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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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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퍽 맞선보다


BY myheart 2000-08-25


저퍽의 활약상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안다. 왜냐? 그야

아줌마는 못말려를 1 편부터 봤으니까 알지....그치만

저퍽은 단 한번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특이한 외모때문

에 모든 사람의 뇌리에 깊이 박혀있는 것이다. 저퍽에 관해

궁금한 사람은...그러니까...음....에구에구..몇편인지 잘

모르겠네...그러니까..1편부터 다 읽어보믄 어딘가에 저퍽

의 멋쥔 모습이 나오게 되어있다....독자들이 약간 열받은

얼굴이구만...-_-;;;;;;;;; 그치만 진짜 저퍽이 몇편에 나

왔는지 정확히 생각이 안나서 그러는거다. 다른 뜻은 없다.

정말없다...뤼알리....(내가 그딴거 다 기억하면 프로지..)

글타...난 날라리 작가일 뿐이다...그래도 내 소설에 대한

애착은 무쟈게 깊다. 그러니까 오늘도 열씨미 쓰고있지....


- 저퍽 맞선보다 -


내동생 저퍽은 제빵사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너무 진부한

표현이라구? 참나..요즘 사람들은 왜이리 요구사항이 많냐)

그럼..다시...고양이가 졸면서 흘리는 침만큼이나 비가 찔

끔찔끔 오는 날이나 개들이 싸우며 날리는 털만큼이나 눈이

오는둥 마는둥 하는날에도 저퍽은 열씨미 빵을 만든다.그래

도 요즘은 마지막 과정으로 크림을 바르는 아주 예술의 단

계를 하고 있지만, 저퍽이 처음 제빵 세계에 입문했을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 나는 저퍽이 매일 우아하

게 빵에 크림 바르고 꽃 꽂구 그러는거 하는줄 알았는데, 알

고보니 맨날 밀가루 부대 나르고 빵굽고 난 철판 닦고 그런

일을 묵묵히 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때 난 저퍽이

갑자기 존경스러워져서 약 15 초간 묵념비슷한 것을 했다.

(사실 땅에 떨어진 50 원짜리를 줏어말어 고민하고 있는 것

을 저퍽이 혼자 그렇게 오해한 것이다..크크...)


여하튼 우람한 등치에 걸맞지 않은 애기같은 목소리에 천하

에 겁많기로 유명한 저퍽에 관한 일화는 밤을 새서 이야기

해도 모자랄 정도이다. 저퍽은 친구들이 야구를 할때 밀가

루 반죽으로 인형을 만들며 놀았고, 친구들이 태권도를 배

울때 꽃꽂이를 배우며 미적 감각을 키운 그런 아해였다.

어쩌다 집에 쥐가 들어오면 비명을 지르며 무단가출을 해서

그 쥐를 잡았다는 확실한 증명(반드시 사진증빙을 요했다.

즘말 독한 넘이다..그 면에서는)이 있어야만 집에 복귀하는

넘이었고, 밤에 방에서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나면 울면서

온 식구를 다 깨우는 넘이었다. 그러니 여자친구를 사귀다

가도 사소한 사건으로 번번히 실연의 상처를 맛보아야했고,

한동안 독신으로 사네 어쩌네 운운하더니만...요즘은 유난

히 쓸쓸해 했다. 동네 아줌마들이 참한 아가씨들 사진을 가

져와 중매좀 서주려고 하면, 뭔 놈이 주제파악은 못하고 눈

이 그리 높은지...몸매는 반드시 김훼수 정도 되어야하고..

눈은 심운하, 코는 고소혀, 입은 김현쥬 정도를 원하니 그

누가 감히 저퍽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리요...


저퍽을 한번 본 뻥녀가 자기 사촌동생을 소개시켜준다고 하

여 우리는 중매장이가 되기로 했다. 유아교육학과를 나와서

유치원 교사를 하고 있다는 뻥녀의 소개를 듣고 또 혹시...

