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의 동반자 ===
아침 6시 30분~
늘 잠이 부족한 듯 어디에서든 기댈곳만 있다면
잠들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엊그제 비가 온 탓인지
참 맑고 상쾌한 아침 날씨였다.
째잘째잘 어디선가 작은 새소리도 들리고,
매미 소리도 조용히 들려온다.
쌀을 씻어 아침밥만 올려놓고,
난 마당 뒷편에 있는 자전거를 끌고 나온다.
일주일에 한 두번 자전거로 산책길을 나가는
유일한 나의 운동이자 취미이다.
동네 근처 300M 이상 벗어난 적은 없지만,
붉은 색 자전거 도로 시설이 그나마 잘 되어
있는 동네인지라 산책길로 별 무리가 없었다.
늘 다니는 코스 한 바퀴 돌고 오면
25분 정도 소요된다.
식구들 아침식사 마친후,설겆이 하고
대충 치고 아이 유치원 보내 놓고 나면
시계 바늘이 어느새 10시 40분 정도를 가르킨다.
그럼 가게로 나와 난 키로 가게문을 딴다.
옆집 세탁소 아저씨의 라디오 볼륨 소리가
유달리 크게 들리지만,
요란한 소음이라 할 정도는 아니였다.
난 MP3 음악을 켜놓고,
바닥 청소를 끝내고, 현관 유리를 닦고 있을즘,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바...다..니?"
"샤넬 언니? 웬일이에요?"
"어...다..름이 아니라...
혹...시...너..전화 받은적 없니?"
"전화요? 누구한테?"
갑자기 샤넬님의 목소리가 가라 앉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왜 그러세요? 집에 무슨 일이라도?"
"내...가 아니구....
아마 오늘 안에 너 한테도 전화가....갈거야.."
"도대체 무슨 말인지원...."
"반포 경창서에서 전화가 왔었어..
어머...바다야...어쩌니...
나.....무...서워 죽겠어...."
"왜요? 경찰서에서 왜?"
울먹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의
마지막 말은.......
누드모델님이 죽었다는 거였다.
그녀를 만나 본지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죽다니.........
그동안 아팠나?
아픈 사람 같은 혈색은 아니였는데
난 별별 잡념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샤넬 언니와 대충 마무리 하고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들고 있던 분무기와 걸레도 힘없이 떨쳐 버렸다.
왜 죽었을까?
그런데, 경찰서에선 우리와의 관계를
어찌 알고 샤넬 언니한테 먼저
연락이 갔을까?
점점 어두워졌다.......기분이..
그리고, 갑자기 편두통이 몰려왔다.
정확히 샤넬 언니와의 통화 끝난
30분 후에 반포 경찰서 형사계라며
내일 오전 10시까지 출두 해달라는거다.
간단한 조사만 받기 위해서라며.....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누군가가 죽고 증인인지
관계자의 알리바이 확인 때문인지
여하튼....태어나 처음으로 조사라는걸
받아야 한다는게
갑자기 공포같은 불안한 심리가
날 흥분하게 만들고 있었다.
서랍속 두통 약을 꺼내 물과 함께
삼켜 버렸다.
그런데..........
그녀는 왜 죽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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