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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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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짱돌


BY 이루나 2018-02-27

2년 전에 자동차 시트에다 아이보리색 실을 사서
섬섬옥수로 무늬를 넣고 운전석과 조수석에 옷을
입혔다. 그리곤 2년이 지났더니 때가타서 흉하다
차에 오를 때마다 거슬리길래 지난주 수요일 마음
먹고 벗겨보니 흉물도 그런 흉물이 없네. 빨아서
지워질 정도가 아닌 것 같은데 어쩌지 하다가 막내
여동생이 언제부터 저걸 짜 달라는데 눈도 자꾸 아
프고 해서 모른척했으니 깨끗이 빨아서 줘야지 ,,,,
집으로 가지고 올라와 욕조에 삼분의 일쯤 물을 받고
식초와 베이킹 소다를 듬뿍 풀고 담가 두었다. 삼십
분쯤  지난 뒤 들어가 뒤적이니 냄새가 독하게 올라
오는데 때는 그대로다. 다시 락스를 잔뜩 부어 뒤적
거려 담그는데 독하기 이를 데 없다. 이십분쯤 후에
딸아이가 돌아오고 지금 욕실에 들어가지 말라하고
들어가서 손빨래를 시작하는데 숨쉬기가 힘들 정도다.
거실에 있던 남편이 냄새가 독하다고 화를 내는데
참고 조금 더 문질렀다. 참을 수 없을 때쯤 물을 버리고
한참을 물을 뿌려 씻어 내리고 얼마 후 욕실에 들어가
는 딸아이에게 괜찮냐고 했더니 응 괜찮아한다.
속이 메슥메슥하고 전신이 나른한 것 이 오래전 연탄
가스로 병원에 실려가던 증세가 느껴졌다.

다음날은 여동생이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병원에서
자가운전 안된다는데 언니가 올래 하길래 그러마고
약속한 날이라 춘천서 분당 차병원까지 운전을 해서
퇴원을 시키고 이것저것 살펴주다가 저녁 8시에 다시
춘천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토요일은 3월 1일에 호주로
출국하는 딸이 생일이 3월 12일이라 당겨서 가족모임 겸
우리 집에서 남동생 내외와 막내 여동생이 내려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힘이 빠져서 오전내 누워 있다가
12시에 부랴부랴 마트에 가서 장을 봐다가 그 짧은 시간
에 배추 세포기를  겉절이를 하고 더덕을 까서 무치고
황태  양념구이에 갈비에 잡채까지 어떻게 했는지도
모른다. 입에서는 계속 락스 냄새가 올라오고 머리는
띵하고 속은 계속 메슥 거린다. 이틀째 눈도 침침한
것이  내 몸에 일어나는 화학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세 가족이 모여 화기애애하게 저녁을 먹고 늦은 시간
잠자리에 누웠는데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기 시작하더
뱉어내면 노란 가래가 계속 나온다. 불안하고 아프고
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사 일째인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인터넷 검색을 하니
이 차 대전 때 화학무기로 쓰던 살상 무기였다는 무시무시한
말도 있고 방송국에서 식초와 베이킹 소다를 섞어서 청소를
하는 프로를 이야기하며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나도 그걸 본 후로 식초와 베이킹 소다 중성세제를 섞어서
청소할 때 자주 썼다. 때가 잘 지워지니 너무 좋았다.
마트에서 무제한으로 팔고 있고  독성에 대한 아무런이야
기도 못 들었다. 사용을 하면 냄새가 독하고  머리가 아픈
정도이고 그것도 금방 괜찮아지니  경계심이 별로 없었다.

오일째인 어제 월요일 글쓰기를 제대로 배워볼까 하고
문화원에  문예 창작 수업을 신청했는데 첫날이고 시간이
9시 30분이라 병원에 가기를 오후로 미루고 첫 강좌를
들으러 갔다. 두 번째 줄 빈자리에 가서 앉으면서 옆에 계신
할머니께 목례로 인사를 했다. 잠시 앉아있는데 기침이  터져
나오면서 노란 가래를 배출하니 뱉어내지 않곤 못 배긴다. 
폐에서 나쁜 물질을 내 보내느라 그런 건가? 옆에 할머니
눈치를 보면서 슬그머니 자리를 옮겼다. 올해 유난히 독감이
극성이니 내 사정을 모르는 할머니는 분명 감기 환자가 그것도
처음 보는 사람이 하필 내 옆에 앉았다고 싫어할 것이다.
선생님의 자기소개가 끝나고 한 사람씩 자기소개를 하라
시는데 1분단 첫 줄에 앉은 관계로 내가 제일 처음 불려
나갔다. 이름과 나이 사는 곳을 간단히 소개하고 제가
기침을 하는 건 감기가 아니니 걱정 마시란 말과 함께 짧게
부연 설명을 했다. 병원에 가야 하는데 첫날이라 여기를
먼저 왔다고 인사를 마쳤는데 이해를 했는지 모르겠다.
코로 목으로 계속 가래가 나오니 더럽긴 하다.

