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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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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명절도 지나고


BY 만석 2024-02-10

아랫층 큰며느님에게 전화를 하니 받지를 않는다. 아랫 동서도 건재한데 나만 힘이 들게 생겼다고 화가 났을까. 그래서 아들과 다투기라도 했나? 그들은 절대로 다투는 일이 없는 걸로 아는데 이젠 40줄에 들어서니 다투기도 하는 것이야?  정~ 힘이 들면 내가 도와준다고 해?
전화를 받아야 아양을 떨며 말이라도 해보지 않겠는가. 시어미가 도와준다고 도움이 될까만은.
글을 자주 쓰던 버릇일까. 나는 알지도 못하는 일을 주제로 소설을 자주 쓴다. 용케도 들어맞는 것보다 허무맹랑한 이야기거리기는 하지만, 오늘도 나는 쌍심지를 그리며 소설을 썼다.

막내딸아이가 오늘은 친정엘 미리 다녀가고 시댁엔 내일 내려가겠다고 한다 .아직 지진 것도 볶은 것도 아무 것도 없으니 어쩐다?! 내 딸아이야 밥에 물 말아서 먹어라 해도 흉이 되지 않겠지만, 내 사위는 아직도 손님이라지 않던가. 백년손님 말이지. 워낙 가슴이 넓은 사람이라서 스스로 손님대접을 받으려고는 않지만, 내가 그리 보내고 싶지가 않다는 말씀이야. 내게 어떤 사위인데 말이지. 저도 내게 사랑을 받게, 눈에 설지 않게 잘 하지 않던가.
'시댁 먼저 다녀서 오면 진수성찬은 아니어도, 이리 난감하지는 않을 것인데.'
고심을 하다가 우선 단골 정육점으로 내달았다.

손재주 없는 알량한 장모의 최고의 대접은 고기지. 다행히 고기를 좋아하는 내외니까.
"최고로 좋은 부위로 구어 먹을 고기 좀 두어 근 주셔. 아주 좋은 것으로. 진짜로 좋은 걸로."
"사위가 오시는가요? 최고로 좋은 부위 찾으시는 걸 보니."
딸이 좋아하는 오징어무침을 하려고 어물전에서도 최고로 좋은 넘을 읊었다.  명절 대목을 앞 두어서 물이 좋다. 이것 저것 배달을 시키고 없는 재주를 동원해서 기를 썼겠다?!
'이만하면 내 딸 흠 잡히지는 않겠쟈?'

점심을 먹고는, 나는 조심스럽게 염탐을 하며 딸아이에게 말을 건낸다. 이런 날은 두둑한 봉투도 값진 선물도 부담스럽긴 하다.
"차가 없으니까 오늘 같은 날은 참...." 영감의 운전실력이 미덤지 못하여 차를 없앴더니 아쉽다.
"왜요? 어디 가시게요? 아, 할아버지한테요?"
딸아이는 어찌 저리 영특도 할까. 분명히 제 어미를 닮은 게 틀림없어 ㅎ~.
"응. 오늘 내일이 아니어도 괜찮아. 아빠가 할아버지 뵈러 가고 싶으시겠지?"
"아, 그럼 지금 가시지요. 여보. 그게 좋지 않을까?"  그 딸에 그 사위다. 참 잘 맞는 부부다.

우리 부부는 사위에게서 푸짐한 저녁까지 얻어먹고, 시부모님을 모신 공원묘지를 수월하게 다녀왔다. 일본의 막내아들은 참석을 못했고, 아랫층 세 식구와 우리 부부만의 차례를 지냈다. 공원묘지를 다녀온 뒤, 큰 숙제를 내려놓은 것 같아서 마음이 한결 가볍다. 다른 명절에는 잘 생긴 넘 곱게 생긴 넘을 골라서, 딸의 보따리에 들려서 보내야 했다. 혹시 사돈댁이 살펴볼라 싶어서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았지만, 오늘은 딸도 미리 다녀간 뒤라서 장만한 음식들을 아낌없이 아랫층으로 공수했다. 일은 내 큰 며느님이 혼자 다 했는데, 나는 염치도 없이 왜 이리 힘이 들꼬. 
며느님 아드님. 올해도 수고했어~^^ 막내아들이 참석을 못해, 섭섭해서 사진이라도...^^

휴 명절은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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