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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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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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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BY 호박덩굴 2000-07-31

제 7화 사랑만들기 10단계 중, 4,5,6단계

퍽탄은 만날수록 느낌이 새로웠고, 제 눈에 퍽탄이 이뻐뵈는 검

다. 콩깍지가 씐달까여? 찌짐이 붙었달까여?

(제 눈에 앤경! ^___^;)

그래서 세상의 모든 퍽탄들이 짚신 짝을 찾는가 봄다.

언뜻보면 눈, 코, 입, 얼굴형, 하나도 조화가 되지 않지만, 차근

차근 뜯어보면, 작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까만 눈동자, 납작하지

만 아담한 코, 약간 도톰하면서도 시원스래 큼지막한 입술, 윤

곽 뚜렷하게 발달된 턱관절은 주위의 온갖 퍽탄에 대한 고정관념

에 아랑곳 않은 듯, 꿋꿋한 퍽탄의 의지를 보는 듯 함다.

바쁘게 잡힌 결혼식 날짜!

퍽탄의 부모님은 하나 밖에 없는 막내딸의 약혼식을 치르고 싶어

했지만, 요즘 시대에 약혼식하는 사람이 어딨냐는 둥, 낭비라며

강력한 주장을 한 퍽탄의 도움(?)으로 약혼식은 생략하기로 했슴

다. (고마븐 퍽탄! -_-+++++)

올 해를 넘기지 않겠다는 울 엄마의 굳은 의지(?)로 인륜 대사

는 착착 진행되고 있었슴다. 사랑을 맹그는 중에도 우린 함을 보

내고 예물·예단이란 것을 준비해야 했으며, 우리가 살

신혼집을 구하러 다녀야 했슴다.

울 엄마는 우리 집(시댁)과 가까운 곳에 우리의 살림집을 구해주

고 싶었지만, 퍽탄이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중인지라, 퍽탄의 학

교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해야 했슴다. 울 엄마 삐져서 집 구하는

일에서 방관자가 됐슴다. 퍽탄의 부모님이랑 집을 구했슴다. 퍽

탄의 엄마는 혼수 준비로 바빠서 청소는 우리가 해야 했져. 울

엄마 생긴 것은 맘씨좋은 이웃집 아짐마인데, 함 삐지믄, 바늘

도 안들어감다.


1990년 11월 초순 어느 날 쏘나기 주루룩~

비가 갑자기 주룩주룩 쏟아졌지만, 청소하기로 약속을 하였기에

우리가 살 아파트로 발걸음을 옮겼슴다. (지금이야 휴대폰이 있

어서 약속을 바꿨겠지만...-_-;;;;;)

살림집 청소를 위해 청소 도구와 요기할 김밥을 사서 그 아파트

에 가서 청소를 했슴다.

(요즘이야 청소대행업체에 맡김 되지만...-_-;;;;;)

창문을 닦고, 서로 이방 저방을 쓸고 닦고, 땀이 온 몸에 흠뻑

젖었슴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김밥으로 등가죽과 뱃가죽이 붙은 것을 떼

고 있었슴다.

땀에 젖은 퍽탄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보곤, 갑자기 퍽탄에게 달

려들어 기습 뽀뽀를 했슴다.

읍~

입술과 입술이 부딪히기가 무섭게 제 혀는 퍽탄의 입속 탐험을

시작했슴다. 앙 다문 이빨 때문에 키스는 실팸다. 흐흐흐흑 그

이빨 뚫느라 무지 고생한 저의 세 치 혀! 불쌍한 내 혀! 거부당

한 내 혀! -_-;;;;;

움찔 놀란 퍽탄이 뒤로 물러났으나, 이미 이 집엔 울 둘 밖엔 없

었슴다...캬하하핫 ! (++++-_-+++++ 음흉한 웃음!)

금방 먹은 김밥 냄새가 코를 찔렀슴다.

우욱~

그렇게 퍽탄의 입술을 훔치곤...

이 기세를 몰아 퍽탄을 벽 쪽으로 밀어붙였슴다.

그 때 '띵똥~'하는 검다.

"띵똥~ 띵똥~"

'아니? 이 시간에 이 날씨에 누가 이 곳을?'

얼렁 자세를 고치고 현관문을 열었더니, 세상에 이럴수가...

이 근처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퍽탄의 사촌 언니였슴다.

"그래~ 청소한다고 애 묵재? 내 한테 연락 쫌 해 볼 것 아이가?

그라마 내가 집 얻는 것 하고 청소 도와줄낀데..."

