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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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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식당


BY 그대향기 2015-03-15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아니 가족들이 다시 뭉쳐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즐기러 간 여행이 아니라 둘째의 해외파견 면접과 적성검사차 떠나는 길에 응원 겸.

파견근무가 좀 까다롭다보니 면접과 신체검사 그리고 합숙까지 3차에 걸쳐 하게 된단다.

지원자가 많다고는 들었지만 오전 9시에 시작한 면접이 12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났다.

그것도 이틀에 걸쳐서 전국지원자들을 경북대학교에서 치룬다니 지원자가 꽤 많은가 보다.

 

대구에서 하는 면접이라 이른 아침 시간인  7시에 창녕에서 출발했다.

바쁘게 가느라 바나나 하나로 허기만 겨우 면했기에 점심은 좀 근사하게 먹자고 했지만

어린 외손녀 둘을 데리고 다니면서 식당 찾기가 그리 쉬운게 아니다.

일단은 입식은 안되고 방이 있는 식당을 찾아가야 했다.

차에 타고 두리번 거리며 대구 한 복판에서 그런 식당을 찾기가 만만하지가 않다.

 

드디어 주차하기도 쉬운 식당 발견.

한우곰탕집.

다른 식당은 매운 반찬이나 국이 나올 수 있지만 곰탕은 일단 맑으니까 애들한테 안성맞춤.

게다가 한우라니 일단 믿고 들어가자.

너른 주차장도 맘에 들고 햇살 좋은 방도 있다.

 

바나나 하나로 겨우 허기만 면하고 무려 3시간 동안 긴장했던 둘째는

최대한 빨리 나오는 걸로 시켜 달란다.

설렁탕과 특대곰탕을 시켰다.

곰탕 종류는 한꺼번에 우려 놨다가 퍼 담으면 되는 음식이라 금방 나왔다.

고기도 듬뿍 들어있고 깔끔해서 좋다.

 

그런데 어른들 뚝배기가 다 나오고 조금있다가 작은 뚝배기 둘도 같이 나오는게 아닌가?

애들 국이라며 안 시켰는데도 친절하게도....

포크랑 작은 숟가락도 따라 나왔다.

보통은 어른들 국이나 밥을 따로 들어서 주게 되는데 고마워라~

앙증스런 뚝배기에 제 먹을 국이 나오니 외손녀는 얼른 앞으로 끌어당겨 후후 불며

호로록거리면서 잘도 먹는다.

 

소금간을 하지 않고 그냥 줬더니 안 짜고 안 매우니 우유라며 작은 뚝배기를 혼자 다 비웠다.

착하다 칭찬을 해 주니 방시레 웃는다.

상차림에서도 깍두기와 배추김치 짠지에 풋고추 양파 그리고 두어가지 밑반찬이 나왔다.

일반 곰탕집에서는 달랑 된장에 풋고추 양파와 그리고 깍두기가 전부일 때도 있다.

곰국 안에 든 수육도 푸짐했고 특대곰국도 진해서 밥값 만원이 억울하지가 않았다.

 

아이손님이 오면 귀찮거나 성가시어 필요한 것이 분명 있어도 달라기 전에는

일부러 챙겨주지 않는 집도 많은데 참 친절한 식당이었다.

쌀쌀한 날씨 때문이기도 했지만 면접 보느라 떨렸을 둘째는

방바닥이 뜨끈한게 또 마음에 든다고 했다.

어떤 집은 난방비 아끼느라고 난방이 되는지 마는지도 모르게 써늘한 집도 있는데...

 

둘째의 1차 구술면접과 568문항 인성검사 본 결과는 다음 주에 개별 통지가 올 것이고

1차 면접이 합격한다고 해도 2차 신체검사에 3차 합숙훈련까지 거쳐야 최종합격이 된다.

국가에서 보내는 봉사활동이라 최종합격까지는 멀고도 험한 여정이 남아있다.

우간다에 갈 때는 5개월이었지만 이번에는 14개월의 긴 일정이다.

졸업도 했고 직장이 우선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둘째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