뻥이 아닐까하고 의심도 약간은 했지만, 지금 그런거 가릴

때가 아니니...일단 약속을 해버린 것이다. 여자앞에 서면

일단 긴장하는 저퍽때문에 나는 며칠동안 준비훈련을 시켜

야했다. 지하철역에서 "나는 장가갈 수 있다"를 50번 외치

게도 했고,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에 대한 책도 3

권이나 사주었다 ( 서점에서 안샀다. 인또 빠쿠에서 샀다

그것도 저퍽의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로...무쉭한 녀석

비밀번호를 자기 핸드폰 뒷번호 네자리로 하다니...)


암튼, 뻥녀와 나는 정확한 시간에 약속한 카페로 갔다. 간만

에 말끔히 차려입고 나온 저퍽을 보니...이게 내동생 마자 ?

할 정도로 멋있어 보였다. 우리 셋이 앉아 냉수를 죽이고 있을

때 귀여운 아가씨 한명이 들어왔다. 난 설마 저 아가씨는

아니겠지 하고 쳐다봤다. 왜냐면 뻥녀의 말에 대해 별로 기

대를 안했기 때문이었다. 저퍽의 애기같은 목소리때문에 난

가능한 저퍽에게 말대신 행동과 미소로 분위기를 이끌라고

했다. 인사를 시키고 나서 저퍽의 표정을 보니 어마나 어마

나 이눔이 좋아서 찢어지려는 입에 잔뜩 힘을 주고 참는 것

이 아닌다...넘의 코가 얼마나 벌름거리는지만봐도 알만하다.

그래..이쁜 동생아..지발이다..지발...성공해서 장가가라...


중매란게 다 그런거 아닌가..우리는 엄청시리 그 자리에 뻐

튕기고 앉아 둘의 사이를 엮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

만 억지로 참고 먼저 나왔버렸다. 오늘은 왠지 모든일이 잘

풀릴것만 같은 기분...난 기분이 너무 좋아 집에 오는길에

뻥녀에게 껌도 사주구...행복한 저퍽의 결혼 모습을 상상하

고 그랬다. 그런데 그렇게되면 나와 뻥녀는 몇촌관계가 되는

것이지? 우리는 갑자기 그런 어려운 과제에 당면하자 머리가

땡겨서 기냥 그 이상은 앞으로 생각하지 말고 살기로 했다.


집에 온지 두시간지났지만, 저퍽의 핸드폰은 계속 꺼져있었

다. 음...즘말 오늘 이눔이 잘되고 있나부다.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혹시나 저퍽이 자진으로 보고전화를 하지나 않을까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드뎌...우리집 전화기가 띠 띠띠띠띠띠띠 띠 띠띠띠띠띠띠

울렸다 (그렇다. 전에도 얘기했다시피 우리집 전화벨은 테

크노벨이다...샘나면 사라...카드루..나같은 방법으루...)

글구 난 전화기 저편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뻥녀의

소리를 장장 7분30초가량 듣고 있어야했다. 저퍽과 그녀가

만났던 그 까페에 바퀴벌레가 나타나는 바람에 당황한 저퍽

은 기냥 구둣발로 테이블위에 올라갔고, 더군다나 태권도가

취미인 그녀가 손톱으로 바퀴벌레를 찔러 죽이자 충격으로 테

이블에서 떨어져 발목을 뻐어 119 구급차에 실려갔다는 것이

다. 그렇게 연약한 남자에게 어떻게 자기 사촌동생을 시집보

내냐고 소리소리 지르는 뻥녀를 거의 달래고 있을무렵 띵똥

띵똥 소리와 함께 절뚝거리는 저퍽이 들어왔다. 도대체 이

눔을 어떻게 해야할까여? 여러분이 대장이라믄 어떻게 하실

건가여? 그럼...그담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슴돠.......

꾸벅.....(이런 소설 넘 멋있지 않나요? 독자의 상상에 맡

기고 그러는거...)


헉...아무도 없네..열받아서 독자들 다 가버렸네...


흑흑흑....흑흑흑...담엔 정말 재밌게 쓰겠슴돠..뤼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