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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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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BY 호박덩굴 2000-08-07

바닷가에 잠시 다녀왔슴다. 드럼통 마누란 맞지도 않는 수영복

을 아들과 내가 겨우겨우 잡아당겨 늘려서 입곤

수영을 한다고 일렁이는 파도 속에서 허우적댔슴다.

누가보면 암돼지 한마리가 바둥바둥거리는 거 같겠져... 바다에

좀처럼 가지 않으려 했지만, 단식투쟁을 불사하겠다는 마누라의

협박에 울면서 바다로 향했슴다.

마누라의 단식투쟁 = 우리 가족 모두의 굶주림이니까여...나야

한 두끼 굶는 다고 어째 되겄슴까마는 한창 자라는 어린 아들이

무신 죄가 있슴까? 흐흐흐흑...

(눈멀겨운 아부지의 자식 사랑! ^_^ V )


제 8화 댕기풀이(총각파티)

퀸카와 00이별을 한 이후로 아무리 매미녀석들이 아들 손자 며누

리 이끌고 바다로 가라고 노래를 불러대도 전 바다에 안갔슴다.

가슴을 칼로 도려내듯 아픈 퀸카와의 추억이 생각이 날 것이므

로... 아무리 칭구 넘들이 피서가자고 꼬셔도 대나무 다발처럼

꿋꿋하게 버티곤 했던 내가 아니었덩가?
*****
대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맞은 여름방학 우린 동해안의 구룡포로

MT를 떠났고, 철썩철썩 파도소리 들리는 밤 바닷가에서 내사랑

퀸카와 지샌 밤!

낮에는 우리를 군고구마 만들듯이 내리쬐는 햇빛아래 찰싹대는

파도 속에서 우린 '하하하''호호호''까르르'웃음꽃 피우며 공놀

이를 했고, 물튕기기를 했으며, 잠수하여 따온 홍합을 삶아 껍질

째 홍합 살을 발라 호호 불면서 소주 안주로 먹었고, 우물에 던

져 놓은 수박을 건져 얼음처럼 찬 수박을 쪼개먹던 그 여름날~

수영을 가르쳐준다고 잡아본 그녀의 손과 발, 그리고 잘록한 허

리! 또 한 번 방망이질 하던 가슴...

칭구 넘들이 물에 빠트려 푸푸 거리며 허우적거리는 그녀를 잽싸

고도 노련한 수영솜씨로 낚아채 인공 호흡하던 그 짜릿한 순간!

그것이 그녀와의 첫 뽀뽀였지. 얼마나 부드럽고 달콤했던가?

작고 도톰한 입술과 쪼개진 석류사이로 하얗게 삐져나온 석류알

처럼 그녀의 뽀얗고 가지런한 이빨들!

그 때 그녀가 뿜어낸 바닷물을 고스란히 내 얼굴로 받아내야 했

지만, 너무나 행복했던 시간들...

아~ 옌날이여~

***
퀸카와의 사랑이 떠난 상처로 한동안 숨겨져 있던 나의 열정이

다시 꿈틀대며 용트림 했슴다.

입술이 팅팅 부어오를 정도로 찐한 키스를 나눈 이후 퍽탄과는

닭살 커플이 됐져.

이 기뿐 사실을 가슴이 품고 있으려니 입이 근질근질 해서 견딜

수가 없는 검다.

"임금님 귀는 당나구 귀~.....귀~.....귀~"


1990 년 11월 초순 날씨 여우비 내리던 날

칭구 넘들에게 전활 햇슴다.

"야~ 나~ 장개간다~"

"그래? 야~ 이 넘 봐라~ ...그래 언제고? ...축하한대이~ 굼뱅이

고 구부는 재주가 있다더만...하하핫!

그라믄, 짜?X! 이래 말로 해가 돼나? 술 한 잔 걸게 사라!"

"암~ 그라지뭐...내가 술 한 방 걸게 쏜다! 만나야 술을 쏘

재... 니가 모두 연락해서 만나자.

인류의 적! 술! 이 넘을 마셔서 없애자! 됐나?"

"좋다! 내 연락하께~"

그래서 칭구 넘들 열댓명이 모였슴다.

허~ 근데, 일이 이상하게 꼬이는 검다.

난 기냥 술이나 찐하게 퍼마시고 장개못간 노총각 넘들 약이나

올리려고 했는데...

약속장소는 뜻밖에 역 근처의 여관이었슴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방문을 열며 들어가니, 헉~

이 넘들이 어울리지 않게 온 방을 촛불로 밝혀놓고, 케익하나,

맥주 1박스, 소주 1박스, 오징어 10마리를 갖다놓은 검다.

