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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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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못 끼어진 단추


BY 상아 2000-07-13


선영은 불길한 예감에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그의 술취한 모습에 너무나 충격을 받은 때문만은 아닐것이다.

그가 술취했다고 그녀에게 직접적인 피해를준것도없다.

그동안 잊고지냈던 아버지의 술취한 모습과 사춘기적 성추행당할

뻔했던 악몽이 되살아나 그럴때면 찾아오는 편두통에 눈을

감으면 거북해서 도저히 잠을 잘수가 없었다. 항상그렇게

자신과의 싸움을 반복하며 선영은 버텨나가고 있었다.

"그래 내가무슨 남자를 만나..."

"난 절대로 술먹는 인간하곤 결혼 않할거야!"

혼자말처럼 중얼거리며 그밤을 그렇게 세웠다.

다음날 아침 출근을 해보니 그는 어제의 술기운이 체가시지

않은듯 초췌한 모습으로 선영을 뒤따라 들어왔다.

"어제 잘들어 갔어요?"

"네!"

짧게 대답을 하고 얼른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평소 그랬던것처럼 그는 선영에게 게속 눈길을 주었지만

선영은 그의 눈길을 의식적으로 피해버렸다.

퇴근무렵 그가 다가왔다.

"저녁에 거기서 기다릴게요!"

"저 시간없어요!"

"왜요?"

"가볼곳이 있어요!"

"그래요 그럼 내일봅시다!"

그리고 다음날 퇴근 무렵 어제와 같이 또 그는 선영에게 만나

줄것을 요구 하였다 하지만 선영은 거절을 하였다.

"이유가 모에요?"

"이상하다 생각은 했지만 이러는 이유가 있을것 아니에요?"

"그냥 싫어요!"

"그냥 싫은 이유가 무엇이에요?"

그는 집요하게 선영에게 물었다.

"전 아직 나이도 어리고 동생 공부도 시켜야해요!"

선영에게는 고등학교다니는 남동생이있었다. 아버지께서

성인이된 선영을 가만놔두질 않았다 남동생 공부는 선영이

시켜야 한다고 강요를 하여서 매달 얼마 않되는 월급에서 절반을

집으로 보내야만했다. 너무 힘들어서 어디로 숨어버리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참으며 버티고있는 선영에게 술취한 모습의 그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라고 치부해버렸다.

선영의 그런핑계가 그에게 납득이 갈리가 만무였다.

"선영씨 우리 잠깐만 이야기해요"

그말과 동시에 그는 선영을 막무가내로 택시에 태워 어디론가

갈것을 택시운전사에게 말하곤 눈을 감고 등받이에 기대버린다.

순간 선영은 겁이났다.

"어디로 가는거죠?"

그는 묵묵 부답이었다.

"다 왔습니다."

운전사의 말에 눈을뜬 그는 요금을 지불하고는 여전히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내렸다 할수없이 그를 다라 내렸다.

그녀는 처음 와본곳에 두려움까지 겹쳐 잔뜩 긴장하고있었다.

"걱정말아요!"

"선영씨가 순순히 말들었음 이렇게 않하자나요!"

그는 선영을 데리고 호프집을 들어갔다.

안주와 호프 두잔을 시킨 그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선영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술과 안주가 나오고...

"선영씨도 한잔 마셔봐요!"

선영은 술을 한번도 먹어보질 않았다. 선영에게 술이란 악마

같은 존재라는 필요이상의 피해의식을 주었기 때문이다.

"전 술못해요!"

"괜찬아요 한잔 먹어봐요!"

그는 연거푸 두잔을 마셨다.

"나를 피하는 이유가 뭐요?"

"아까 말했잔아요!"

"그건 이유가 않되요 말해봐요?"

"선영씬 도대체 어떤 사람이에요?"

"오늘좀 선영씨에 대해서 알고싶어요!"

그랬다 선영은 자기얘기를 아무에게도 해보질 않았다.

자존심이 상해서 부유하지도, 행복하지도, 그런것들이 자신이

없었다.

"전 그냥 김선영이에요!"

"후훗! 그래요 그쪽은 김선영이요 그걸 누가 몰라요?"

"내가 알고싶은건 무엇이 그렇게 선영씰 완벽하지 않음 않되게
만드는지 알고싶어요 그래서 어떤 집안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알고 싶다는거요?"

