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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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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


BY 그대향기 2021-01-31

춥다춥다하는데도 땅속 봄은 언 땅을 녹이고 있었나보다.
엊그제 내린 비로 땅은 아직도 얼어보이는데 
양지바른 곳에서는 파릇파릇 냉이가 보인다.
성질 급한 튤립은 파란 새순을 뾰족....
지난 가을에 심어 둔 시금치도 파랗게 돋아있다.

앞개울에는 아직도 얼음이 꽁꽁 얼어있던데
봄은 그 얼음판 밑에서 흐르고 있었나보다.
다락방에서 내려다 보이는 들판에는 마늘과 양파가 새 기운을 받아 푸르게 힘을 받고있다.
이제부터는 하루가 다르게 땅 속 알을 키우고 있겠구나...
농부들의 손길이 서서히 바빠지기도 하겠다.

급한 마음에 꽃시장에서 수선화 두 포트를 사 놓고는
마당에 심지는 못하고 거실 쟁반 위에 두고 있다.
한달은 족히 뒤에 내다 심어야 할 꽃인데 무슨 마음으로 샀을까?
아무것고 볼게 없는 빈 정원이 너무 스산하다.
깡마른   꽃대며 바짝 마른 잔디며 빈 연못까지.

며칠 전에는 빈 나뭇가지에다가 양철인형으로 된 키다리 홍학 두마리를 올려놨다.
철사로 그 긴 다리를 동여매고 자세를 잡아주니 제법 먼 길을 날아와서 쉬는 귀한 새 같다.
아직도 얼어 있는 연못 가에는 도자기로 된 커다란 달팽이 인형을 갖다놓았다.
덩치만 크고 아주 귀여운 달팽이
놀러 온 손녀들이 보고 빵 터진다.

몇 달 동안을 아무 꽃도 구경 못 하니 심심하다.
거실에 희미하게 피어있는 샤프란이나 제라늄만으로는 성이 안 찬다.
지긋지긋한 풀이지만 그 질긴 생명력을 뽑아내면서
흙냄새를 맡으며 진한 꽃향기를 맡고 싶다.
몸은 무지하게 바빠지겠지만 봄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