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전화를 합니다.
"에어컨 틀고 계세요."
"더운 거 참지 말고 낮에 잠깐씩이라도 에어컨을 켜세요."
"그러지."
대답은 잘하지만 손이 가지 않습니다.
"전기세가 월마나 많이 나올것인디?"
두 늙은이가 선풍기를 하나씩 끼고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이리 가면 선풍기도 이리 옮기고
저리 가면 선풍기도 저리로 따라 옵니다.
그래서 우리 집 에어컨은 장식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선풍기는 필수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두 푼 벌 생각 말고 한 푼을 아끼라고 했으니까요.
그래도 에어컨이 씽씽 돌아가는 날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온다고 연락이 오면 얼른 에어컨으로 손이 갑니다.
10분 전에만 돌려놓으면 안성맞춤이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