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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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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구


BY 나무동화 2020-02-17

진짜 정말이지 광고에 나오는 문구처럼 격렬하게 쉬고싶다
요문구처럼 만사가 요즘 귀찮습니다
어지간해서는 다 시켜먹고 싶지만 또 그렇게많은 할 수가 없어서
맘과 달리 냉장고와 냉동고를 뒤집어서 몸이 할 일을 알아서 찾고 있습니다
귀찮치만 이미 알고 있는 맛을 생각하면서 슬슬 이것 저것 꺼내 놓습니다
얼마전 친정엄마가 안동에서 친구에게 받아왔다며 국산깨를 주셨다
이게 또 상당히 귀찮지만 깨를 볶아놓으면 세상 고소한 맛을 느낄수 있기 때문에
웍에 통깨를 넣고 약한불로 안에 있는 통깨를 좌우로 휘적휘적 뒤적여주면
기름집 지나갈때 나는 고소한 향기가 별로 넓지도 않은 주방가득 꽉 찹니다
참깨의 향이라니.....
이건 뭐 없어서 못 먹지
하지만 조그만 손절구에 볶아놓은 깨를 넣고 절구공이로 짓이겨주면 고소함이
두배는 증폭됩니다
예전 같으면 슈퍼에서 파는 볶음깨를 사서 볶음요리에 그냥 넣을텐데
나도 모르게 그걸 웍에 볶고 또 손절구에 짓이겨서 그 향을 증폭시킵니다
이게 쓰는 즐거움이 있으니까
우리집 손절구는 동네 할머니가 좌판에서 파는 천원짜리 조그마한 절구입니다
손에 쏙 들어오고 사용하기 편하다보니 주방 싱크대에 가까운 곳에 놓아둡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 봄동무침을 해보려고 합니다
벌써 손은 통통하게 살이 오른 봄동을 슥슥 찟고 양념을 얺어서 버무린다음
아까전에 짓이겨놓은 참깨를 뿌려줍니다
저녁
넗은 양은볼에 봄동을 올려주고 참기름 뿌려주신다음 달걀프라이 하나덮어서
밥상에 올려놓을 생각입니다
격렬하게 안하고 싶지만 지극히 단순한 밥먹는 것은 절대 포기가 안되니 아무래도
먹는 즐거움은 본능이 확실하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