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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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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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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BY 장미정 2000-07-27


=== 만 남 ===


통신 속의 실체.
가면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히는 스릴....
훔쳐보는 재미...
어쩜, 우린 그런것들을 즐기고 있는지 모른다.

모니터 속의 인물들의 실체
궁금한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심리일 것이다.

드디오, 약속한 날이 다가왔다.
직장인 있는 관계로 우린 금요일 저녁으로 정했다.



평소보다 일찍 열게 된 가게...
가게문을 활짝 열어놓자, 상쾌한 공기가 느껴졌다.
예감 이랄까...
오늘은 어쩐지 기분 좋은 일이 생길것 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잠을 푹 자서일까 개운했다.
여자의 몸은 일기예보 같아 무척 민감한 듯....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바다니?"

"네...샤론언니?"

"응.....난데...오늘 나올거쥐?"

"약속인데..당연히 나가야죠..."


기대 이상도
실망 이하도 느낄 필요조차
나에겐 없었다.
무료한 내 삶에 그저 만남이란 작은 정겨움으로 충분하기에....


난 아르바이트생에게 가게를 좀 일찍 맡기고,
남편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친구를 만난다는 핑계를 댈 수 밖에 없었다.
저녁만 먹게 오겠노라는......

이러쿵 저러쿵 설명조차 내겐 귀찮았는지 모른다.
챗을 하지 않은 남편을 조금이나마 설득한다는건
나에겐 알고보면 힘들고, 구질한 변명일 수도 있기에...

난 은행 출납기 앞에서
조금의 현금을 찾고, 택시를 타고 강남역 근처로
향했다.

7시 약속 시간이 30분이 남은 이른 시간이였다.
"전원풍경" 이라는 전통식 술집이 약속 장소였다.
입구부터 정겨움이 물씬 풍겼다.
난 옷맵시를 추스리고, 문을 열었다.

김 종환의 "사랑을 위하여"가 흘러 나온다.
시계를 보니, 십분전 7시였다.
대략 여섯명이 앉을 만한 자리를 찾아 보았다.
네명이 앉아 있는 테이블이 보이기에 다가가 보았다.

"저..혹시? 유부클럽 회원들이세요?"

모두들 피식 웃며..."네" 하며 대답을 해주었다.
신사님만 제외하고 다 참석한 거였다.
업무 때문에 조금 늦을거라는 연락을 받았단다.

생각보다 휠씬 친근한 분위기였다.
아이디와 대화명을 생각하며
개개인의 특징과
느낌을 확인이라도 하는 듯
우린 대화가 끊이질 않았다.

특히, 눈에 확 들어 오는 짙은 느낌이 드는 사람은
다름아닌 누드모델님이였다.
역시....미인이였다.
170센티가 조금 안돼 보이는 키와 늘씬한 몸매.
어느 누가 보아도 한번쯤 눈길 갈만한
미인형이였다.


서로의 실체를 확인한 후라서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나름대로의 느낌으로 여섯사람 중 통신 초보는
없는것 같았다.

알건 알고,
깊이 알 필요성이 없다 싶은건
슬쩍 넘어갈 만큼 다들 요령이 있었던 것이다.

30분 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신사님이 나타났다.
조용한 분위기에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어딘가 모르게 배운티가 조금 나는 듯한
그런 타입이였다.

좀 늦은 죄로 2차는 신사님이 내겠다며
전원풍경에서 우린 가볍게 한 잔 하고,
단란주점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돌아가며 노래를 부른뒤
점수가 제일 낮은 사람이 벌칙을 받기로 했다.

벌칙은 다름이 아닌 공포의 "진실게임" 이였다.
그 게임의 법칙 속에서
우린 또 다른 서로의 작은 부분을 알아가는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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