아니~ 이 넘들이?

놀란 토깽이처럼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고 있을 때, 칭구 중에

서 젤 야리꾸리한 넘이 음흉한 웃음을 흘리며 제게 다가오는 검
다.

"뭐 그리 놀라나? 이 칭구야! 이기 바로 '총각파티'라 카는 기

다. 음하하하하하하! 듣자하니 니가 안즉 총각딱질 못뗐다매?

천지강산에 안즉 그런 멸종동물이 있다니...바로 니 넘이구나!

캬하하하핫! 내가 오늘 니를 어른 맹글어 주겠노라!

니 그래 갖고 우째 장개간다카노? 이 무씩한 자쓱아!"

"그...그...그기...아...아이고...잠깐...잠깐만...너그 여서 뭐

할라카노? 으이? 내 얘기 쫌 들어봐라. 난 이런 계획이 없었는
데...

너그...와 이라노? 우리...이라지 말고, 어여...앉아서...술이

나 묵자! 내 2차 3차 걸게 산다!"

나의 말에는 아랑곳 않고 칭구넘들은 어느새 맥주와 소주를 섞

어 퍽탄줄 만든 검다.

"자~자! 오늘의 쥔공! 원-샷! "하면서 퍽탄주가든 소주병을 주

는 검다.

원-샷 안하믄 모두가 달려들어 내 입에다 소줏병을 들어 부을듯

이 험악한 얼굴과 주먹을 불끈쥐며 손가락 마디를 뚝뚝~꺾는 검
다.

'내 돈으로 내가 이 무신 짓이고? T_T 어무이~'

속으로 울면서 퍽탄주가 든 소주병을 단숨에 원-샷했슴다.

'퍽탄과 살아갈 넘이라고 퍽탄줄 주냐? 짜샤들아? 양주 이런 술

좀 주지...'

알콜이 식도를 타고 쭈욱 내려감서, 속에서 불이 화악~ 났슴다.

온 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것이 땀이 등에서 쭈루룩 흘렀슴다.

칭구 한 넘들이 한 잔 씩 주는 퍽탄줄 다 마시고 나니 머리가 빙

빙~ 눈이 팽팽~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검다.

알딸딸~ 필름이 끊어질락 말락 하고 있을 때,

"인자 우리는 간대이~ 곧 아가씨가 하나 들어올끼다. 그 아가씨

는 우리가 고르고 고른 아가씨인까내 걱정 꼭 붙들어매고, 잘 해봐라!"

하고는 쌔앵~하니 썰물 빠져나가듯이 그 많던 칭구넘들이 여관방

을 빠져나가는 검다.

"야~ 이넘들아~ 내 혼차 나두고 너거끼리 가냐? 이 모땐 넘들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는데, 방문을 삐거덕~ 열며 쭉쭉~빵빵

~ 자알 빠진 아가씨 하나가 들오는 검다.

술기운이 화악~ 달아나는 듯 했슴다. 엉거주춤 뒷걸음치며 무거

운 몸을 뒤로 뺐슴다.

"아~ 아저찌~ 왜 이래~ 내가 싫어?" 코맹맹이 소리로 눈웃음치

며 앞으로 앞으로 슬슬 다가오는 검다.

그러곤 매고있던 넥타이, 와이셔츠, 바지를 벗기고, 드뎌 속옷

만 달랑 남겨놓곤 지도 훌훌 벗는 검다.

첨으로 보는 여자의 몸이라 어쩔 줄 몰랐고, 또 차마 볼 수 없어

서 눈을 질끔 감았슴다.

그리곤 방바닥에 눕혀졌는데... 온 몸이 스믈스믈 뭔가가 기어가

는 듯, 소름이 쫙~ 쫙~ 돋는 듯 했는데, 곧 정신이 몽롱해지며

잠이 들었슴다.

몹시 목이 말라 눈을 떠보니, 주위엔 암도 없고, 어느덧 날은 부

옇게 밝았고, 방안에는 널부러진 술병, 여기저기 흩어진 내 옷가지!

내 몸을 이리저리 훑어보니 '헉! 옷이 왜 모두 저깃냐? 밤새 내

게 무신 일이 일어난거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생각이 나지 않는 검다.

이 방에 이삔 아가씨가 하나 들온 것 까진 생각이 나는데, 그 이

훈 도통 생각이 나지 않는 검다.

옷을 대강 걸치고 세수를 하러 화장실로 갔다가 또 뻑~ 가는 줄 알았슴다.

