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초등학교 동창 하나가 해운대 모처에서 와인바를 한다는 말에 한 친구하고 찾아갔었다.
그런데 와인바 위치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중심가나 상가가 많은곳이 아닌 어느 대로변
아파트 지하안에 있는것이다.
당신이 정말로 돈 벌기위하여 이런곳에 와인바를 하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그 사람은 이렇게
대답할것이다.
여긴 내가 취미로 만들어놓은 와인바이기에 손님이 오는지 난 상관없다,
그 친구는 10년전부터 와인과 포도주에 푹 빠진 나머지 일본까지 유학을 다녀오고 일본에서
제법 유명한 사람하고도 교분하는 친구였다.
마침 이 친구 와인바를 찾아갔을때 정말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이 친구 와인바 구경간다는 마음에 남자 3명이서 같이 먹고 싶은 마음에 와인바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치킨과 순대를 가져갔는데 맑은 유리잔에서 붉은 물들어가는 포도주 마시면서
치킨과 순대 먹어가는 분위기는 정말 남다르지 않았다.
밤에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기울리면서도 여러가지 안주를 먹어가듯이 와인바에서
색다르게 먹은것도 좋다.
포도주 맛은 과연 어떤 맛일까 가끔 마트에서 구입하는 내가 좋아하는 포도주의 진한 맛처럼
그렇게 부드러운 맛일지 아니면 하늘에서 금방 떨어진 연한 천도 복숭아를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아드는 맛일지 포도주를 한입 마셔보니 역시 포도주는 술이다.
소주보다는 약한 맛이지만 입안에서 서로 도망갈려고 발버둥치는 것처럼 샤한 맛이다.
평소 술을 잘 마시지 않는 나에게는 포도주보다는 포도쥬스가 제격이고 그날 포도주 한 모금에다
치킨만 몇 조각 먹었는지 모른다.
학창시절 부모님은 다른 집에서 하는 것처럼,포도를 구입하고는 설탕을 붓고는 포도주를 담았다.
아버지 또한 술을 그리 좋아하는편은 아니였지만 가끔 저녁식사후 포도주를 몇 잔 마시는것을
보았다,
큰 김치나 담을것 같은 병에 절반이나 남아있던 포도주가 한번은 친구를 집으로 불렀는데
이 친구가 술을 좋아하는 친구라서 그런지 포도주를 몇 잔 마셔보니 맛있다면서
다음에 또 우리집으로 불러달라는 부탁을 하는것이 아닌가.
물론 그 이후로 그 친구는 우리집에 오는 일이 없었지만 집안에 포도주가 있으면서도
나는 술에 대한 욕심과 호기심이 없었는지 포도주에 손을 대지 않았다.
집안에 어떤 행사가 있을때 조금씩 바닥을 보이는 포도주는 얼마가지 않아서 마치 비오는날
방안으로 스며드는 빗물처럼 유리병안에 빗물처럼 보이는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다.
"그래도 한번 더 마셔봐야지..."
친구 와인바에서 다른 친구들의 유리잔은 몇번이나 비워지고 채워지기를 반복했는지 모르지만
내 앞에 보이는 유리잔에 담겨진 포도주는 1시간이 넘어가고 있었지만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을뿐
포도주향이 하늘속으로 날아간들 나는 그대로 눈으로 마시고 있는것과 같다.
그리고 또 입안으로 포도주를 마셔보았더니 여전히 그 맛은 변함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