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6일-대한민국은 자꾸만 숨이 막힌다
유독 건조한 걸 싫어하는 나는
가습기가 없으면 겨울나기가 힘들다.
하루는 가습기가 고장 나
여기저기 젖은 수건을 널어두었더니,
웬걸 생각보다 괜찮은 게 아닌가.
문득 ‘가습기가 없던 시절에는 다들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에 편리한 물건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삶이 더 번잡스러워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주말이라 모처럼 나서니
어묵, 붕어빵, 순대, 떡볶이, 군밤, 오징어, 찹쌀떡 장수….
노점상들이 그 어느 때보다 눈에 많이 띈다.
그만큼 먹고살기 힘들어졌다는 얘기.
마주치는 얼굴들도 건드리면 금방 폭발할 듯,
성난 표정이 많다.
절망과 분노의 눈빛. 신경질적인 자동차 경적 소리,
삿대질에 멱살잡이하는 접촉사고 운전자들.
2017년 겨울,
대한민국은 자꾸만 숨이 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