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0일-봄처럼 부지런해라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니,
문득 코끝을 간질이는 히아신스 꽃향기.
지난가을 알뿌리 몇 개 물병 위에 얹어놓았더니,
어느새 보라 분홍 노랑 하얀 꽃 우르르 피었다.
미소년 히아킨토스의 피가 땅에 스며들어 핀 꽃.
슬픔과 추억의 꽃.
눈물 속에서 피어난 꽃.
그래서 더욱 그윽하고 은은한 향기.
그렇다.
슬픔과 고통의 매장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온몸에서 새록새록 향기가 난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나들이 계절.
‘뉘와 함께 떠나 볼까’ 선남선녀,
꽃놀이 생각에 가슴이 뛴다.
모처럼 주말에 서울 광화문 스타벅스 커피점 3층 창가에 앉았다.
북 카페 같다.
통유리를 통해 마주 보이는 광화문 교보빌딩 외벽에는
상큼한 녹색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봄처럼 부지런해라.’
봄은 무너진 새해 계획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한 해의 ‘세컨드 찬스’.
느슨해진 자기계발에 부지런한 격려의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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