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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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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중독


BY 그대향기 2017-09-10



 

 

거의 3주만에 하루 쉬는 날이다.

이쩌다보니 주말에 장날이 들어있었고

장날에는 매상이 평일보다 월등히 차이가 나니까

쉬질 못했다.

 

그럭저럭 휴일이 사라졌고

연일 양쪽 장날에 평일 장사를 하게 됐다.

일단 가게 문만 열면

몇십만원은 가져오니까 쉬기도 그렇고.

 

장날은 백만원이 훌쩍 넘는 매상이다보니

전날 비가 오나 안 오나 걱정이되는 통에

깊은 잠을 못 잔다.

현관 지붕에 빗소리가 들리나 안 들리나 온 신경이 곤두 서 있다.

 

퇴근해서 집에만 오면 쇼파에서 까무룩~

잠시 앉았다가 씻는다는게 한참 자게되고

거실이며 안방에 대낮같이 불은 밝혀 두고

아무렇게나 잠이 든 나를 발견한다.

 

일 자체가 힘들다기 보다는

성격도 가지가지 취향도 가지가지인

까다로운 손님 대하는게 은근히 정신노동이다.

아닌 것 같아도 그게 힘들었나보다.

 

퇴근해서 돌아오는 남편의 차 안에서부터

언제 잠이 들었는지 졸고 있다.

가게 안 따로 마련한 주방에서 간단하게밥을 해 먹기도 하지만

집에서 늦은 저녁밥을 해 먹을 때도 있다.

 

내가 언제 한끼에 700~1000명 밥을 했던가 싶게

이제는 밥하는게 귀찮고

배만 안 고프면 물만 먹고라도 살고 싶을 지경이다

반찬거리를 장만하고 끓이고 조린다는게 성가실 정도다.

 

남편은 직장에서 세끼를 해결하니

나 혼자만 해결하면 되는데 그게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네...

그러니 대충대충 넘어가게 된다.

그런 나 인걸 알기에 남편이 자주 고깃집에서 외식을 해 주고.ㅎㅎㅎ

 

가게 문을 하루 안 열고 집에 있으면

단골들이 전화가 온다.

왜 가게 문 안 여느냐고.

저도 하루쯤은  쉬어야지요.....ㅠㅠㅠㅠ

 

그 단골들은 오전에 가게에 나오면 오후에 퇴근하는 식이다.

아예 가게에서 점심을 시켜먹고

볼일 보고 또 왔다가 오후에야 집으로 퇴근한다.

우리 가게가 노인정겸 만남의 장소인 셈이다.

 

그러니 하루 쉴려고 해도 편치가 않다.

매상도 올려주면서 놀러오니 그게 참 그렇더라는거다.

그래도 오늘은 눈 딱 감고 셔터를 올리지 않았다.

나도 휴식이 펼요하다며.

 

그들 때문에라도 문을 잘 안 닫지만

나도 은근히 일 중독인 구석이 많다.

어제 같은 경우에는 신상품들을 많이 내렸다.

그릇이며 옷들이 라벨이 붙은 걸로 많이 구입햇다.

 

추석도 가까워졌고 간절기라 옷이며 그릇들이 많이 나가는데

이 참에 아예 큰 맘 먹고 좋은 것으로 많이 장만했다.

옷가게 하나에 골동품가게 하나가 마주보고 있어서

시장 상가 안에서 가장 큰 사거리는 우리 가게 물건들이 깔려있다.

 

어제 지나가던 상가 주민이 그랬다.

곧 창녕갑부가 되겠다나?

일단은 기분은 좋다.ㅎㅎㅎ

갑부가 되든 안 되든 그건 나중 문제고 우선은 활기가 있어 보인다.

 

상가 전체에서 가장 중심에 가게가 있고

물건들이 자주 바뀌니 장사가 엄청 잘 되는 것 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처음보다 매상도 많이 오르고 있는 중이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좋은 소문이 나는 건 고무적이다.

 

아직은 만족할만한 결과는 아닌 것 같고

날마다 달마다 좋은 상품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하고 싶다.

골동품이며 생활용품들의 인기가 좋다.

 

어제는 정품으로 된 미국산 유리냄비며

자잘한 전자제품들을 구입할 기회가 있었다.

인터넷가격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하니

판매자나 구매자 둘 다가 좋은 일이다.

 

덩치가 큰 가구는 못 하지만

코너장이나 작은 반닫이 같은 고가구는 잘 나간다.

한번 찾아 왔던 손님들이 가격이나 품질에 만족을 하고

재 구매를 하거나 다른 친구들을 데리고 온다.

 

창녕에도 이런 곳이 있었네요..하면서.

구경거리도 많이 제공을 하고

싼가격으로 박리다매가 우리가게 신념이다.

출발은 좋다.

 

일 자체를 즐기기도 하지만

수입도 좋은 편이라 출근이 즐겁다.

무리하게는 안 하려고 하는데

일이란게 하다보면 빠져들게 된다.

 

책 읽을 시간도 글 쓸 시간도 부족하지만

우선은 펼쳐 놓은 이 일이 중요하다.

최선까지는 아닐지 모르지만

힘 닿은데까지는 열심히 할 작정이다.

 

지금 햇살 좋은 낮 시간에 집에 있는 게 어색한데

아직 이삿짐 정리가 덜 된걸 꺼내는 중이다.

구석구석 대충 밀어두고 장에만 뛰어다녔더니

내가 찾는 물건이 어디 있는지 몰라 못 쓰고 있다.ㅋㅋㅋ

 

어지간하면 과감하게 버리자고 해 놓고도

아까워서 자리이동만 시키니 참...

이번에는  정말정말 버리자 마음 먹는 중.

허브향이 좋은 촛불 하나 켜 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