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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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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 뭐 해 드셨나요?


BY 봄비 2021-07-21

햇빛이 너무 강렬합니다.

오전과 오후, 햇살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워요.
예전집은 남항집이고 층이 낮아서 집안으로 직사광선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태양의 은은하고 노오란 기운만이 감돌았죠. 그래서 에어콘 없이도 시원한 여름을 보내곤 했습니다.
큰 나무의 평상 그늘막 같다. 낮에도 적당히 어둑해서 좋구나 하면서 살았는데 이사 와서는 햇볕이 성큼성큼 무례하게 잘도 들어오네요.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남동향집이라 오전에는 거실로, 오후에는 작은 방 창문으로 햇빛이 특유의 뜨겁고 나른하고 찬란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작은 방은 블라인드가 있어서 어찌어찌 방어가 되는데, 거실창은 햇빛이 이리 들어올 줄 모르고 커튼을 안 했어요. 겨울에 외풍막이용 두꺼운 커튼을 달 생각에 여름은 그냥 커튼 없이 지낼 요량이었죠.

저 놈의 햇빛을 어찌 좀 해야할 것 같아 궁리를  했습니다.
여리여리한 얆은 막 커튼이라도 인터넷으로 바로 주문??  
그러다 맘에 안 들면? 직접 보고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서 단지 앞에 있는 커튼집 방문??


결국은,

결혼 할 때  남편 예복을 맞춤으로 하려고 수입원단을 사 놓은 게 있었습니다.
20년이 넘은 원단이죠. 이사 하기 전 이것저것 물건들 정리할 때 이 원단은 팔리지도 않을 것 같아서 아예 매물로 내 놓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비싸게 산 원단 아까워서 버리지도 못하고 결국 새집까지 같이 오게 되었습니다.
이 원단을 이용해보자 싶어서 한 여섯 마 정도 되는 길이의 원단을 가위로 잘라서 커튼핀 꽂아서 커튼 봉에 매달린 고리에 착착 걸어서 걸쳐 놓았습니다. ㅎㅎㅎㅎ
사진으로 공개하긴 그렇지만 아, 제대로 암막커튼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불투명해서 답답하지도 않고 미세하게 햇빛이 비춰서 보입니다.  핀을 여유있는 간격으로 꽂아서 적당히 주름도 잡힙니다. 커튼집에서 비싼 돈 주고 한 거라고 말해도 어리버리한 사람은 속을 정도입니다. ㅎㅎ
 
영화 '올드보이' 주인공 이름이 왜 오대수인지 아시는 분은 아실겁니다.
오늘도, 대충, 수습하며 산다해서 오대수죠.
오늘도 대충 이렇게 햇빛 수습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거 한다고 땀을 삐질삐질 흘린 후,
노각무침해서 밥 비벼먹었습니다.
아주 꿀맛이네요!


오늘 점심 뭐 해 드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