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올해도 사흘이 남았다.
사흘씩이나가 맞을까? 사흘밖에가 맞을까?
그 어느 해보다 정신없고 어렵게 보낸 한해라 지금 심정이 아주 묘하다.
연초부터 보이지도않고 들리지도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코로나19라는 무섭고 두려운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힘겨웠다.
자영업이다보니 손님들이 없으면 매출이 곤두박질이다.
공무원들이나 월급쟁이들은 그래도 낫다.
자영업은 사회적인 문제가 일어나면 즉각 매출에 큰 파장이 생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호황인 기업들도 있겠지만
많은 자영업자들이나 기업은 그렇지가 못하다.
우리나라에 처음 코로나가 들어왔을 때는
너무 두렵고 무서운 생각에 아예 석달 동안 가게 문을 닫았다.
냉장고 털어먹기로 버티자면서 시장도 마트도 거의 안 갔다.
내가 사는 곳에 확진자가 한명 생겼다는 말만으로도 두려웠다.
누가 확진자인지 그 사람이 어딜 다녔는지
온 신경을 군청에서 보내주는 문자에 고정시켰다.
그러구러 그 확진자는 병원으로 갔고 석달이 지났다.
다른 확진자가 없다는 소식에 가게문을 다시 열었다.
남편이 암 수술을 하고 회복기를 가지는 형편이라
언제 누가 우리가게를 다녀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확진자가 될지
모르는 형편에서 혹시라도 내가 확진자가 된다면 남편은 더 큰일이다.
면역력도 일반인들보다는 더 약할수 있어서다.
군청에서 보내주는 방역문자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개개인이 달리 알 도리도 없잖은가.
수도권에는 연일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에 아찔하다.
아들이 김포현장에서 근무하기 때문이다.
건축기사라 공사현장을 2~3년에 한번은 옮겨다녀야한다.
지난 봄에 대구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는 대구가 날마다 뉴스를 도배할 정도였다.
직장을 그만두라고 하기도 그렇고 신경이 많이 쓰인 현장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수도권에 확진자가 많다니 걱정이 된다.
지난 추석명절에도 집에 내려오지 못하게 했다.
장거리운전도 걱정이고 고속도로휴게소가 얼마나 안전할지 몰라서.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다.
개인안전을 최우선으로 스스로 챙기는 수 밖에.
가게 문은 열었지만 손님들이 오면 거리를 두고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군청에서 보내주는 안내문자가 정확하다면 이곳은 아직 청정지역이다.
확진자가 더 나왔다는 안내가 없다.
남편도 매일 울산까지 운전을 해야하지만
혼자 운전해서 갔다가 누구를 만나는 일은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 상황을 잘 견뎌내고 이기는 일이 지상 최고의 과제인듯하다.
2020년을 보내면서 아쉽고 또 안타깝다.
유능한 의료진도 많이 희생되었고 어이없는 희생자도 많았다.
하루속히 백신이 보급되고 더 이상의 희생자가 없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거리마다 네온사인이 다시 켜지고
재래시장이든 마트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하늘 길이 열리고 공항출입이 자유로워져서 공부든 여행이든
안전하게 다 하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소원한다.
2020년 일몰의 기도도 2021년 일출의 기도도 단 하나 뿐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기만을.
먼 훗날 역사학자들이 지금의 이 상황들을 기록하겠지
발병부터 확진 전염 그리고 희생자와 살아남은자들의 증언까지.
백신을 개발하고 이 힘겨운 상황을 잠재우려 낮과 밤을 헌납하며
연구에 전력질주하는 모든 분야의 사람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
병원의 폐기물처리를 담당하고 청소를 담당하는 종사자들
거리마다 넘쳐나는 배달음식물들의 쓰레기처리담당자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시는 모든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집집마다 무거운 택배상자를 배달해 주시는 택배기사님들 수고가 많습니다.
밝아오는 2021년에는
더 이상의 희생자도 변종바이러스도 없는
안전한 공기와 맑은 공기
사람답게 움직이고 운동할 수 있고 일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되기를
안심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행복한 사람들을 만나지기를
큰 욕심없이 소확행을 누리는 이웃들이 많아지기를
보고싶은 사람들은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일상이 되기를
아컴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의 가가호호에 건강이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듀~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