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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43

작은 인사동


BY 그대향기 2017-09-29

 

 

떡메

하회탈

반닫이

콘솔

지게

멧돌

다듬이돌

솟대

놋화로

놋그릇

가마놋요강

쌀뒤주

자개농

가리개

병풍

여행용캐리어

용이 새겨진 커다란 돌벼루

나무여물통

문살

오래된 학교 놋종

다이얼식 전화기

곰방대

풍년압력솥

진공청소기

전기오븐

믹서기

녹즙기

무쇠솥

60년대 레코드판

노래방기기

암행어사 마패

스마트워치

네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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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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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우리 집을 작은 인사동 같다고 한다.

오래 된 물건들이 아기자기 많고

구경거리가 많다고 붙여준 이름이다.

 

창녕에는 없던 가게라

신기한 듯 구경도 많이 오고

가격도 크게 안 비싸니 부담없이 구경들 하고 가곤 한다.

 

내가 좋아서 수집했던 물건들에

경매장에서 구입한 물건까지 보태니

제법 그럴듯하게 어울린다.

 

손님들이 부탁하는 물건들도 구해서 주기도 하는데

서로 큰 경제적 부담없는 선에서 사고 팔기를 하는 편이다.

자주 오는 단골손님들한테는 내가 읽었던 책들을 선물하기도 한다.

 

다른 어떤 선물보다 반응이 좋다.

요즘 단행본 책들이 만원은 다들 넘다보니

선물로 주는 책이 반가운 표정들이다.

 

이번에 집을 이사하면서

내 짐을 챙기면서보니 책부피나 무게가 엄청났다.

따로 서재를 만드느냐마느냐 하다가 일단은 정리하자로 결정을 봤다.

 

남편서재에는 남편의 책상이  크게 기역자로 둘 놓일 작정이고

좋아하는 영화를 보기 위한 장치를 할 계획이라

내 책까지 정리할 공간이 부족해 보인다.

 

어떻게든 작더라도 내 공간을 따로 만들면 되겠지만

필요한 사람들한테 나누는 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도서관대여보다는 작가를 생각해서 책은 구입해서 읽는다.

 

그냥 헌책으로 고물상에 파는 것 보다는

가게에 두고 헐값에 팔기도 하고

단골손님들한테 선물로 주기 시작했더니 의외로 좋은반응이다.

 

장사를 시작하면서는 독서는 먼 취미생활이 되어버렸다.

가끔 단행본들을 들고 다니기는 하는데

느긋하게 내용을 이해하면서 읽을 시간이 없다.

 

집짓는 책들이야 칼라로 되어있고

그림책이니 여전히 잘 보고 있지만

단어가 어렵거나 내용이 복잡한 책은 아니올씨다다.

 

그래서 결단을 내린거였다.

팔거나 선물로 하자로.

우리 가게는 사람 빼고는 다 팔수 있는 만물상이니까.ㅎㅎ

 

애지중지 모아뒀던 주방도구나 예쁘고 귀한 그릇들도

꼭 필요한 도구만 남기자로 마음 먹고 내다 파는 중이다.

포장도 안 뜯은 이태리제 유리그릇도 프랑스제 그릇도.

 

워낙에 그릇욕심이 많았던 나 였던지라

그릇박스가 열박스도 넘었다.

새그릇들은 딸이 좀 챙겨가면서 신나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정리하면서 내다 팔고

살림규모를 줄여야겠다.

정리하거나 큰 살림 할 여유도 없어졌으니까.

 

작은 인사동이라는 애칭에 걸맞게

다양한 상품으로 소박한 만족을 선물하고 싶다.

한번 발걸음한 손님들이 꾸준히 놀이삼아 찾아오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