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 속의 진실 or 거짓 ===
2차의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 부르며 춤도 추고,
흥을 돋구며 신나게 우린 나름대로 즐기고 있었다.
"낭만의 대하여" 라는 노래로 분위기를 쫙~ 깔린
신사님의 목소리가 온 룸을 가득 메우며
노래의 마무리를 해주었다.
점수가 보이고, 꼴찌가 정해졌다.
다름아닌, 비아그라님이였다.
우린 마이크를 돌려가며 질문 공세를 시작했다.
질문에 대해 최선을 다해 답변을 하겠노라는
선서를 하고......
샤넬님의 첫 질문이였다.
"통신한지 얼마나 되었으며
그동안 사귄 여자는 몇명이죠?"
"야~ 첨부터 넘한다 이거..."
"하하...그럼 대충 넘어갈 줄 알았보네?
어림 반푼어치도 없지~~"
"하하....빨리 질문에 답이나 해..
이제부터 시작인디....."
"음.......챗한지 2년 좀 넘었구.
여자들이야 뭐...나 좋다고 따라 다닌 여자들의
숫자는 헤아릴 수 없지만...."
"그런게 어딨어!~ 확실히 몇명이냐구?"
"나참...대게 다그치네..
그럼......추억이 될만한 여자는 세 명 정도 될려나?"
"자자~~ 됐구.
그럼 다음 질문해"
"그럼 그 세 여자들과 가진 광란의 밤의 횟수는?"
하하하....
순간 룸 안엔 한바탕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걸 어케 다 기억을 해~
손가락으로 세면서 하나뭐....."
"그럼 수도 없이 했다는 말이네뭐.."
"글쎄 말이야~ 하하하..."
"솔직히 첫 벙개땐 괜찮은 미모에 여자가 나왔는데
그 여자랑은 6개월 정도 사궜지...
젤 오래간 여자이기도 하구..."
"횟수는?"
"하하하..."
"그냥..좀 넘어가지~~ 또 따지네.."
"죄인은 질문에 성의껏 답변하시오~"
"마저 마저.."
"알써...알았다구~~~~
한참..챗에 물이 올랐을 땐
일주일에 두 세번 만나서 했지뭐...
됐수?"
"그래...담 질문해~"
"그럼...여럿 여자 중에 젤 괜찮은 여자와
재수 더럽게 없다고 느낀 여자는
어떤 여자들이죠?"
"젤 괜찮은 여자는......
모텔을 들어서기 까지 내내 빼고 내숭을 떨더니..
침대에 벌렁 눕혀났더니
더 적극적인 여자였구...
젤 재수 없던 년은~~
실컨 흥분 시켜놓고....
저...혹시 에이즈 같은거 없죠?
하고 요상한 질문 하는 년 진짜 재수 없더라구..."
많은 여자를 거쳐 봤지만 여자들 마다
느낌이 다 다르다며 진솔하게 말하는
비아그라님은 어찌 보면 솔진한 우리들의
단면을 보여준건지도 모른다.
섹스~~
그것은 곧 술자리의 안줏감이였다.
남의 사생활을 조금씩 들춰 본다는건
대화 속의 매콤달콤한 양념이 될 수도 있기에....
술잔이 다시 오가고 마이크가 되돌아가는 사이
자연스럽게 이런 이야기들이 흘러 나왔다.
두 세번의 진실게임은 막을 내리고,
챗하면서 경험한 일과 주워들은
얘기들이 자연스럽게 시작되었다.
"내가 아는 동생 얘기 하나 해줄께.
분당에 사는 30대 초반의 순진한 주부였지.
매일밤 모 전자회사 연구소에 근무하는
남편을 기다리느라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컴퓨터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던거야..
그러다가 대화방에서 어떤 남자를 알게되었대.
늘 메일을 주고 받게 되고,
차츰 서로를 알쯤에...그 남자의 사는 곳을
확실히 알게 되었던거쥐...
근데...알고 봤더니...같은 아파트
앞동에 살던 남자였지.
그 동생은 607에 살았는데.
그 남자는 앞동 707호 살고 있더라는 거야."
"그래서...어떻게 되었는데?"
"첨엔 서로 많이 놀랬대.
근데....서로 가깝다 보니, 만나고 싶은
충동이 더 많이 생기더라는거쥐...
근데 첨 만난게 어딘 줄 알아?"
"글쎄....어딘데?"
"그 동생 남편이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 오거든....
근데 앞동 사는 그 남자를 지네 안방에다
초대를 한거야~~"
"정말?"
"정말루....그리고, 가끔씩 그렇게 불러 들인대.
지네 안방으로...."
"미쳤다....그러다가 남편한테 걸리면 어쩔려구.."
"근데....그렇게 해온지가
벌써 일년이 다 되어간다는게 더 놀라운 일이지.
그리고, 서로 마주보는 동에 산다고
생각해서인지 괜한 짖궂은 행동도 하곤 한대..."
"어떤?"
"언제...몇 시에...시간을 정해놓고
서로 거실 소파에서 섹스를 하자고 한다는 거야.
그리고...마친 후엔 서로에게 기분이나
느낌을 메일로 주고 받는 다는 거야.."
"완전히 미쳤군..."
"미쳤다기 보단 한마디로 대단한거지..."
의외로 남편.아내 몰래 사이버로 통해
결혼생활의 권태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그 만큼 많다는 거였다.
게시판을 봐도 그렇다.
지긋지긋한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는 심정들...
자신은 부잣집 딸로 자랐고,
현재의 남편의 부족한 점과 시댁의 흠담을
늘어 놓으며 남편과 헤어지고 싶다는
TV 드라마에 나오는 뻔한 레파토리와
흡사하게 자신을 의도적으로 돋보이게 하려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그런 여자들이 올린 게시판의 글을 읽고,
비난과 찬사의 글을 다시 올리는 사람 또한 존재한다.
사이버 속 세계.
나름대로 규칙과 율도 존재한다.
자기 고백적인 말들을 상담한답시고
좀 친한 사람에게 털어놓다가
어느새 소문의 꼬리가 꼬리를 물어
퍼져 있는 걸 경험 하기도 한다.
통신이란
친구들이나 친지들이
언제든지 들어와 볼 수도 있고,
남편, 혹 아내의 친구가 들어와서
볼수도 있는 활짝 공개된 공간이다.
혹....
어쩜, 남편의 친구 아님,
남편의 직장 동료와 채팅을 할지도 모를일.....
후후..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고들 한다.
하지만, 통신에선 겪어보면 볼수록
더 알수 없고,
복잡한 미로 같은 묘미가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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