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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우울증을 앓는 20대 여성의 조력 자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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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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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myheart 2000-05-24

나에 대한 근거없는 소문

1. 짝궁뎅이다 (봤냐? 봤어?)

2. 코를 아주 심하게 곤다 (사실 조금 곤다..뤼알리)

3. 하나도 안고친 얼굴이다 (내가 쳐들인 돈이 얼만데....)


- 미용실 편 -


흑흑흑....왜 이동네 녀자들은 나만 미워하는거야.....

흑흑흑....남편한테 신용카드 뺏긴것도 억울한데......

흑흑흑....지갑에 만원밖에 없다.

흑흑흑....이걸로 일주일 버텨야한다.

흑흑흑....계산기로 7로 나누니 1,428 원이다...

흑흑흑....아...너모 너모 슬프다....


혼자 슈퍼에 구경간다. 오늘은 바구니 안가지고 돈다.

오늘은 그냥 아이쇼핑만 할거다. 아참...이럴때도 잘못

된 영어를 쓰면 안된다. 아이쇼핑은 콩글리시므로......

다시...오늘은 그냥 윈도우 쇼핑만 할거다.....


오늘따라 우 동네 수퍼엔 왜이리 새물건도 많이 들어왔나.

"자, 싱싱한 꽃게가 세일이요.."

"딸기가 한팩에 3000 원...선착순 10 명만.."


아아...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딸기도 오늘은 못산다.

왜냐? 난 오늘 1,428 원 이상의 돈을 쓰지 않기로 나

자신과 약속을 하였기 때문에....

아아...자꾸만 수퍼에서 구경만 하니까...눈치가 보인다.

나쁜 인간들...내가 여기서 물쓰듯이 펑펑 쓸때는 온갖

아부 다 떨고서....

흑흑흑...속상해서 밖으로 나온다....

어? 저기 전에 안경점이었던 데가 언제 미용실로 바뀌었지?

"여러분의 헤어패션 책임져 드립니다"

"오픈 행사로 금일만 무료로 귀 뚫어드림"


겉에 붙여놓은 거만 읽고 있는데 갑자기 주인이 나타난다.

"안녕하세요? 잠깐 들어오셔서 시원한거라도 한잔 드시고

가셔요."

"아...네...저는 사실 단골 미용실이 있거든요..."

(내가 왜 묻지도 않는 말에 대답하고 난리야? )

"아...당연히 있으시겠죠..보기에도 멋쟁이신데..."


아아...웬지 이 여자는 나와 함께 이시대의 패션리더로서

살아갈 공감대가 느껴지는 여자다...

"네...그럼....뭐...잠깐만...."


들어가서도 난 또 오늘 나와의 약속을 다짐한다.

절대로 절대로 오늘은 1,428 원 이상을 쓰면 안돼...

"저기요..잠깐만 계산기 좀 빌려주실래요? "

"네....여기..."

난 열심히 계산을 한다.

그래...이제부턴 아끼며 살아야 돼.....

1,428 원 x 365 = 521,220 원

그래...하루에 이렇게만 절약을 해도 오십만원이 넘는구나.

그래...앞으론 이렇게 살아야지...

시원한 환타를 마시고...에어콘 바람을 쐬고.....

아...내 맘을 내가 이렇게 다스릴 수 있다니...

아...난 오늘 마치 진리를 깨달은 것 같다....

"저기요...오신김에 귀나 뚫어드릴께요."

"네? 아니요..괜찮아요..."

난 지갑을 꽉 쥔다...돈 만원이 들어있는 지갑을...

"오늘 오픈 기념으로 그냥 해드리는 거에요."

"괜찮아요."

내가 요즘 그런거에 한두번 속을줄 아냐?

"자...이리 오세요...자..."

"나중에 딴소리 하심 몰라요."

"하하..그럼 제가 이 동네에서 앞으로 미용실 못하죠."

맞아...그래...이 사람은 오늘 오픈했는데...설마 거짓

말 같은거 못하겠지...그럼..어디...기분도 우울한데...

귀나 확 뚫어버려?


자, 눈을 감으세요...

그래도 궁금해서 살짝 눈을 떠본다.

그런데 이 여자의 얼굴이 벌건게..코는 벌름벌름.....

왠지 불안하다...

"저...귀 많이 뚫어보셨죠? "

"그..그 그럼요..."

"혹시 제 귀로 연습하심 안돼요.."

"그..그..그럼요..당근이죠..."

그런데 왜 당근이죠 하는 목소리가 떨리지?

엉.....총든 손도 수전증 걸린사람마냥 떨고 있네...


퍼걱.....

"아니...이게 왠일이야...이 총이...."

"왜요? 왜요?"

"나도 몰라요..이 총의 방아쇠가 안펴지네..."

"엄마...난 몰라...."

정말이었다. 그 총은 고장난 총이었다.

그 여자는 벌벌 떠는 손으로 내 귀에 달라붙어있는

총을 쥐고 울고 있었고...난 앉아서 울고 있었다...

다행히 우리의 울음소리를 듣고 옆집 복덕방에서 대신

119에 전화를 해 주었다....


에앵...에앵....곧 이어 119 에서 출동했고..........

흑....난 이 말을 들어야했다....

"아니...이 아줌마...그 에어로빅 아줌마 아냐?"


흑흑흑...난 지금 세시간만에 뚫린 한쪽 귀를 붙잡고

울고 있다. 흑흑흑...어떻게하나...그 여자가 총 새걸루

샀다고 내일 와서 나머지 한쪽 뚫으라고 하는데.....


흑흑흑....그래도 난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내 지갑엔 돈 만원이 고스란히 있다....

아유...구여운 것......만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