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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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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호박덩굴 2000-07-14

안냐심꺼? 더븐데 다들 잘 지내심니꺼? [1]편을 재밌게 읽어 주

신 님들과 소감을 써주신 두은이님. 자작나무님께 감사드림다.

(myheart, 샨, 미모님두...캄사캄사) 꾸뻑 m( _ . _ )m

님들의 성원에 힘이 납니더. 힘내서 열쒸미 써 보겠심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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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 마누라의 자알(?) 빠진 다리를 주무리고 있슴다...

우째 이런 일이...남들은 마누라가 온 몸 맛사질 해 준다더만...

이 마누라의 다리가 조선무였어도...흐흐흑...지가 이러고 있진 않을 텐데...

제 2화 데이트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면서도, 전 한 건(?)을 무사히 해치웠다는

해방감으로 럴럴럴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왔슴다.

근데,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울 엄니가 쌩~허니 방에서 나오시며,
"그래. 처자 어떻더노? 또 만나자 ?나?"

"또 만나기는 무얼? 기냥 잘 가라 캤지"

"이노무 자슥이 뭐라 카노? 으이? 니 내 우째 되는 꼴 보고싶

나? 으이? 아이구~ 혈압이야~

퍼뜩 전화해라. 이 넘아! 주말에 만나자꼬..."

하면서 신발도 벗지 않은 내게, 엄만 솥뚜껑 같은 손바닥으로

제 등짝을 후려 갈겼슴다.

"아얏! 따가바랏!"

"퍼뜩 전화 안하나?"

"에잇! 내가 엄마 땜에 몬 살아! 퍼뜩 장갈 가든지 해야지...에잇!"

전 엄마의 솥뚜껑 같은 손에 목덜미를 잡힌 채 전화를 해야 했슴다.

띠리리리리.....

"엽세여.....저...쫌 전에 만났던 사람인데예. 잘 들어갔심니

꺼? 요번 주말에 시간있심니꺼? 예...예...그라마 어데서 만나까

예? ....예...예...알겠심더! 그라마 그 때 보이시더"

딸카닥...

"그래...그래야재...니가 오데서 그런 처잘 또 만나겠노! 으이?

내가 중신애비한테 물어보이꺼네, 그 처자 사주가 그렇게 존 기라."

"엄마! 그런데, 우째 그래 몬생긴 여잘 자꾸 만나라 카노?

내사마 민지겠데이."

"이누마! 니가 지금 찬밥 뜨신 밥 가리게 됐나? 으이? 니도 만만

찬타. 이넘아! 내 나이 환갑에 안즉 손자가 엄따. 나두 손자

좀 안아보자. 으이? 으이그~ 다른 집 며누리들은 손자를 처억척

잘도 낳더만...에구에구...내 팔자야...니...녀자 얼굴 이뿐

거... 암 소용엄따. 녀자 이뿌마 꼴값을 하는 기라....그 처자

사주좋치, 집안좋치, 어데서 또 그런 처잘 만나겠노? 니는 암말

말고 이 엄마가 시키는 데로 해래이. 알았나?"

"엄...엄...마! 그기...아니고..."

일발 장진된 따발총 쏘듯이 따다다닥 정신없이 쏘곤, 엄만 휙 안

방으로 들어갔슴다.

"으흐흐흐흑....."

'그 퍽탄을 또 만나야 하다이...그 퍽탄을 앞에 앉혀 놓고 술을

마시마, 일 주일 전에 마신 술이 다 올라오고, 밥을 묵으마 사

흘 전에 묵은 반찬을 다 확인 할 지경이구마.....그런데 그 퍽탄

에게 밥을 사줘? 술을? 커피를? 홧따매~. 돈 아깐거...그 돈을

불쌍헌 사람한테 적선하마 고맙단 소리나 듣지! '

'이건 나가 완죤 엄마의 각본에 놀아나는 삐에로 아인가배?

우~~~쒸!... 으윽! 발목은 언제 다 낫는기고? 아이고~ 아파라~

오늘 많이 걸었더만, 무지 쑤시는구먼.'

'으윽...머리가 터질 것 같데이. 아! 골이야~

에이...몰겄다. 잠이나 잘란다.'



1990년 10월 00일 토욜 날씨 찌부둥

드뎌 주말이 왓슴다.

고민*2, 온 지구의 고민을 다하다가 쬐끔 맘을 고쳐 먹었슴다.

엄마의 초살인적인 압력도 압력이지만, 그 퍽탄의 집안이 무지

빵빵하다는거...이거 꽤 솔깃한 뉴스였슴다. 울 집은 아부지 월

급봉투에 많은 식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기 땜에...그러나 퍽

탄과의 결혼은 넘 비극적이고, 아직 퀸카에 대한 저의 미련은 버

리지 못했으므로.....

'그래! 딱 세 번만 만나자. 그리고 결정하자! 울 나라사람 삼세

판을 좋아하질 않은가? 그래도 정이 안감 암만 집안이 빵빵혀도

그만이지뭐...'

퇴근을 한 저는 점심을 간단하게 먹곤, 집에서 입던 헐렁한 티?X

쓰에 군복바지를 대충 입곤, 운동화 질질 끌며 약속 장소로 나갔
슴다.

근데...이 퍽탄이 왠 일임까?