오늘은 인사라든가 자기소개 그리고 수필은 이런 것이다란
설명이 끝나고 얼굴도 익힐 겸 점심 식사를 하러 간다고 했다.
잠시 후 작년에 수강한 어떤 분이 수필문학이란 월간지에
등단을 하고 자기 글이 실렸다고 밥을 산다고 한다.
신입생이 나까지 9명 기존 수강생이 17명 정도 되었다.
첫날이니 참석해서 얼굴을 익혀 두는 것도 좋겠지만 병원
에도 가야하고 코로 목으로 나오는 가래가 다른 사람들을
불쾌하게 할 것 같아 조용히 걸어 나오면서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고 총무란 사람에게 아파서 못 가겠다고 다음에
보자면서 나왔다. 화장실을 가서 코를 푸는데 옆에 칸에서
어떤 할머니가 " 에이 더러워" 한다. 내가 코푸는 소리를
얘기한 건지 아니면 다른 걸 얘기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불쾌했다.
내가 그렇게까지 이해를 구했건만 꼭 그래야만 할까?
아니 나한테 한말이 아닌데 내가 예민한 거야 스스로 달래며
그 안에서 오래 머물렀다. 한참 후 빠져나오니 아무도 없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선생님이 하는 말 " 그러다 죽어요" 한다.
웃으면서 "6일째인데 지금까지 안 죽었으니 죽지는 않지요?
그런데 숨 쉬면서 폐에 흡착이 됐는지 숨 쉴 때마다 이직도
락스 냄새가 올라와요 " 하니 "온몸에 다 퍼졌겠지요" .
하시면서 그런데 엑스레이 찍어도 안 나와요 가습기 살균제
똑같아요. 몸에서 빠져나가길 기다려야 되는데 보통
3일이면 빠져나오는데 양을 얼마나 쓴 거예요? 묻길래
"아주 많이요 미쳤지요" 머리도 계속 아프고 속도 메슥하고
온몸이 나른해요. 했더니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라며 주사와 약을 처방받고 돌아왔다.

오늘로 7일째 ,,,,,,몸속에 독소를 빼겠다고 양배추를 갈아 즙을
짜먹고 둘째 형부가 암 환자였을 때 독소 배출용으로 끓여주던
시래기, 말린 표고, 무말랭이, 당근, 우엉 이렇게 넣고 끓인
물을 많이 마시고 있긴 한데 이 독한 것이 내 몸을 얼마나 갉아
먹었는지 물을 마시면  아리 한 느낌이랄까 심한 몸살을 앓고 난후
약기운이 몸에 남아 물이나 음식이 약간 다른 맛을 내는 그런
느낌이고 몸이 안 좋을 때 치아가 들떠있어서 잇몸이 아픈 느낌
그리고 무릎이 무겁고 아프면서 무릎 아래로는 찬 것도 같고
감각이 둔한 것도 같고 목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며칠째 쉰
목소리가 난다. 아침에 식탁에 앉아 물을 마시다가 선반 위의
약병들을 올려다보았다. 힘 나라고 먹는 비타민에 눈에 좋아
라고 루테인에 뼈가 안 좋다고 칼슘에 몸에 좋아라고 저런 걸
먹으면서 병신 짓을 했구나. 어이가 없었다. 몇 번에 걸쳐서라도
세탁기를 돌려볼걸 아니 그 독한 걸 흘려보냈으니 얼마나 수질을
오염시켰을 것인가? 새삼 화가났다 .그냥 둬도 하루가 다르게

삭아가는 육체를 강제로 삭혔다  눈이 더 침침해졌다. 제 스스로를

한 번도 귀하다 해보지 않고 제 몸을 아낄 줄 모르는 나의  이런

사고 이 정말 화가난다.굳이  몸에 좋다는 걸 먹지 않아도  맑은
공기가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물질이란 걸 스스로 배웠다.
산업현장에서 안 좋은 공기와 접촉을 하면서 일하는 근로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안녕을 빌어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