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성묘 다녀온 남편이 큰시장에서 두릅을 많이 사왔어요.
온 가족이 좋아하는 두릅이라 이 봄에 꼭 먹고 넘어가야 하는 필수품이죠.
단백질도 풍부하고, 당뇨, 신장, 위에도 아주 좋은 보물 나물이예요.
처음 시장에 나온 거라 파릇파릇한게 크기도 적당하고 데쳐서 초장을 찍어 먹으니 아주 맛있어요.
남편이 출근하면서 처가집 좀 갖다드리라는 말한마디에 당장 실천에 옮겼지요.
친정엄마는 저의 전화를 받으시고 비도 오는데 그냥 식구들이랑 맛있게 먹으라고 하시지만
아버지도 지난 주에 수술하셔서 한 번 뵙고 싶고해서 서둘러 친정에 갔지요.
친정집 아파트 입구에는 모과나무꽃이 아주 예쁘게 피었네요. 비에 젖은 꽃잎이 발그란게 새색시 빰같기도 하고
어린아기 빰같아 아주 예쁘더라구요. 아파트에 모과나무 심는 곳은 많지 않은데 여기는 모과나무를 몇그루 심어서
보기 좋았어요. 수수꽃다리도 활짝 피어서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지요.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조금 있으면 대추나무꽃이 마지막으로 필거라며 대추나무꽃이 피면 벌레가 생기기 시작하니
된장을 특히 잘 다루어야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대추나무는 양반이라 맨 나중에 핀다고 제가 몰랐던 이야기까지
들려주시네요.
친정엄마가 말씀이 많아지셨다고 아버지가 한 말씀하시네요.
원래 남자보다 여자가 말이 많은데 아버지는 조용한 걸 좋아하셔서 그런가 엄마가 몇 마디 하시면
말이 많다고 하신데요. 제가 아버지께 두분께서 오손도손 정답게 이야기도 많이 하셔야 치매도 안 걸린다고 하니
아버지께선 당신은 치매 절대 안 걸린다며 장담하시길래 그래도 엄마 심심하지 않게 이야기 좀 나누시라고 햇더니
마지못해 알았다고 하시더라구요.
친정부모님과 모처럼 점심도 맛있게 먹고 집으로 출발하면서 문득 옷을 사고 싶다는 생각에
방향을 틀었어요.
해마다 계절이 바뀌면 왜그리 옷이 없는지 옷장에서 자는 옷들은 별로 입을 만한 옷들이 없다고 단정지으면서
모처럼 나를 위해 소비좀 하자고 스스로 위로를 하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옷구경을 하니 덩달아 기분도 좋고
바깥 날씨와는 다르게 화창한 옷들이 나를 반기네요.
가벼운 겉옷과 블라우스를 골라 거울에 비쳐보니 옷들이 예뻐서 다 사고 싶지만 꾹 참고 한가지씩만 샀어요.
한두달 입으면 또 짧은 옷을 찾겠지만 시폰스타일의 사방한 블라우스는 계속 입을 아이템이라 무척 맘에 들어요.
친정 엄마도 연세가 80이 훨씬 넘었지만 늘 단정하게, 이쁘게 옷을 입는답니다.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 집에 있어도 예쁘게 옷을 입고 있으라고, 가능한 치마를 입고 있으라는 엄마의 말씀에 따라
실천하는 중이죠.
그러다보니 음식물 버릴 때 가까운 이웃을 만나면 어디 외출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지요..
일할 때는 바지가 편해서 청바지를 많이 입지만 고무줄 바지는 아직도 잘 안입게 되네요.
나를 위한 소비를 해서인지 기분도 좋고 저녁은 보다 맛나게 준비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