첨엔 몬 알아봤슴다.

맞선 볼 땐, 부시시한 머리, 금방 자고 일어난 듯한 얼굴이더

니, 오늘은 완죤 퀸카처럼 보였슴다.

미장원에 다녀왔는지 적당히 부풀린 머리, 입체 화장, 까만 땡땡

이 투피슬 입고 나왔능기라요. 게다가 사악 눈을 내리깔고 다소

곳이 앉았는 것이 한 마리 순한 양 같았슴다.

'이상한 가시난 확실하데이. 보통 맞선 볼 때, 저래 꾸미고 나오는거 아이가? '

'아이고~ 인간아! 인간아! 쯧쯧쯧...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나?'

'니 오늘 그래 채리고 나오는데 얼매 투자했노?'

그러나...으흠으흠...정신을 얼렁 차리곤...먼저 인살 건냇슴다.

"일찍 나오셨네예. 그동안 잘 지냈심니꺼?"

"예...덕분에예...."

"........."
"........."

차를 한잔 마시곤 또, 할 말이 없어진 난, 테이블 위에 있는 성

냥으로 탑 쌓길 하다가, 손이 또 심심해져서 그 성냥을 똑똑 분질렀슴다.

'으~~~ 남들은 연앨 잘도 하더마...난...이래 말주변이 엄서서

우째 장갈가지?'

"우리 나가이시더!"

"예? 어디 가실라고예?"

"우쨋든 나가이시더!"

우린 나왔슴다. 그러나 갈 곳이 엄섰슴다. 겨우겨우 생각해 낸

것이. 조금 외곽에 있는 용연사(절)이었슴다.

"용연사에 가 ?f심니꺼? 거기 가이시더!"

"예...."

그 절에 가는 버슨 시외버슬 타고 가거나, 1시간에 한 대 다니

는 버스가 있었슴다.

우린 그 곳 근처로 가는 버슬 타고 내려서 걸어가기로 햇슴다.

앗! 근데 이 무신 운명의 호작질(장난)?

그 퍽탄이 다릴 저는 검다. 허억! 우째 이런 일이?

"발목 다쳤심니꺼?"

"저 번에 맞선 본다꼬, 새 구두를 샀는데예...신발이 작은지,

발이 쫌 아프네예...."

'몬 생긴기 꼴 값을 떨어요...'하며...

퍽탄의 다리를 보는 순간...저는 그만...뿅~ 가버렷슴다...

'헉! 저 잘 빠진 다리 쫌 봐라...내가 봐온 녀자들의 다리 중에

저런 다린 안즉 없었다...'

그 때부터 저의 가슴이 쿵쾅쿵쾅 펌프질을 시작했슴다.

아무리 '진정하라 퍽탄이다...'이렇게 주문을 걸어도 이미 제 눈

에는 찌짐이 붙어 버렸는지, 콩깍지가 씌이기 시작했는지, 어떤

주문도 소용이 없었슴다.


'아! 그 때 그 퍽탄이 다리를 절지만 않았어도...'

남들이 보면 한 쌍의 절룩절룩 다리저는 바퀴벌레?

용연사 입구에서 내려 한참을 절룩거리며 걸었슴다.

전, 슬그머니 그 퍽탄을 부축하는 척 하며 손을 잡으려고 했더

니...어라? 퍽탄이 손을 피하네?

"엄마야! 와이 카심니꺼? 이라시마 안됨니더! "

'야야! 니 주제를 좀 알아라! 손 쫌 잡는다꼬 어데가 닳나?'

"누가 봅니꺼? 괘안심더!" 그라곤 저의 거북이 같은 손으로 꽈

악 퍽탄의 손을 잡았슴다. 퍽탄은 싫은 척 하더니 곧 잠잠해졌슴다.
'뇨자들은 다 여우데이.'

퍽탄의 손은 자그만하고 좀 싸늘한 느낌이었지만 부드러웠슴다.

지가 언제 녀자 손을 잡아본 적이 있었겠심니꺼?

그래도 뇨자 손이라고 잡고 있으니 분위기 탓인지 기분 좋았슴다.

저수지엔 시원한 모터보트가 물살을 가르며 지나갔고, 바람을 설

렁설렁 부는 것이 꼭 한국영화 찍는 듯 했슴다.

지나가는 승용차들이 저들을 힐껏힐껏 쳐다 ?f슴다.

'쟤들 무지 사랑하는 갑따!'하는 소리가 들리는듯...

"인자 고마 가까예?"

"예...그래야 되겠심더...발도 너무 아푸고예..."

그렇게 시외에 한 번 다녀온 사이 전 고만, 맘이 요로코롬

바뀌고 말았슴다.

'그래. 녀자는 맘이 고우마 되재. 생긴기 무신 소용있노?

돼지 얼굴보고 잡아묵나? 맛보고 잡아묵제 '

하루 아침에 요?箚?제 맘이 변할 줄 저도 몰랐슴다.

흐흐흑...엄마의 초강력 파워 울트라 캡??등떠밀기에 밀려, 퍽

탄과 세 번을 만났구만요...과연...제 운명의 여신은 절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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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시지예? 담 편을 기대해 주이소!

커밍~ 쑤운! 제 3화 오! 퀸카여!

읽으신 소감 한 줄 써 주시는거 잊지 마시고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