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구수하던 현미밥이 갑자기 쓰다.
그냥 쓴 것이 아니라 무척 쓰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열무김치를 버무렸다.
것도 오지게 씁쓸하다.
영감의 젓가락이 바쁘게 들락거리기에
장어구이를 집어 와 보았다. 것도 쓰다.
모양 낸 물김치도 쓰기에, 에~라.
설탕을 푹 떠서 설설 뿌려 보았다.
워낙이 알아주는 음식솜씨라서
칭찬을 듣는 예는 흔치 않지만
그래도 근래의 쓴맛은 별고로세
병이 나려나? 도쿄의 어느 해변에서 손주를 업고 영감과 데이트 중.
아이가 잠이 들었는지 영감이 아이에게 씌웠던 코트를 살짝 열어서 염탐중인데,
늙은 내외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ㅎㅎㅎ.
지금 보아도 재밌는 연출이라고 오해를 부르겠군요 ㅋㅋㅋ.
내 등에 업혔던 손주가 시방 중학교 2학년이니, 오래 된 추억 맞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