얼굴 여기저기 목, 온 몸 곳곳에 빨간 입술 자국이? 그리고 목

엔 선명한 키스마크가?

'이잉? 그럼? 나의... 총각을 억지로 뗀 겨? 흐흐흐흑... 필름끊

긴 채 동정을 도둑질 당했구먼...ㅜㅜ'

옷과 정신을 추스려 집으로 들어갔슴다.

울 집에선 잔치 앞둔 새 신랑이 외박을 하고 들어왔다고 울 엄

마 방방~ 뛰고 난리가 났슴다.

"야~ 이 넘아~ 니가 정신이 있나없나? 으이? 니가 지금 어느 때

라고 그래 외박을 하고 돌아댕기노? 으이?

으이그~ 속터져~ 내가 니를 우야마 좋노?....."

"엄마...그...그기 아이고...칭구넘들이랑...술 한잔하고 노래한

곡하고, 2차갔다 3차갔다 마지막에는

공원에서 얘기하다 술한잔했는데, 추워서 깨보니 아침이대? "

"그라마 공원에서 밤 샌기가? 아이구 이 자슥아~ 낼 모래믄 장개

갈 몸을 그래 함부로 굴리마 우야노? 으이?..... "

한바탕 잔소리를 늘어놓던 울 엄마!

갑자기 무신 생각이 들었는지...

"니...외박한거...나는 모린대이...그라이꺼내, 니도 그 처자한

테는 비밀로 해래이~ 알겄나?

공연히 그 집에서 알믄, 안좋다! 명심! 또 명심이대이~"

"..... 알겠심더~" 죽을 죄라도 지을 듯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로 대답을 했지만, 암 것도 기억나질 않으니...

것도 환장할 노릇이었슴다.

'이누마들! 만내기만 해 봐라! 내 가만 두나?' 하며 이를 갈다

가 내게 총각파틸해 준 칭구 넘에게 전활했슴다.

"내다! 너그 내한테 그랄수 있나? 내 얼마나 놀랬는지 아나?"

"캬하하하하! 그래 재미 좋았냐? 짜아식! 그 나이에 안즉 총각딱

질 붙이고 있는 넘은 너 밖에 없을 꺼다.

고맙재? 내가? 크하하핫! 축하한다! 짜샤! 인자 넌 남자 중에 남

자고, 싸나이 중에 싸나이다! 결혼식날 보자! 지금 바빠서..."

딸칵~

'아니~ 이 넘이? '

황당하고 뻘쭘했지만, 이미 일은(?) 저질러졌고, 그 일이 있은

후, 퍽탄을 만나자 더욱 소심해 졌슴다.

"무신 걱정있심꺼? 저랑 결혼하시는거 후회하심꺼?"

"아...아입니더...무신...그런 말씀을... 막상 결혼을 하려니

쫌 걱정이 됩니더!"

"그렇지예? 지도 그렇심더. 잠도 잘 안오고 그렇네예... 제 친구

들이 댕기풀이 안하냐고 난림니더!"

"댕기풀이? 거기 뭡니꺼? "

"아...예...시집가는 친구가 예비신랑을 자기친구들에게 소개하

는 뭐...그렁거라네요...싫으시면 안하시도 됩니더!"

내심으론 그렁거 딱 질색이지만, 이미 퍽탄에게 숨겨야할 비밀

이 생긴 몸인지라 거절을 할 수 없었슴다. T_T 어무이~

"아...아입니더...넘들이 다 하는거믄...해...해야지요..."

"고맙심더! 그라마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약속장소랑 알려드리께
예!"


1990년 11월 11일 (알고보니 이 날을 요새는 빼빼로 데이라는 구

만요. ^.^ ) 날씨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바람 씽~

칭구 넘들에게 함 당하고 난 뒤인지라, 퍽탄 친구들과의 만남이

은근히 부담스럽고 걱정되어, 누우면 골아떨어지는 사람인데,

도무지 잠이 안오는 검다.

이 여우들이 날 우째 잡아묵을 건가?

뒤척이며 며칠을 지샌 후 드뎌 운명의 날이 왔슴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칼질(?)을 했슴다.

불그스르므리한 와인도 한 잔씩 하면서...그 때꺼정 좋았져.

우리가 모인 레스토랑은 칸막이가 확실하게 되어 있어서, 문을

닫으면 안에서 무신 짓을 하는 지 모르져.

식사를 끝내곤, 디져트 머찌게 입가심을 하자, 백야시처럼 생긴

퍽탄의 칭구하나가 나섰슴다.

