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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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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갑지 않은 방콕휴가의 기막힌 저녁약속


BY 나무동화 2020-07-29

뭔비가 하루종일 내리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로 싫지는 않다
                             달갑지 않은 방콕휴가의.. 
휴가라고 시작은 됐는데 딱히 갈데도 없고 그렇다고 주머니가 여유빵빵해서 팬션 뭐 이런 멋진걸 빌릴수가 없으니천상 자의반 타의반으로 방콕휴가를 선택했다
심심한데 문자라도 해볼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에 전화가 왔다
" 저녁에 곱창 먹을건데 나올래 ?"
" 좋아는 않하지만 어디 ? "
친구의 전화에 대충 썬크림을 바르다가
양치질을 안했다는 사실이 불현듯 떠올랐다 
진상될뻔 
후줄근한 바지에 머리는 질끈 동여매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웬비가 주구장창 오는지  짜증이 나지만
술이랑 곁들일때 이만한 안주가 없다
 
소주 따르는 소리가 낭창낭창하다
불판에서는 지글지글  소리가 끓어오르고 
곱창을 즐기지 못하는 나는 부지런히 감자와 소고기를 굽는다  
" 익어라 익어 "
                             
달갑지 않은 방콕휴가의..                                 
오래알고 지내던 친구들이라 굳이 설명이 필요없다
대충 오고가는 대화속에
부지런히 젖가락이 곱창을 굽고 술을 마신다
술을 너무 마셔도 대화의 어려움은 없다
                             
달갑지 않은 방콕휴가의..                                 
항상 그얘기가 그 얘기니까
소주를 너무 마신 탓에
메뉴가 뭐였는지 뭐가 나왔는지 기억이 왔다 갔다 할때쯤
근처 옆집에서 입가심으로 아메리카노 한잔을 했다
커피인데
커피를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켜놓고 원샷 드링킹  한다
 " 잘들 가자"
" 내일도 열심히 돈들 벌어라 "
" 좋지 요즘같은 시기에 "
" 담에 또 보자 "
짧은 휴가의 저녁 약속은 술냄새 풀풀 풍기면  끝이 났다
세상 좋다
내일도 휴가라는 생각에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주구장창 내리는 비에 달갑지 않는 코로나 까지 단짝으로 얻고보니
휴가를 즐긴다
생각지도 않은 방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