무서웠어요,,흑흑.."

이렇게 여린 여자를..날개를 다쳐 날지 못하는 새마냥 늘 내곁에 두고 싶다.

"진정해..슬비..그건 꿈이야..꿈,,"

그녀는 무척 떨고 있다..


병원에서의 하루하루가 왜 이리 길게 느껴 지는지..

아직 잘보이지도 않고,,

어둠에 들러싸여 있는 느낌이..

하지만 뭔가를 잃은게 시력은 아닌것 만 같다.

가슴이 갑자기 뻥 뚫린 느낌이다.

마리라는 아이는 그날 이후론 오지도 않는다.

아마도 내가 찾는사람은 아닌가 보다..

그렇게 그립지 않은걸 보면...

아..기억이 빨리 돌아 오면..

이 공허함을 알수 있을텐데..

낮과 밤이 뒤썩여 보이는 이 어둠에서 날 누군가가 이끌어 주면 좋을텐데..

비소리네..비가 내리나?

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