손톱으로 긁으면, 아마 파운데이션이 3cm는 ?J혀 나올 듯 두터

운 파-운데이션! 꼬리가 열개는 달린듯한...야시(여우)

"자~자! 인자부터는 아기다리고기다린 '러브첵킹' 시간입니대이

~ 두 분은 마주보며 앉아주이소! 이 빼빼로를 무시고~ 시간을 잽

니대이~ 30초안에 다 드셔야 합니데이~"

단 둘이라면 몰라도 퍽탄의 칭구들이 열댓명 지켜보는 가운데 공

개뽀뽀를 하라는 검다. 이건...

30초가 넘었다며, 30초 안에 끝낼 때꺼정 그 백야시는 빼빼로 10

봉을 억지로 맥였슴다. 걍 과자만 맥이믄 말도 안함다. 맥주에

다 그 과잘 넣어 갖곤 그 맥줄 다 마시라는 검다.

그날 마신 짬뽕맥주가 몇 병이여? 또 퍽탄과 나눈 뽀뽀가 몇번이
여?

으~~~ 평소에 좋아하지 않는 밀가루 과자와 쵸코렛 맥주 때문에

속이 니글니글거려서 그 날 밤 또 날을 샜져. 화장실 들락거리느
라...

'으~~윽~~ 장개 한 번 가기 디기디기 힘들대이~'

거기서 끝났음 말도 안함다. 노래를 들어야 한다는 검다. 노래부

르는 것은 죽는 것 만큼 싫어함다.

죽어도 노래를 들어야한다는 검다. 그래서 한 소절 불렀는데...

다들 기절하더니...30분 후에 겨우겨우 물 한 바가지씩 뒤집어쓰

고야 정신을 차렸슴다.

'거봐~ 내 노래 몬한다캣잖아~ 우-쒸~'

어거지 노래 한 곡 부르고 나니 목이 칼칼해졌음다. 그래서 생맥

주나 한 잔 하자고 했더니...

그 백야시가 다시 나섰슴다.

"맥주도 마시고예~ 우리 흔들러 가요~" 하며 제 팔을 잡아끄는
검다.

'날 아예 듀기는 구나~ 이 야시가...' 속으로 흐느끼며 흐느적흐

느적 나이트로 향했슴다.

네온사인 삐까뻔쩍, 이따만한 여러 개의 스피커가 귀의 고막을

뚫을 듯이 쾅쾅~ 울리는 나이트의 입구로 들어갔슴다.

"어숍쇼! 몇 분임까?" 안내하는 나비 넥타이의 웨이터의 안내에

따라 우린 스테이지 가까운 곳에 자릴 잡았슴다.

스테이지 옆에는 중요부분만 가린 무희들이 3-4명 길따란 팔다리

를 흐느적흐느적 야시꾸리+섹쉬한 춤을 추고 있었슴다.

눈을 엇다 두어얄지 눈을 내리깔고 한참 있은데, 그 야시가 팔

을 잡아댕겨 스테이지로 끌어냈슴다. 모두를...신나는 곡이 나오

믄 몸이 뿌사져라 흔들었고, 블루스 곡이 나오믄, 퍽탄과 함께

밀착 블루슬 추었슴다.

춤을 잘 추어서 추었냐구여? ㅠ.ㅠ 그 백야시가 울 둘이 1cm라

도 떨어지믄, 또 벌주로다가 맥주 한병을 원-샷 시켯슴다.

어쩔 수 없이 퍽탄과 밀착 블루스 상태로 4-5시간 동안 행복한

고문(?)당하고 나서야 그 야시와 일당들에겟 풀려날 수 있었슴다.

"미스타 한! 오늘 덕분에 잘 묵고 잘 놀았심더! 진짜 화끈하시네

예~ (퍽탄을 보며) 요~ 새침떼기 뇬아!

남자생기믄 내 한테 신고하라니 않더만, 날 받아놓고야 소개하

냐? 요~요~ 깍째이~" 하면서 퍽탄의 잡히지도 않는 코를 잡아 비

트는 검다.

"미얀미얀...그래 됐다~ 그래갖고 오늘 만났자나..."

그렇게 내 칭구넘들과의 총각파티! 퍽탄 칭구들과의 엽기적인 신

고식(댕기풀이)을 마치곤 몸살이 나서 며칠 앓아누웠슴다.

입술은 팅팅~ 부어올라 쑤시고, 속은 니글니글 반란을 일바시고

(일으키고), 팔다리는 욱신욱신~ 쑤셔대는 검다.

'왓따매~ 딘따로 장개 두 번은 몬갈따!'

일케 다짐을 하며 D-day를 지둘렸슴다.


제 9화 결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