갑자기 뻘쭘 + 당황 + 머쓱해진 제가 옷차림을 가다듬고 인살 했

슴다.

"안...안냐심니꺼? 첨 뵙심더! 이래 와 주셔서 고맙심더!"

'이 비오는데 모하러 왔노? 이 아짐마야?'

"언니야~ 어서 온나! 여~와서 김밥 좀 묵어라."

"아이다. 나는 저녁 묵고 왔다. 얼렁 묵어라. (나를 보며) 얼렁

드시던 거 마져 드이소! 나는 청소나 좀 해 주께."

"아이다. 언니야. 청소는 우리가 한다. 언니는 좀 앉았거라.

참! 앉을 자리도 없네?"

퍽탄의 말을 들은 척도 않은 사촌 언니는 걸레를 하나 쥐더니

이 방 저 방을 닦고, 이 방 창문 저 방 창문을 쓸고 닦고, 야단

이었슴다.

졸지에 제 기습 공격은, 일시 휴전(?)할 수밖에 없었슴다.

'우~쒸! 혹시? 퍽탄이 내가 이 집에서 청소할 동안 우째 할 까

봐 사촌 언니한테 연락을?'

라는 생각이 뒤꿈치를 거쳐 대퇴부를 거쳐 짱대기(정수리)를 스

쳤슴다.

'설마?' 하는 맘과,

'혹시?' 하는 맘이 서로 갈등 때릴 때,

"야야! 대강해야 되겠다. 이미 밤이 늦었대이. 나는 가봐야 되겠

는데, 너그는 우얄래? 청소 더하고 갈래?"

"으응? 시계가? 우왓! 벌써 시간이?...언니야! 우리도 간다. 같

이 나가자" 하더니 퍽탄이 주섬주섬 짐을 챙기는 검다. 청소도구

야 나중에 살림 살집이니깐 두고...

'아! 신이시여! 저를 버리시나이까? 이렇게 절묘한 찬스를 빼앗

으시다니...'

입 맛을 쩝쩝다시는 제게 사촌 언니는 목이 혹시 마르냐면서 음

료수를 한 병 사주었슴다.

눈멀나게 고마븐 퍽탄의 사촌 누님! 흐흐흐흐흑...

"언니야! 오늘 진짜 고마?뎬育? 집이 뻔쩍뻔쩍 하더라. 언니가

청소해 조서..."

"야는~ 내가 뭐 한기 있다고... 한서방! 잘 가이소! 나중에 결혼

식 때 보이시더!"

"아...예...누님...오늘 수고 많았심더! 살펴 가시이소!"

'수고 만키는...우~쒸! 훼방꾼 + 짚신벌레 + 아메바 + 오랑우탕

아지매!'

우리는 함께 택시를 타고 퍽탄의 집 앞에 왔슴다.

이미 밤 늦은 시각이라 주위엔 오고가는 사람 드물었고,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우릴 비추었슴다.

집에 가까웠건만, 들어가기를 아쉬워하는 듯한 퍽탄을 와락~ 껴

안았슴다.

흐읍~

갑작스런 포옹에 퍽탄은 놀라는 듯 했으나, 이미 뜨거워진 몸들

이었슴다.

가볍고 키가 작은 퍽탄인지라, 힘찬 제 두 팔로 번쩍 들다시피

했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퍽탄의 앞면(?)을 제 앞면(?)으로

느꼈슴다. 손끝이라도 닿으면 부서지는 모래조각을 다루는 듯,

부드럽고 떨리는 손길로 퍽탄의 머리카락, 어깨, 허리, 엉덩이

를 헤맸고, , 퍽탄은 제게 매달리듯이 격렬한 키슬 나누었슴다.

'흐~~~ 매~~~ 따스하고 보드라운 속살(?)'

아쉬운 눈빛을 거두며 같이 지낼 밤을 위해 우린 북극과 남극이

천년 만에 만난 자석처럼 좀처럼 떨어지지않았슴다. 그러나 곧

떨어져야 했는데....

그것은, 현관 입구에서 퍽탄이 오기를 기다리느라고 눈이 왕방

울 만해지고, 목이 기린처럼 길어졌으며, 머리엔 김이 무럭무럭

나고 있는 퍽탄의 아버지 때문이었슴다. 입가에 흥건해진 침을

닦으며, 발길을 돌렸슴다.

'담엔 꼭 성공하고 말거야!' (치토스 버전)

그리하야 사랑 맹글기 7단계 부터는 결혼식 이후에 진행 되어야

했슴다.

********** 제 8화 댕기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