"전 그냥 평범한 여자에요!"

"할이야기도 없고!"

항상 그녀의 대답은 그렇게 간단했다. 상대로 하여금 더이상

묻지 못하게 그렇게 단단히 방어벽을 설치해버리는 성격이었다.

"선영아!"

그는 그렇게 그녀를 불렀다.

"그래도 돼지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그러세요!"

"도대체 이 아저씨가 맘에 않드는 이유가 뭐니? 이야기좀 해주라!"

"전요 솔직히 말한면 술먹는 사람이 싫어요!"

그는 의아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술 왜? 술은 남자들이 흔히 먹는 기호식품 같은것이야!"

"사회생활 하는데 꼭 필요악의 존재라고.."

"선영이 너 교회다니니?"

"아니요!"

선영은 교회나 종교에 의지 하는거 조차 싫어하는 여자였다.

어딘가 기대기 시작하면 자신이 허물어질까봐 종교도 갖질

못하는 정말 가엾은 여자였다.

"그럼 왜 술먹는 사람이 싫으니?"

그녀는 더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어느새 10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만가요!"

"응?"

"10시가 넘었어요!"

"가야지 되겠니? 그래 가자"

그는 카운터로 다가가 술값을 계산하고 선영의 손을

잡은채 밖으로 나갔다 11월의 찬바람이 선영의 옷깃을 여미게

하였다.

"춥지 우리 어디들어가서 몸좀 녹이고 갈까?"

"네? 어디서요? 이시간에 들어갈때가 어디있어요?

"따라와!"

순간 불길한 예감이 그녀를 떨게 만들었다.

"바보같이 떨긴 걱정마 아저씨가 너 지켜줄게"

"그냥 택시 타고 집에 갈래요!"

그는 막무가내로 그녀를 끌고 여관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녀는 이상하리 만치 꼼짝도 할수가 없었다. 순순히 그를 따라

들어가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녀의 성격상 길거리에서 남자와

옥신 각신해서 구경거리를 제공할 자신도 없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감각이 없을정도로....

방에 들어선 그는 이불을 펴서 선영의 손을 잡아끌어다 앉혔다

"걱정 하지 말고 여기서 자거라"

"아저씨 약속하마 너지켜준다고!"

"너추워서 감기 걸릴까봐 그래 임마!"

하지만 선영은 남자를 믿지 않았다 중학교때 모르는 남자한테

성추행을 당할뻔한 기억때문에 남자를 절대 믿지 않았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최대한 몸을 오그리고 앉았다.

"선영아! 걱정말라니까 아저씨 약속 지킨다니까!"

"걱정 말고 자라!"

하지만 그녀는 꼼짝도 하질 않았다. 그가 빨리 잠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 분위기도 이상하고

선영은 너무 불안 했다. 하지만 자신을 지킬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선영아 아저씨 피곤해서 먼저 자야겠다!"

"불좀 꺼주면 않되겠니?"

선영은 슬그머니 일어나서 불을 끄고 그자리에 그대로 앉았다.

순간 그가 일어나는 소리에 선영은 긴장을 하였다.

어둠속이지만 그의 움직임을 알수가 있었다. 그가 선영에게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선영은 순간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그의 손에 잡히고 말았다. 그렇게 한참을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그가 지쳤는지 물러나 앉았다 선영은 독하게 마음 먹었다.

"미안하다 이러면 않되는데.." 그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리곤 아무말이 없었다 담배불에 잠깐씩 비추이는 그의 얼굴은

몹시 일그러져 있었다. 한숨을 연거푸 내쉬는 소리도 들렸다.

"정말 선영이 너 독하다. 이럴거면 왜 따라 들어왔니?"

"따라 들어오지 말았어야지?"

선영은 순간 귀가 막혔다.

"난 아저씨를 믿었고 나 자신을 믿었어요!"

"정말 생각보다 무서운 아이구나?"

어느덧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선영은 먼저 일어섰다.

"저 먼저 갈게요!"

더이상 지체하지 않고 선영은 일어서 나왔다.

지나가는 택시를 잡았다.

" 아쩌씨 공릉동이요!"

택시 운전사는 빽밀러로 그녀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선영은 개의치 않았다.

