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정말 아름답게 비치는 오후,
식당과 시장이 밀집되어있는 신호등이 없는 2차선 삼거리에는 그날따라 밀리는 차량들이
얼마나 많이 정차하는지 꼬리를 보일 수 없을만큼의 끊임없이 보인다.
오늘이 금요일이다 항상 금요일 오후만되면 이 거리는 항상 밀린다.
지하철역으로 갈려고 차량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반대편 차선으로 나오면서 한참 걸어갈때
나도 모르게 직진방향에서 신호받고있는 버스 한대를 우연히 보았을때 그안에는 한 무리의
아이들이 창밖의 세상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나는 그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니까 그 아이들도 나에게 손을 흔들어주는데 마침
신호가 바뀌면서 그 버스는 직진하고 그 아이들하고 나는 천천히 멀어져간다.
그들은 바로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특수학교 아이들이다.
내가 병원가는 오후 4시가 넘어가는 시간이면 가끔 신호를 받고있는 그 버스를 보게 되는데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세상속으로 나올려고 하는지 아니면 세상밖의 세상이 궁금한지
다들 창문밖으로 얼굴을 보이고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관심조차 없다.
내가 그들에게 처음 관심을 보인것은 내 나이 19살 시절,
성남사는 작은 아버지가 그시절 중령으로 한참 군인생활중 조카인 나에게 한번 올라오라고 하셨다.
초등학생시절 전세살고 있을때 작은 어머니와 사촌만 보았을뿐 한번도 작은 아버지를 뵙지 못했다.
시골에서 태어난 아버지와 동생들중에서 작은 아버지는 70년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에
영천 삼사관학교에 입학 그 이후에 월남까지 가셨다는 말을 들었다.
사진으로 보면 전형적인 군인타입으로 중학생시절 할머니가 돌아가셨을때 그때 처음 작은 아버지를
뵙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는 한번도 뵙지못했다.
군인이다 보니 전국으로 돌아다니셨고 주로 전방에서만 근무하셨던 작은 아버지는 대령으로 예편,
1980년 시절 국가정보기관에서 잠시 일하셨던 경험이 있었는데 현재는 분당 신시가지에 속하는
야탑동 군인 아파트에 거주하셨다.
분당이 개발되기전의 야탑동은 논과 밭이 많았고 작은 2차선의 도로가 지나간다.
얼마후 은행동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한번은 서울에서 버스타고 성남 들어가는길에
신호등 앞에서 주차할때 바로 옆에 그 특수학교 버스가 같이 나란히 정차하게 되었을때
바로 옆으로 보이는 그 아이들에게 나는 반가워서 안녕이라고 말하니까 그 아이들도
나에게 안녕이라면서 인사를 해주는데 나는 그 아이들에게 편견을 갖지않고 대해주니까
그 아이들의 행동 하나가 너무 이쁘기에 손까지 흔들어주니까 같이 흔들어준다.
사실 중학교 입학할때 각반에 한명씩 일반 중학교지만 정신 지체 장애아들이 한명씩 있었다.
정상인들과 전혀 다른 정신까지 이상한 아이들에게 나를 비롯한 반 친구들은
마치 정상인들처럼 대해주었고 시험칠때는 시험치까지 마춰보는등 편견없이 대했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기에..