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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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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BY 장미정 2000-06-01

돌아오는 길에 진석과 난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하고
우린,한식집에서 불고기 백반으로 밥과 술을 한잔 했다.
"미현아...술 한 잔 할래?"
그는 나에게 술잔을 내밀며 말했다.
"왜? 애란이와 은비 보고 나니, 괜히 씁쓸하니?"
"알면서 묻긴..."
그는 쓰디쓴 웃음음을 보인다.

"애란이는 잘 지내는 것 같지? 걱정 안해도 되겠다"
"그래...나도 그점에 대해서 한 숨 돌렸다.
사실... 나 너한테 부탁할 게 있어"
"뭔데? 말해봐"
"애란이를 설득 좀 시켜줘.
나..올 가을에 영장 나올지도 몰라.
그래서 말인데, 은비 내 호적에 올리고 하면
난 군에 안가도 되고...그리고, 그 문제보단,
애란이 저 상태로 은비 혼자 키우게 하고 싶지 않아."
"음...이해는 하는데...애란이가 그렇게
할려고 할까?"
"쉽지 않을 것 같으니, 너에게 부탁하는 거 아니냐.."

진석은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한 것 같았다.
고마웠다.
난 어쩜 진석이가 애란이를 버릴거라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유달리 호남형의 얼굴에 여자가 많이 따르던 진석인데
애란을 내 여자로 여기고,
책임 지겠다는게 당연한건데도,
난 진석이가 고마웠다.

대화가 오가며 마신 술에 진석은 꽤 취한 듯 했다.
계산하고, 휘청거리는 진석을 난 부축해야했다.

"중심을 좀 잡아봐...어...어 ...조심해.."

넘어 질듯한 그를 잡았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이런 모습 보이기 싫은데.."
"괜찮아...택시 잡아 줄께.."

어느새, 어둠이 깔려
비라도 올듯 흐려진 하늘 밑 도심의 거리는
유난히 요란하리 만큼 화려했다.

겨우 힘든 상황에서 택시를 잡아 그를 태웠다.
"아저씨..청담동요!~~"
기사분에게 만원을 쥐어주고서야
난...긴 한숨을 내 쉴수 있었다.
너무나 힘든 하루 였다.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리웠다.
핸드백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길게 이어지는 벨 소리에도
받지 않는걸 보니 자는 듯 했지만
왠지 그냥 끊기엔 아쉬웠다.

잠시후, 자다 일어난 듯한 그의 목소리가 흘러왔다.
"여보....세요.."
"응...나야! 잤어?"
"응...어딘데?"
"여기....잠실이야"
"지금 몇시야?"
"어...10시 30분인데....자는걸 괜히 깨웠나보네..."
"아냐..일어나야해...
마무리 작업이 끝나지 않았거든.."
"마감이 언젠데?"
"일주일 후....전화 잘했어."
"그래....태민씨..나 들어가는 길이야..
내일 잠시 들릴께.."
"미현아....잠시만 왔다가라.."
"왜?"
"왜긴...보고 싶어서지..
지금 너랑 갑자기 초밥이 먹고 싶어"
"후후...그래..지금 사가지고 갈께"
"역시...난 네가 이래서 좋아...."
"치...아부는..."
"아부 아냐..임마!
이 오라버님 배고파 뱃가죽이 등짝에 착~
붙어 버렸다....얼른 와라~~잉"
"알았어.."

난 일식집에서 2인분의 초밥을 사들고
택시를 타고 그를 향해 출발했다.
그는 만화가 이다.
그를 만난건 놀이공원에서 였고,
친구들과 주말에 놀러 갔다가
꼬마들 무리속에서 장난끼 넘치는 애들을
그려주고 있는 그를 보았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도 그려 주실래요?"
했던 말에 친구들과 나를 단체 사진 마냥
예쁘게 스케치 해준것이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화실에서 몇 명의 뎃상맨과 팬텃치 하는
사람을 두고, 만화를 그리는 그였다.
그의 사무실은 대치동 주택내에 있는 지하건물이다.
방이 딸려 있어,
작업이 많은 날엔 다들 밤샘작업에
숙식도 같이 하곤 한다.

허름한 건물이지만,
안에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온갖 비디오 테이프,책은 기본이고
어떤 날엔....가보면 막 이사를 온듯
다 파헤쳐 놓곤 한다.
깔끔하게 내놓으면
작품 구상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그의 말은
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게 바로 예술가들의 특징이란다..후후....

택시에 내려
어둠이 깔린 컴컴한 골목에 들어섰다.
저 멀리 대문앞에 그가 런닝과 반바지 차림으로
나와 있었다.
살이 없어 말라 보이긴 해도 작은 체격은 결코 아니다.

"어...머리 잘랐네?"
"그래..너 올줄 알았나보지뭐..후후"
"깔끔하니...좋으......음..."

갑자기 그가 기습적으로 키스를 했다.
어느새 그의 혀가 나의 입속으로 들어와
꿈틀 거리고 있었다.
조용히 받아 들이고 싶었다.
동안....밀린 욕정을 퍼붓던 그는 나의 몸을
구석구석 더듬고 있었다.

"아...아 그만.....해.."
"잠..깐만..."
"밖이잖아...누가 볼수...도"
"후후..그렇지!"

그는 나의 손을 이끌고, 화실로 황급히 들어섰다.
컴컴한 상태에서
입구에 빨간 등불 하나와
책상의 스탠드 불빛이 전부였다.
그의 다급하게 나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잠깐만....누가 없어?"
"바부야...있음 돼겠냐!
다..마무리 작업 집에서 하라고 보냈지.."
"치...."

우린 여름 일몰의 나즈막한 연분홍 노을에
묻혀 있는 해변의 연인 마냥 그렇게
뜨거워 지고 있었다.

"아아....앗.."
"잠...깐만....조..금만..."
난 어느새 그의 리더에 이끌리고 있었다.
촉촉히 젖어 채로....
"헉헉헉....앗~ "
속도가 빨라지며, 그는 어느새 옆으로
뒹글어지고 만다.

"좋았어?"
"묻지마!~"
"미안해.....오자마자..."
"항상 자기 맘대로야...배고프다는거 거짓말이지.."
"아니...너를 보니,
밥보단, 섹스가 고프더라구~~~히히"
"치...."
"너..아니?"
"뭘?"
"치...하며 입이 뚱해질때 젤 귀여운거..."
"하하...농담 그만하구 밥이나 먹어..."
"음...마저 체력을 보강해야지...
그래야 이 놈도 잘 놀것 아냐! 하하"
그가 자신의 그것을 툭 치며 말한다.

우린 속옷만 걸친채 사온 초밥을 먹었다.
대충 청소와 정리를 해주고,
난 그곳을 빠져 나와야 했다.
원고 넘긴 뒤
영화관 가기로 하는 약속을 남긴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