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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의 길(카페에서)


BY 가을단풍 2023-08-11

사람의 팔자는 정말 알수없는 일이다.
내가 어쩌다가 상담사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생각하면 할수록 보통일은 아니다.
드디어 남편이 퇴직을 했다.
아이가 태어나서 3년동안 부모로부터 초기애착이 잘 형성되어야하며
결혼해서 3년간 결혼 초기애착도중요하다.
어린시절 초기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으면 어린시절은 물론이려니와 삶 전체에 고난을 겪게
된다.
그리고 결혼 초 즉, 신혼시절도 역시 결혼 초기애착이 중요하다.
이때 부부의 믿음과 사랑 그리고 시부모와 초기 애착이 형성되지 않으면 결혼 초기부터
불행을 겪게 되어 일생 동안 불신과 불화로 살아가게 된다.
이는 퇴직 이후 3년간의 초기애착도 어린시절 초기애착이나 결혼직후 초기애착과 다름없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편은 퇴직을 하면서 굶어 죽을 것 같은가 보다.
퇴직 자금을 몽땅 자기 앞으로 긁어 모으려 했다.
얼마간은 다툼이 있었다.
믿었던 남편이 나를 벌거숭이로 만드는 것 같은 실망감이 앞섰으며 아직 아이들이 안정되게
독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분노도 일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 아빠 어린시절을 생각하며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는 어린시절 경제적 압박을 많이 견뎌야 했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소설의 주인공처럼 시부모님께서는 재 개발되는 판자촌을 정리하고 천막을 치고 노량진 변두리에 땅을 사서 집을 짓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그때 위경련이 심했던 시어머니는 위 출혈로 피를 꿀떡 꿀떡 토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그리고 시아버님이 경제력이 부족하여 늘 가정 경제에 시달렸다.
애들아빠는 직장에 다니는 동안에는 나에게 한번도 경제적 어려움을 주지 않았다.
내가 아껴쓰느라 궁색하게 살긴 했어도 아이들 등록금 걱정을 한번도 하지 않았으며, 어떤
경우에도 도둑질을 해서라도 마누라는 궁핍하게 살지 않게 한다는 지론으로 살았었다.
그런데 그도 사람인가보다.
퇴직을하고 나니 불안한가 보다.
오늘은 카페에서 그동안 쓰지 않던 가계부를 써서 목록별로 기록했다.
모든 경제권을 애들아빠에게 주기로 결심 했다.
나 혼자 몸둥이 사는것 쯤이야 어떻게하면 못 살까.
요즘들어 조금씩 소득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출근을하면서 마음을 내려 놓는다.
사람은 돈을 쫒아가면, 특히 나이들어 인색하게 행동하면 더 비참해진다.
그냥 마음 하나 내려놓고 나에게 상담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과 인연이 되어 같이 살면 된다.
조금 어려움이 있다면 시간을 내마음 대로 쓸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어려움에 처해있는 내담자가 생기게되면 시간 맞추어 딱 딱 상담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남의 인생에 도움을 주기로 작정한 이상 내 의지만으로는 살수 없다.
여행이 자유롭지 않으며,내 맘대로 쏘다닐 수 없지만
그냥 늦게 공부해서 늦게 상담사가 되었는데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안달 안달하고 싸우
고 박치면서 나를 고집하랴.
아휴~ 그래도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질수 있어서 다행이다.
남편 니가 벌은 돈 니가 다 가져라.
마음을 정하고 나니 홀가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