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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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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마음으로 단장하고 복된 새해 맞으세요


BY 만석 2023-12-28

손목과 엄지손가락의 중간에 동그란 파스를 붙였더니, 막내딸아이가 그 큰 눈을 더 동그랗게하고는 허리를 굽혀서 들여다본다. 에구~. 내일이나 붙일 걸. 공연한 걱정을 시키네.
'' 아프세요? 왜 거기가 아프세요?"
"글쎄다. 어제 수건 두어 개 부벼 빨았더니.... 좀 쉬면 낫겠지."

"왜 손빨래를 하셔요. 세탁기에 돌려요."
"빨래가 많은 것도 아니고 매일 나오는 수건 두어 개를 모아 놓을 수도 없고.... "
"엄마. 한 이삼일씩 모았다가 세탁기 돌리세요."
"젖은 수건을 모아 놓으면 냄새가 나지. 그래서 매일 빨게 된다."

"엄마. 미니 세탁기 하나 사 드릴까요?"
''놓을 데도 맛땅치 않아."
"아주 조그만해서 요기 놓으면 되겠네요." 세탁기 옆의 빈 공간을 가리킨다.
"아구. 쓸 데 없는 소리. 싫다 싫어. 이젠 살림살이 불리는 것도 귀찮아."

그러고보니 매일 아침이면 손빨래를 하게 되더라는 말이지.
매일 나오는 젖은 수건을 모아 놓기도 찝찝하고.... 결국 손빨래를 하게 되더라는 말씀이야. 양말이라도 나오는 날은 수건과 양말을 같이 돌리기가 싫어서, 또 손빨래를 하게 되더라는 말이지. 그러고보니 내가 아침마다 손빨레를 해야하는 이유는 당연하다.

나는 로봇청소기로 걸레질을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구석은 용케도 알아차리고 돌아서는 게 마땅치 않더라는 말이지.  무릎이 아프면 엉덩이를 붙이고라도 내 손으로 박박 물질러야 성에 찬다. 그러니 걸레도 손으로 부벼서 빨 수 밖에. 로봇청소기를 앉혀놓고 왜 사서 고생이냐고 영감은 못마땅해서 한소리씩 하지만, 그래야 직성이 풀리니 나도 참 못된 성질을 가졌다.

어느 날 힘이 너무 들어서 나도 꾀가 나더라는 말씀이야. 젖은 수건을 햇볕에 말리자는 생각이 든 게다. 사흘씩 젖은 수건을 빨랫줄에 널어서 말린다는 말이지. 사흘을 지내면 다른 빨래거리도 생기고 괜찮은 생각이다. 그러니까 세탁기는 일주일에 두 번 돌리면 족하다. 그러는 사이에 손등의 통증도 가라앉고 이젠 행주 정도는 짤 수가 있다.

년말이 며칠 남지 않았으니 내일은 대대적으로 세탁기 돌리기를 해야겠다. 빨래거리를 두고 해를 묶히고 싶지는 않다는 말씀이야. 다음 날엔 가을이(강아지)도 목욕을 시켜서 새해를 맞게 해야지.  아, 계단 청소한 지도 며칠 됐는데, 날씨가 오늘만큼만 푹했으면 좋겠다. 계단청소까지 끝내면 나도 목욕제게 하고 새 마음으로 단장하고 새해를 맞이해야겠다^^
새해 맞을 준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