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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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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세요


BY 이루나 2019-12-23

머리를 감으러 들어가서 샴푸를 다하고 린스인줄 알고 펌프질을 해서 머리에 발랐는데 어라 또 샴푸였다. 이러 언  쯧 쯧 쯧 열심히 행구고 투덜투덜 다시 짜서  머리에 묻혔는데 또 샴푸였다. 이런 바보 같으니라구 내가 지금 뭐하는 거야 세 번째는 화가 머리 끝 까지 나서 흥분 했다가 거실에 나와서 혼자 웃기 시작했는데 미친 것 처 럼 웃었다 내가 샴푸의 요정도 아니고 치매 걸린 할머니 들 처 럼 아니 처 럼이 아니고 그렇다. 샴푸를 바꿨다. 나이를 먹으니 머리 결이 힘도 없어지고 정수리 부근이 자꾸 빠진다. 힘없고 가는 머리를 풍성하게 해준다고 광고하는 모 회사의 제품으로 바꿨는데 그 용기가 샴푸는 진 한색  이고 린스는 연한 색인데 그게 그렇게 머리에 입력이 안 되서  이런 바보같은 짓을 한다.이젠 뭔가가 바뀌면 한번에 숙지가 안 된다.
 우리 어머니가 이웃집 아주 머니 한 테 들은 이야기와 T. V에서 들은 얘길 합성해서 이야기를 할 때가 가끔 있었다. 그럴 때면  재미삼아 놀렸었는데 내가 딱 그 짝 이다.
여기서 들은 이야기가 저기서 들은 이야기 같고 저 사람이 그 사람 같고 빌려준 돈을 돌려 달라고 했다가 또 달라 하면 어 쩌 나 핀잔 듣는다. 열과 성을 다해서 이야기 하는데 한 얘기 또 한다고 구박 받다가 상한 마음 달래려고 얼른 다른 이야기로 반전을 꾀 했는데 아무 말 대잔치 하는 거냐? 묻는다. 80인 어머니와 60인 내가 급이 약간 다르게 평준화가 되었다.
오래 전에 어머니가 강릉에 벚꽃 축제를 구경 가고 싶다고 여러 번 이야기 하시기에 효도 차원에서 남동생 내외와 우리 내외가 함께 모시고 갔었다. 축제 현수막을 따라 경포 로를 달리는데 아무리 봐도 한산했다. 벚꽃은 다 지고 이미 축제도 끝난 뒤였다. 어머니에게 어찌 된 건가 물으니 어제 까지도 구경 오라고 막 방송 하던데 이상타 우 째 된 거지? 하니 올케가 배시시 웃으면서 아무래도 어머님이 케이블 T. V 재방송 보고 착각 한 거 같아요. 하니 그제야 사태 파악이 된 어머니는 민망함에 어쩔 줄 몰랐었다. 그렇게 다 떨어진 벚꽃 나무만 쳐다보다 왔는데 내가 그렇게 되어 가고 있다. 반짝 반짝 빛나던 머리였는데 이젠 내가 나를 못 믿는다. 작은 스텐리스 냄비에 불을 붙여놓고 태평스레 서울을 가서 하마터면 우리 집은 물룬 이웃까지 노숙을 하게 할 뻔 한 적도 있었다. 60이면 정년퇴직을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오는 질병이니 완치는 안 되지만 분명 죽지는 않는다.
오늘 아침의 일은 나 혼자 겪은 일이니 요정께서 강림하사 잠시 샴푸의 요정이 된 거라 우겨도 누구에게도 해가 안 된다. 나는 아줌마를 퇴직하고 할머니로 입학 하는 중이고 스스로 노화라는 질병에 걸렸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누구나 그 나이에 맞는 퇴직을 하는데 왜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퇴직을 안 하는가?
젊고 머리 좋은 인재들이 새로운 생각과 창의적인 비전으로 무한 경쟁을 하게 해야 발전이 가속화 될 것이다. 모든 조직은 영입과 퇴출이 교차적으로 이루어 질 때 발전한다. 모든 분야에서 그렇게 운영이 되고 있고 무한 경쟁이 이루어 질 때 노력도 배가되고 시너지도 생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에서는 30년째 같은 사람을 보고 있고 심하게는 40년도 간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배우와 정치인을 T. V 화면에서만 보니까 같은 사람들로 우리모두 착각 하길 바라는 것일까? 배우는 그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면 그만 이지만 정치인은 배우가 아니다. 너무나 오래된 그들을 이제는 화면에서 그만 보고 싶다. 당신들은 배우도 아니고 원하는 걸 모두 들어줄 수 있는 지니 요정도 아니다.
60세 이상은 선거에 나오지 말자는 어느 정치인의 말이 외침으로만 끝나게 하지 말자. 스스로 퇴직하지 않는 정치인에겐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서 퇴직을 시켜주자. 유럽의 모든 선진국들이 젊은 피를 수혈하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노화된 피를 맞으면서 나무늘보 행세로 맞설 것인가 잰 걸음으로 뛰고 달려서 일본은 따돌리고 미국은 피하고 중국은 맞서면서 힘차게 뛰어가자 great KOREA best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