출근 시간에 맞추어 회사에 가보니 그가 나오질 않았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어찌 보나 걱정 했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일이 시작되었는데도 그가 보이질 않았다.

"이 사람 이거 어찌 된거야?"

"누가 연락 못받았나?"

"미스김 전화 없었나?"

"네 아직 없었습니다."

잠시후 전화벨이 울렸다. 삐리리리~~

"네 시온 물산 입니다."

"저 정현우입니다."

"아!네"

"저 오늘 몸이 아파서 못나간다고 과장님께 전해주십시요!"

그리곤 두말 없이 전화가 끊겼다.

"누구야 정현우인가 미스김?"

"네 과장님 몸이 아파서 못나온다고..."

"몸이 아파 젊은 사람이..."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몰랐다 그일이 그렇게 일을 못나올정도로

충격이었는지.. 그녀로선 도저히 이해가 않갔다.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그의 얼굴을 볼자신이 솔직히 없었다.

그다음날도 그는 출근을 하지 않았다. 하루 더쉬겠노란

전화 뿐 다른 어떤 말도 없었다.

그날 저녁 선영은 그를 찾아가 보리라 마음먹고 선영과

그의 사이를 알고있는 동료에게 그가 살고 있는곳을 물어서

퇴근을 하면서 바로 찾아갔다.그는 의정부에서 동생과 함께

자취를 하고있었다. 집에는 동생이 밥을 하고있었고 그는

보이질 않았다 선영은 간단히 동생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오빠를

만나고 가겠다고 말하고 기다렸다.

동생은 대충 눈치를 채고 있는듯했다 옆에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때쯤 그가 들어왔다. 시간이 꽤나 흐른

뒤였다.

"왜 왔니?"

"오빠 여기까지 온사람한테 무슨말이야?"

"두분 이야기 나누세요 전 친구한테 갈게요!"

동생이 나가고 그는 등을 돌리고 앉았다.

"출근을 왜 안했어요?"

그는 말이 없었다.

"그일이 그렇게 기분이 상했어요?"

"미안해요 하지만 제 입장도 생각해 주세요!"

"우린 아직 서로 아는것도 별로 없잔아요?"

"무엇이 알고 싶은데? 다 이야기 해줄게 알고 싶은것 있음 물어봐?"

"갑자기 그럼면 제가 뭐라고 그러나요?"

"좀더 시간을 두고 생각 하기로 해요? 우리 아직 시간도 많잔아요?"

"내일부터 출근하세요! 그리고 늦어서 저가야겠어요!"

"안녕히계세요!"

"잠깐 지금 나가도 차없다!"

"차가 왜 없어요?"

"여기서 서울 가는 막차는 벌써 끊어졌어"

"그게 정말이에요?"

"못믿겠니? 그럼 나가서 기다려봐"

한참을 기다려도 정말 버스가 오질 않았다.

지금은 심야 좌석이 생겼지만 그땐 그런것이 없었다.

의정부를 잘몰랐던 선영이 모르는건 당연했다.

"그럼 택시라도 타고 갈래요!"

"이밤에 여자가 어떻게 택시를 타고가니?"

"택시운전사들이 얼마나 무서운데..."

선영은 정말 무서웠다. 이런 밤에 혼자 택시를 타고 간다는건

상상도 할수 없는일이었다.

"들어가자 좀있음 동생도 올텐데 뭐 걱정 하지말고 들어가자!"

선영은 순간 그래 모르는 사람한테 일당하는니 차라리 이사람을

믿는게 낫겠다 싶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그의 동생은 돌아

오질 않았다. 그는 그날밤과같은 행동도 하질 않았다.

그러다 새벽녘에 선영은 잠이 들었다.

잠결에 누군가 그녀를 더듬는 느낌에 눈을떴다. 꿈인줄 알았다.

하지만 꿈이 아니었다. 그가 이미 선영을 누르고 있었다.

꼼짝도 할수 없는힘으로...

선영은 더이상 저항할수가 없었다. 무엇때문인지 알수는

없었지만 그냥 이것이 운명인가보다 체념을 해버렸다.

그렇게 그녀의 22살에 활짝핀 꽃이 꺽여지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엄마가 돌아가셨을때도 몰라서 울지 않던 그녀가 무슨 계집애가

지엄마 돌아가셨는데도 울지도 않는다는 숙덕거림에도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던 그녀가 끝없이 끝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