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는 너무 크면 매력이 떨어진다
특히나 양은냄비
밥상위에 비빔국수 하나 탁 올려놓고
적당히 쉰 김치에 캔맥 하나면 요즘같은 멍 때리는 여름 밤이 너무 괜챦죠
바글 바글 끓어오르는
냄비에 국수좀 넣고 끓어오르면 어린 상추들을 집어놓고 같이 끓여줍니다
찬물에 샥 건져서
냄비에 담아둔 다음
묵은김치를
총총총 다지고 참기를 넣고 설탕도 좀 마니 넣고 깨소금까지 톡톡 털어서 비빈다음
국수위에 얹어서 후루룩 비벼먹으면
입 주위로 김치양념이 좀 튀기도 하지만
그건 뭐 슥 손으로 닦아주고 아무 생각없이 먹게 됩니다
큰 냄비라면
냄비째 들고 닥닥닥 긁어 먹을 수 없지만 작은 냄비는
한손으로 들고 젖가락을 부딛치면서 먹을 수 있죠
일상의 게을러지고 싶은맘
옷도 적당히 늘어진 바지에 티셔츠 하나 걸치고 ....
늦은밤
" 쓰읍, 씁 , 쓰릅 "
캔맥하나 비우고나면
꾸물거리면서 느물느물 움직이기 싫어지는 내 맘이 들여다 보여서
그냥 아침까지 내버려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