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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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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부모님제사


BY 그대향기 2021-11-02


11월 5일
친정부모님제사가 있는 날이다.
따로 있던 날들을 한날에 지내기로 한지 3년째.
아버지는 워낙에 일찍 돌아가셨고 그 때는 우리 아이들도 어리고
내 일이 너무 바빠서 제사에 자주 가지 못했다.
낮에 힘들게 일하고 저녁에 먼 거리까지 차로 왕복하자니 너무 힘이 들었다.
엄마 돌아가시고 첫 제사만 참석했고 그 다음부터는 참석을 자제했다.

거리가 멀어서  제사에  가게되면 자고 와야했고
올케도 일하러 가는 사람인데 아침 일찍 시누이부부 밥 차려주는 것도 번거로워 보였다.
나이 든 시누이가 손님으로 있는게 뭐가 반가울까 싶어 안 가게 되었다.
집에서 전업주부로 있는 것도 아니고 일하러 가기 전에 밥까지 차려주고 가자면
번거롭고  반찬 신경 쓸 일 만든다 싶었다.
엄마 살아 계실 때 같으면 엄마 핑계로 친정에 가끔은 갔는데 지금은 뭐....

이번에도 안 갈 계산으로 감농장에 들러서 제일 좋은 단감으로 한박스 보냈다.
엄마가 좋아하셨던 감이라 해마다 보냈다.
감 잘 받았다고 오빠한테서 문자가 왔다.
감이 아주 좋다며 잘 먹겠다고.
그러면서 코스모스씨앗을 많이 받아놨는데 부칠까? 한다.
올해도 내가 못 올 것 같아서.

남편한테 11월 5일이 친정부모님제산데 어쩔까 했더니 다녀오지 그런다.
낮에 울산까지 왕복운전을 하고 오는 사람인데
또 두시간을 야간 운전시키는게 좀 그렇다.
수술을 하고 많이 호전되기는 했어도 아직은 여러가지로 불편한 사람이다.
배변상태도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일단은 씨앗을 오빠 집에 두라고 해 놓고 11월 5일 금요일 오후까지 기다려 보고 결정을 해야겠다.

제사 때가 아니면 친정식구들 만나기도 어렵지만
우선은 남편의 건강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제사 중에 일이 생기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언제 어떻게 일이 터질지 본인도 모르는 일인데....
돌아가신 엄마도 하나뿐인 사위의 건강상태가 어떤지 잘 아실테지.....
그렇게 사랑하던 외동딸을 불러주지도 못하고 가신 우리 엄마.
손 한번 잡아 주지도 못하고 눈 한번 마주 치지도 못하고 가신 엄마.

오빠는 와 줬으면 하는 눈친데 조만간 우리 아들 결혼식도 있고
그 때 만나기로 하고  남편이 장거리 야간운전은 안 했으면 좋겠다.
퇴근을 하고 바로 출발해서 올라가야 제사 시간을 맞출건데
첫제사도 아니고 오면 왔냐고 가면 가냐고 반겨줄 엄마도 없는데
무리해서 가야할까 싶다.
건강이 좋을 때도 못 간 친정부모님 제사를 굳이.....
친정도 이제는 엄마가 없으니 시들하다.

올케는 우리가 가면 여러가지로 신경을 많이 쓰는게 보인다.
식사도 그렇고 챙겨주는 것도 그렇고.
오빠가 유독 우리 가족들을 잘 챙기는 것도 있다.
다른 가족들은 다 경주에 모여살지만 우리만 멀리 산다.
엄마 살아 계실 때는 명절마다 갔지만 엄마 돌아가시고는 명절 때도
올케 친정에  일찍 가라고 안 가겠다고 했다.
우리가 안 가니 두루두루 편하다.

내가 가면 오빠 흉을 한바가지씩 보는 올케지만
시누이입장이 아니라 같은 여자 입장에서 다 받아준다.
때로는 친구같은 시누이가 되어 주기도 한다.
시집와서 우리부모님들 돌아가실 때까지 모시고 산 올케
더러는 서운할 때도 있었지만 일체 내색 안하고 다 잘 한다고
다 고맙다고 칭찬해 주고 챙겨주며 지금까지 좋은 시누이 올케사이다.
마지막까지 좋은 관계로 남을 수 있도록 서로 노력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