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전 우리 딸아이가 태어나던 해 김일성이 죽었다는 그 해 에도
몇 십년만의 더위 라고 했었다 . 당시 우리는 5층짜리 조립식 임대 아파트 5층에
살았는데 저녁이면 하루 종일 열받은 지붕위의 열이 식기는 커녕 더 푹푹 삶아
대고 갓난쟁이는 헥헥 가쁜숨을 토해냈다 .
가출한 동서가 돌아 왔다고 우리집을 찾아 왔는데 저녁을 해주었더니 더워서 밥이
안넘어 간다며 가버렸다 . 우리집은 아직도 에어컨이 없다 .
그때는 저녁을 할라치면 창문은 물룬 현관문까지 다 열어놓고 했다 . 그때는 현관문을
열어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일까봐 더러는 발을 쳐놓고 지내는 집도 있었다 .
앞집에는 나이가 지긋한 아줌마가 살았는데 더운 여름날 땀을 촉촉히 흘리고 5층까지
부채질을 하면서 올라 오다가 감자도 볶고 호박도 볶고 이런저런 저녁반찬을 해서
식탁에 올려 놓으면 " 아이고 맛있는 냄새야 " 하며 들어 와서는 씻지도 않은 손으로
집어 먹고는 " 아이 맛있어라" 쪽 ~자기 손을 빨고는 또 다른 반찬을 먹고 골고루 다
맛을 보고는 참 맛있네 하며 나를 쳐다 보면 화가 난다기 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
하루 종일 어디를 어떻게 다녔는지 모르는 손으로 어떻게 저럴수가 있을까 ??
속이 부글부글 끓어도 표현조차 못하니 더 화가 났다 . 심지어 자기는 눈이 어두워서
잘 안보이고 대학생인 딸은 할줄 모른다는 이유로 단추를 단다거나 하는 등의 가벼운
바느질 거리를 자꾸 갖다 맡겼다 . 남편은 왜? 싫다 소리를 못하냐고 핀잔이고.....
그렇다고 이사를 할수도 없고 아주 곤란하고 스트레스였다 .
최근에 친하게 지내는 지인이 그분과 아주 비슷하다 .
재작년 겨울 그집에서 함께" 뻥"이란 화투 놀이를 하다가 맥주를 곁들이는데 왼손에는
화투장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발가락을 만지작 거리다가 그손으로 오징어를 쭉 쭉 찢더니
먹으란다 . 하아~ 웃고 즐기다가 정식으로 얘기 할수도 없고 모르는 척 하고 먹었다.
과일을 깍아 줄때도 손을 씻는 경우는 없었다 .
작년에 중국 장가게를 함께 여행을 갔는데 더운 8월인데다 유리잔도를 거쳐서 협곡을
올라 가느라 땀이 많아났다 . 그곳이 우리나라 보다 훨씬 습하고 덥다 .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나오니 거기서 직접 만들어서 파는 엿을 샀다며 촉촉히 땀흘린
손에 고이 쥐고 있다가 주는데 아우 ~~진짜 너무 곤란하다 . 현지 가이드 에게도 먹으라
권하자 싫다고 거절 하는데도 자꾸 권한다 . " 언니 안먹는 다는데 그냥둬 " 하는데도
여러번 권하니까 표정이 안좋다 . 저녁에 호텔방에서 함께 모여 한잔 하는데 함께 간
김씨가 바나나에 초고치장을 손으로 쓰윽 묻혀서 나에게 먹으라고 주길레 끝끝내 안먹었다 .
돌아와서 그 언니네 내외와 함께 맥주를 마시다가 장가게 갔다온 얘기로 화재를 삼다가
남자들 끼리 자는데 김씨가 안씻고 자더라는 이야기를 하길레 살짝 돌려서
그래서 내가 바나나 안먹었다고 엿도 땀난 손으로 주는데 어린 가이드가 그게 먹고
싶겠냐며 애 둘러 재미있게 얘기해 줬다 . 휴~~
그리고 올봄 ... 함께 고려산을 갔다가 내려 오는데 하산길에 있는 화장실에서 그 언니가
큰일을 봤다 . 당연히 물이 없는 화장실 인데 줄이 길게 서 있어서 나는 더 내려 와서
주차장 입구 쯤 에서 볼일을 봤는데 산골짜기를 타고 졸졸 물이 흐르고 있었다.
손을 씻고 돌아보니 넓은 공터에서 섹소폰을 불며 누군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
땀을 흘리고 내려 왔으니 화장실을 안갔어도 손을 씻을 법 한데 그냥 앉아만 있었다 .
그리곤 차에 올랐는데 그 손으로 프라스틱 통에 든 자신이 쑤어온 묵을 쓱 집더니
먹는다 . 그리곤 다시 집어 올린 손이 나를 향해 오고있다 ." 나 안먹어" " 먹어" " 싫어"
도저히 먹을수가 없었다 ." 순간 그거 먹으면 회 못먹잖아 나도 머리가 있지 ' 하는데도
자꾸 먹으란다 . 아우ㅜㅜㅜ 정말 너무 곤란해 ......
두어달전 .... 남편이 그집에서 일을 해 주었는데 편육을 했다며 먹으러
오라고 한다 . 삶은 돼지고기를 김장김치를 헹구어서 싸먹는데 김치의 새콤함이
어울려서 환상 궁합 이었다 . 고기를 먹고 그집 아저씨가 남아있는 된장에 밥을 비비는데
언니가 얼른 일어 나더니 시골에서 농사짓는 언니가 보내준 들깨로 직접 짜온 들기름
이라며 꺼내 놓는데 1.8리터 짜리 생수병 삼분의 이쯤 되는 양 이었다 .
밥을 비비는데 따뤄주고 나서는 기름병을 입에대고 혀로 쪽 ... 빨아 먹었다 . 하아~
그 언니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가게에서 점심 준비를 하면서 종종 목격 되던 장면 이었다 .
저 많은 들기름을 다 먹을때 까지 빨아 댄다면 ,,,,,, 휴우~~나만 이상했다 . 우리 남편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비벼 먹겠다고 나서고 기름 투하후 또 역시 .... 쪽 ~~
다음날 우리집 남자에게 그동안의 이야기를 했더니 좀 그렇긴 하지 하더니 에이 괜찮아
옛날에 엄마들 다 그랬어 `그게 끝이다 .진짜 내가 이상한건가?
그리곤 며칠전 저녁을 차리는데 지인의 아버지가 돌아 가셔서 문상을 갔다 오는 길이라며
두분이 함께 우리집을 들렀다 . "김장김치를 먹다가 처음으로 금추를 사다가 김치를 한통
했는데 맛이 어떤가?" 하며 김치통을 여는 순간 말릴새도 없이" 쓱" 맛있네 쪽 빨아 먹더니
오이 소박이 속을 만들어 식탁에 올려놓은 것도 " 쓱" 먹어본다 . 손을 씻고 오던가 젓가락
이라도 달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 아,,,,,, 나 정말 너무 곤란하다 .
어제 저녁 어떤 프로에서 음료수를 마시다가 두었는데 입에 댔던곳의 세균수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어마 무지하게 올라 가는걸 보면서 본인 스스로가 인지 하지 못하는것을
얘기를 할수도 없고 나 진짜 곤란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