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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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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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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BY myheart 2000-05-29


- 의심편 -


"야 대장, 너 이런말 하면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왜? 괜찮아 말해 말해...."

"너 화내면 안돼? "

"그래...그래...얼렁 얘기해 봐..."

"사실 네 남편 요즘 바람난 것 같지 않니? "

아아니....이 무슨 피자위에 삼겹살 떨어지는 소리란 말

인가? 난....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지기 시작했다....


어디서 많이 봤던 글이 아니던가? 맞다. 요즘 티비 드라마

를 보면 알수가 있듯이 전편과 줄거리를 스므스하게 이어

가게 하고 또 보는 사람을 위해 싸비스 차원에서 지난편의 마

지막장면과 오늘 시작하는 장면을 이어버리는 것이다. 역쉬

난 남이 무엇을 하든 따라하기엔 천재다....흐흐흐.....

아니다, 난 지금 흐흐흐하고 웃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팔뚝이 FVI 에서 나온 사람같은 표정으로 내남편이 요즘

수상하다고 말했기때문에 지금 내맘은 무척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FVI 가 아니고 FBI 라고? 헉..........

지금 그런거 가지고 시비걸지 마라. 당신도 내 상황되어봐.

팔뚝의 말에 의하면 내남편이 며칠전 그곳에 커트를 하러

왔다가 그냥 심심풀이라고 하면서 "애인과의 애정운 체크"

뭐 이런걸 열심히 하고 있더란다. 그것도 계산기까지 옆에

놓고 열심히 점수 확인하고 그러면서. 그리고 여자들은 어

떤 프로포즈를 가장 좋아하느냐 뭐 이딴거까지 물었다고한다.



그래서 난 요즘 남편의 행동거지를 다시 천천히 머릿속에 슬

로비됴를 하고 있는 중이다.


맞아 맞아, 남편은 요즘 뭔가 냄새가 났다. 남편에게는 평

소에도 늘 냄새가 나긴했다. 그 인간이 워낙 발을 잘 안씻

기때문에 우리집에는 최첨단 공기청정기가 설치되어 있다.

내 친구들의 말대로 우리집엔 냉장고 없이는 살 수 있을지

몰라도 공기청정기 없이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 남

편이 풍기는 냄새는 발꼬랑내와는 본질적으로 차원이 틀린

뭔가 다른 세계에서 풍겨나오는 그런 냄새였다. 그 증거로

다음을 들 수 있다. 지금 웃을때가 아니다. 당신의 남편도

여기에 해당될 지 모른다는 사실을....


1. 아침에 면도하면서 콧노래를 부른다

(맞아맞아 그 인간은 나와 같은 음치이기 때문에 노래방

앞에만 가도 일시 호흡곤란과 안면근육이 심히 떨리는

그런 인간인데...콧노래를 부르다니.....음.....)


2. 갑자기 옷에 신경을 쓴다

(맞아맞아 전에는 지발 벗으라고 내가 울면서 애원해도

안벗고 와이셔츠를 일주일씩 입고 버티던 그가 요즘은

매일 갈아입으면서 투덜거린다)


3. 나랑 있을때 핸드폰이 울리면 놀란다

(맞아맞아 요즘은 핸드폰이 울리면 화장실에서 아침에 짚고

넘어가는 일(일명 응가)를 하다가도 기냥 튀어나온다.

또 내가 대신 핸드폰을 받으면 항상 상대방이 끊는다.

그걸 얘기하면 어떤 미친노므 새키가 그러는지 잡히기

만 하면 쥑인다고 오히려 승질낸다)


4. 여자들이 무슨 선물을 좋아하는지 관심이 많다

(맞아맞아 나보러 만약에 꽃다발을 받으면 무슨 꽃을

받고 싶은지 말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난 장미 백송

이라고 말해놓고 혹시 그 인간이 머리가 순간적으로라

도 돌거나 뭐 그런 사태가 생겨서 장미 백송이 사올까

봐 대형꽃병까지 사다놓고 며칠을 기다렸는데 사오기는

켜녕 그 이후로는 묻지도 않았다...흑흑흑....이 순간

에 내가 잠깐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 그 대형꽃병에는

마침 우리집에 조그만 항아리가 없어서 지금 절여놓은

오이지가 가득 담겨있다...흑흑흑...)


5. 야근이라며 매일 늦게 퇴근한다.

(맞아맞아 내가 전에 남편이 핸드폰을 안 받길래 회사

에 전화했더니 다른 남자 직원이 받아서 오히려 나한

테 열받은 목소리로 그랬다. 낮에도 없어지면 사우나에

가서 찾아오는데 그런 인간이 야근을 하겠느냐고...)


6. 피곤하다며 밤에 그냥 잔다 (가장 치명적인 의심사유)

(맞아맞아 남편은 요즘 눕기만하면 그냥 골아떨어진다.

이 아리따운 아내를 두고 (난 지금 얼굴을 계속 긁고

있다. 낯이 간지럽기 때문에) 어떻게 어떻게 그냥 잘

수가 있단 말이냐.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번은

해야지....안그래? 이 닦는거 말야....


음.....여러가지 상황을 체크하였을쯔그.....남편은 지금 바

람이 난게 틀림없다. 아....하늘이 노랗게 보이면서 난 지금

남편의 회사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아무래도 오늘의 나의 패

션은 미행패션이다. 챙 넓은 모자와 왕잠자리 썬글래씨즈(영

어 시간에 안 배웠는가? 선글라스는 안된다. 안경알이 두개

이므로 복수형 어미를 붙여서 썬글래씨즈라고 해야한다. )

여그까지는 좋았는데 급히 나오느라 손에는 핸드백대신 우리

애 보조가방이 들려있고, 내가 즐겨입는 찢어진 청바지가 빨

래통에 들어가 있어서 시오마니의 몸빼바지에 티셔츠는 반짝

이가 들어간 냉장고티셔츠 그리고 신발은 오른쪽과 왼쪽이 틀

린 짝짝이 슬리퍼....웃지마라. 당신도 이런 상황 닥쳐봐....


음......나를 보고 웃는 사람들이 보여도 오늘은 그딴거 신

경 쓸때가 아니다. 이 시대의 패션리더를 자처하는 나도 오

늘은 패션보다 더 급한 "추척 그인간"을 찍어야하기 때문이다.

옆집에서 빌려온 카메라를 들고...그래...난 오늘 현장을 반

드시 찍어버리리라....찰크닥 찰크닥.....


6시가 되니 남편이 다니는 회사건물에서 남자들이 우르르 몰

려나온다. 술한잔 하고 가라는 동료들이 유혹도 뿌리친채 남

편은 집과 정반대 방향으로 열심히 뛰어가는 게 아닌가? 시계

를 계속 보면서.....나도 질세라 열심히 뛰어서 쫓아간다.

그러자 남편은 왠 꽃가게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것이었다.....


저벅저벅저벅....작가 myheart 등장....항간에 지 소설이 나

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악성루머가 돌고 있는데....그건 절대

아니여여...픽션...이것은 정말루 정말루 소설이여여....오해

하심 안되여....자꾸 오해하심...-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