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큰언니 둘째언니까지 동원해서 엄마의 오래된 소망을 들어주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 여행지는 태백을 거쳐서 강릉까지 2박3일 의 여정이었는데
태백은 내가 나고 자란 곳 인데 그 시절에는 여행이란 문화가 없어서 그런지
태백은 그냥 갈곳없는 탄광촌 그뿐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 그곳을 떠나
온지 20년이 넘은 지금 태백을 가기위해 여행지를 검색하니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 . 황지연못 . 용연동굴 . 태양의 후예촬영지 . 1박 2일이후 명소가된
매봉산 바람의 언덕 등등 참 볼곳이 많고 아름다운 곳 이었다 .
여행 일정을 짜놓고 출발을 했지만 무릎관절 수술을한 엄마 고관절 수술에
얼마전 한쪽 눈을 실명당한 큰언니 무릎수술만 서너번을 한 둘째 언니까지
이런 조합이다 보니 일정을 제대로 소화 할수가 없었다 . 겨우 검룡소와
바람의 언덕을 둘러보고 나니 해가 기울었다 . 오투 리조트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철암 석탄 박물관을 둘러보고 태양의 후예촬영지를 들르고
강릉 오죽헌으로 출발했다 . 오죽헌에서 썬크르즈 호텔 주차장에서 걸을수
있는 아름다운 바다 부채길을 걸어볼 엄두도 못내고 호텔 입장료를 끊어서
내려다 보는것으로 만족하고 돌아 오면서 역시 여행은 다리가 떨릴때 가는
것이 아니고 가슴이 떨릴때 가는것이 맞구나 실감을 했다 .
그리고 며칠후 태백에서 앞뒤집에 살던 친구 지금은 서울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갔다온 이야기를 하면서 너희집도 그리고 우리집도 그대로
있더라 그 좁은 골목도 그대로고 사람이 살더란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도
만나자고 미루지만 말고 실천을 하자고 그래서 지금까지 태백에 살고있는
친구까지 셋이서 만나기로 했다 . 재작년 봄에 셋이 원주에서 만나고
못 만났는데 이번엔 1박 2일을 하자고 의기투합을 해서 11월 3일 바로 오늘
가평에서 만나기로 하고 남이섬으로 해서 쁘띠 프랑스를 둘러보고 아침고요
수목원 앞의 팬션에서 자고 수목원을 둘러보고 헤여져야지 하고 계획을
세우고 팬션이랑 수목원을 예약해 놓았는데 31일날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4일 (토요일)이 할아버지 제사라며 그날 일찍 오란다 .헐,,,,,,,,,,,며칠전
원자랑 승희를 만나기로 했다고 이야기를 했을때 벌컥 화를냈다 .
여자가 집구석을 비우고 어디를 나다니냐고 당신하고 나다닌건 괜찮고
다른사람 하고는 안 된다는 억지 아주 젊어서 부터 나를 꼼짝 못하고
집에만 있길 강요했던 엄마였다 .그런데 그걸 그새 잊어 버리고 제사를
이야기 하는데 달력을 확인하니 4일이 아니고 3일 바로 내가 떠나는 날이
제삿날이다 부랴부랴 올케한테 전화를하니 자기는 그날 제주도를 예약해
놔서 제주도에 있응 거란다 . 끄응 ,,,,,답답한 마음에 지난 일요일에 해외로
출국한 두 언니들에게 아무리 전화를 해도 안된다 톡을 했더니 2일날 밤
12시에 공항도착 이라는데 환장하겠네. 일평생 내 생일 한번 기억 못해주고
하다못해 내 생일 이라고 같이 밥을 먹자고 해도 싫다는 엄마가 오래전
몇십년전에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 제사는 어떻게 그렇게 잘 기억하고
중요시 하는지 모르겠지만 답답하기 이를데 없었다 . 밤에 남동생이 전화
해서 엄마가 4일로 알고 있으면 진실을 밝히지 말고 우리도 모르는척 4일에
가서 제사를 지내잖다 어떻게? 물었더니 누나가 2.3시쯤 와서 음식을 하고
자기 마누라는 7시30분 공항 도착이니 곧장오면 제사지낼 시간쯤 도착은
할수있단다 . 내가 친구들하고 빨리 헤여지고 오면 된다는 해석인데
밤새 생각해보고 또 해봐도 좋은 방법이 없었다 .
1일날 아침에 올케한테 전화해서 밤새 생각해 보니 산 사람 생일은 더러
당기기도 하고 늦추기도 하더라만 우리가 몰랐다면 모를까 알면서 4일인
척 할수는 없을것 같다 . 귀신같이 속았네 귀신같이 알았네 하듯이
산사람이 감히 귀신을 속일려고 한다는게 아무래도 아닌것 같다.
차라리 안 지낸다면 모를까 하고 내 의견을 말했더니 자기도 그렇게
생각한단다 . 그러더니 오후2시쯤 전화가 왔다 . 제사장을 봐서 어머니 한테
갖다 드리고 그날 못 온다고 얘기했어요 .하면서 엄마가 알았다고 하더란다 .
엄마는 당연히 내가 올거라고 생각하고 알았다고 했겠지. 내일도 아니고
내일모레인데 벌써 장을 다봐서 갖다 주었다면 자기는 빨리 정리해서
털어버리겠다는 계산이 깔렸을 것이다 . " 그럼 엄마가 혼자 하라는거야"
묻는 내말에 묵묵 부답 말이없다 . 전화를 끊고 서울에있는 그리고 태백에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사정 이야기를 하고 내년 봄에 만나자고
미루어 놓고 예약 두건을 취소를 했다 . 내가 나한테 막 화가났다 .
어릴때 엄마 아버지의 불화로 초등학교 세곳을 전전했고 결국 제대로
졸업을 못했고 고등공민학교 2년 겨우 다닌 탔에 남들처럼 동창회니 뭐니
하는 모임도 없어서 초등학교 친구라야 유일하게 이 친구들뿐인데
이렇게 깨져 버렸다 . 너 언제까지 이럴건데 진짜 언제까지????? 왓,,,
동무들아 미안하데이 나 제사음식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