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가출하듯이 주말이나 평일날 시간내여서 가는곳이 있다면 최근에 자주 들리는
중고서점,
집에서 탱자 탱자 노는것보다는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중고서점 책상에 앉아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서 책 읽어가는 마음이란,
멋진 유람선을 타고 태평양 바다를 유랑하고 구름과 바람이 제법 잘 어울리는날에
배 가장자리에 서서 기쁨 마음으로 바다를 바라보는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을것이다.
좌석 30개중에서 어제 밤 7시 넘어가는 시간까지도 책 읽어가는 사람은 몇 사람없다.
지난 8월 한참 더울때만 하여도 그 시간쯤되면 더위를 피하여 집에서 나온 사람들이
중고서점에서 피서겸 책을 한참 읽었던 시간인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다보니
이제는 철지난 해수욕장을 바라보면 썰렁하듯이 한적한 공간을 차지해버린것 같다.
늦은 저녁식사를 지난번에도 먹었던 식당에서 지난해 무더웠 던 여름을 기억하듯이
또 밀면과 만두를 주문 맛있게 먹고 중고서점에 다시 들어가서 책을 한참 읽다가
옆을 쳐다보니 분명 한번 이상은 본것 같은 아가씨가 책을 읽고 있다.
두달동안 몇번 마주쳤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몇번은 서로 지나가면서 보았을것이고
책을 읽다가 문득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친다.
가끔 나는 내 나이 40대지만 내가 바라보는 나이가 20대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몸은 움직이지 못하지만 가슴은 기억하고 있다.
언제일까 자주 서로 한 책상에서 책을 읽다보면 누군가 먼저 인사를 할것이고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책에 대한 이야기며 근처에 사는지도 알게 되지 않을까
단지 우연이 아닌 서로 인연이라는 전제하에 그렇게 될것이고
인연이 아니라면 서로가 그저 책 읽어가는 남자와 여자로만 보이지 않을까.
연애하고 싶은날이 있다.
어제처럼 같이 밀면을 먹고 입가심으로 바로 옆에 있는 팥빙수 가게에 들어가서
큰 팥빙수 하나 시켜놓고 같이 먹어가는 맛도 솔솔할것인데
40대의 내가 20대 초반의 아가씨를 쳐다보면서 주책 아닌 주책을 부린다.
내 마음은 질주하는 20대의 본능인데...
그러나 누구는 이런 말하지 않을까
"당신 번짓수 잘못 잡았어 당신은 당신 또래의 이혼녀나
당신 나이 또래의 여자를 만나야되..."
그래 그것이라도 좋다 연애만 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