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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준비


BY 그대향기 2016-07-10



장마가 거진 끝나가나?

아니네.

이번 주 내내 비 소식이 있다.​

어제 오늘 햇살이 반짝했다.

이 때를 놓칠세라 여름 이부자리에  풀을 먹였다.

흰밥을 푹 고아서 고운 헝겊주머니에 넣고​

조물조물 매끄러운 물이 나오도록 주물러 치댔다.

물을 갈고 또 주무르고 또 주무르고

한참을 주물러서 제법 많은 풀물을 준비해서

여름용 차렴이불 세채를 치댔다.

덜 덥기 전에 한다고 이른 아침에는 했지만​

땀이 비오듯 한다.

밤에 시원하게 자자고 이 무슨 땀바가지래~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면 왕짜증이 나겠구만.​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나는 여름이불에는 풀이 빠닥하게 먹인게 좋다.

처음에는 등을 꾹꾹 찌를 정도로 쎄게 먹여져서

몇번 누워버리면 눅어져서 깔깔하게 딱 좋다.​

침대매트는 등에  달라붙지 않고 이불은 까슬까슬한 그 자체가 좋다.

여름같은 경우는 침대매트도 굵은 면사로

넓직넓직하게 짠 걸 풀 먹인다.​

그러면 일반 아사면이나 삼베요보다 더 ​좋은게

실이 굵다보니 공기층이 넓어서

풀을 빠닥하게 먹여주면

어릴 적 마당에 깔아 놓았던 멍석에 누운 기분이 든다.

저녁 먹고 엄마가 피워 놓은 모깃불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일어나고

멍석에 누워서 하늘에 별도 보고

옥수수하모니카를 불던 생각이 난다.

친정에 가면 엄마는 늘 까슬까슬하게 풀 먹인 이불을 내 주셨다.

여름에는 달라붙는 이불은 덥다시면서.

요즘은 거의 침대생활이라 풀 먹인 이불이 딱히 필요없지만

그래도 나는 여름만 되면 풀 먹인 이불을 고집한다. 

남편은 풀먹인 이불이 싫단다.

그래서 같은 침대 다른 이불을 덮고 자다가

요즘은 그마져도 덥다며 너른 거실에서 혼자서 잔다.

우리 애들은 마냥 보드라운 이불이 좋단다.

풀 먹여주랴? 했더니 단번에 노~​

얼마나 시원하고 좋은데 그걸 모르네들...ㅎㅎㅎ​

창문에는 푸른색 아사면 커텐도 다림질 해서 달고

안방과 거실 에어컨의 먼지도 닦아냈다.

여름에 주방에서 입을 얇고 시원한 옷들도 찾아놓았고

이것으로 여름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